동굴 속에서 하늘을 바라보는 것 같은 멋진 표지! 에 '우주 속으로 걷다'라는 멋진 제목! 책을 보자마자 두근두근했다. 나에게는 한때 우주에 굉장히 관심이 많아서 이 분야를 전공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시절도 있었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 행성의 특징, 별자리들을 모두 기억하려고 애쓰던 시절이 있었기에 그 후에 공백기가 길기는 했지만, 이 책이 나에게 그런 세계를 다시 보여주리라 생각하며 펼쳤다. 

 

 

 

 

 

이 책을 쓴 두 분

 

 

 

 

본격적으로 보기에 앞서 목차

응? 근데 몇 챕터는 우주랑은 상관이 없어보이는 것도 있는 거 같은데? 

 

 

우주에 대한 지식을 전해줄 것이라고 예상한 것과는 달리 이 책은 과학과 인문학을 접목한 다소 생소한 스타일의 책이었다. 융합학문연구소의 교수이기도 한 작가의 집필의도는 이런 식으로 학문간의 융합이었나보다. 처음엔 지구의 고향이기도 한 우주의 창조과정과 우리 지구가 속해있는 은하와 그 속에 있는 별의 생성과 폭발 등을 자세히 설명해 준다. 이 부분에서 이 분야의 문외한이라면 조금은 읽기 어려워 보이는 부분도 있었다. 그리고 지구와 달, 태양 또 지구에 존재하는 대기와 바다에 대해서도 어떤 과정을 거쳐 오늘날의 형태로 정착이 되었는지 알려준다. 

 

그리고 생명의 출현부터는 낮설게 느낀 우주와는 상관이 없어보이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였다.  거시적인 것부터 미시적인 순서로 설명해주는데 난 내가 책을 잘못보고 있나 생각하며 책 표지를 다시 확인하기도 했다. 어찌보면 우주라는 거대한 개념 속에 지구와 그 속에 살고 있는 우리 인간까지도 속하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기는 하지만, 이런 스타일은 처음 봤기에 워낙 생소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다루고 있는 것들의 탄생과 기원에 초점을 맞추어 아주 충실하게 알려주고 있다.

 

이 책은 전체가 207페이지인데, 내용은 162페이지까지밖에 안 되기에 읽기 부담스러운 분량은 아니다. 특이하다 생각이 드는 점은 연대표가 총 14페이지 분량으로 실려있는 건데, 우주의 생성,인류의 여정, 고대 문명,  현대, 과학혁명까지 정리가 시간순으로 되어있는데 상식으로 알아두면 좋을 듯해 보였다. 우주에 대한 과학 지식을 원한다면 실망할 수 있지만, 우주와 그 속에 살아숨쉬는 생물들의 기원과 진화에 대해서라면 이 책만큼 적절한 것이 없을 것 같다. 

 

 

한 이야기 당 5~6페이지씩 할애하여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그리 두껍지 않은 책이라 읽다보면 금방 책의 마지막 페이지에 도착한다. 약간은 담담하게, 또 어떤 때는 감성적으로 쓰인 이 책은 음식 이야기뿐만이 아니라 소설가인 그녀의 삶이 묻어날 때도 있다.

 

첫 이야기인 따뜻한 주스에서는 익히 알고 있는 무민 이야기에서 나온다 주스에 대한 이야기인데, 무민이 추운 겨울을 배경으로 한 이 이야기에서 기운을 차리기 위해 마신다는 '따뜻한 주스'는 그 단어 자체가 정말 따스하고 훈훈할 거 같다. 예쁜 단어라는 생각이 든다. 책에서 저자가 마셔보지 않은 그 주스에 대해, 그 단어가 환기하는 느낌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왠지 엄청나게 환상적인 음료일 것이라는 생각이 ^^ 마지막에 수록된 부드러운 양상추도 피터 래빗 이야기에서 나온 표현이라는데 그 표현 자체가 반짝반짝 빛나는 것 같다.

 

에세이는 참 매력적인 글이구나 생각이 들었다. 글을 쓴 사람의 인생이 그대로 드러나면서도 사물이나 현상에 대한 그의 고찰도 읽을 수 있으니까.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책이 매력적인 것은 '푸드'에세이라는 것. 우리가 항상 먹고 있는 음식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일본의 책이긴 하지만, 여기 수록된 음식들이 거의 먹어본 적이 있는 친근한 것이라서 나의 생각과 저자의 생각을 비교해보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였다. 

 

오랜만에 본 일본 소설. 

제목이 무지개 접시라니- 너무 예쁜 제목아냐? 그뿐 아니라 표지까지도 넘넘 예뻐서 오랜만에 책을 다 아껴주고 싶어졌다. 그래서 한장 한장 살그머니 넘기기 시작했다.

 

 

 

 

요리사 출신 작가라는 소개가 있어

얼른 펴 본 책날개의 작가소개에는

소설의 주인공과 비슷한 경력(?)을 가진 그에 대한 소개가 있었다.

 

 

고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진로에 대해 고민하던 주인공 히로는 어느날 TV에서 본 유명한 요리사 혼마의 '접시에 담긴 것은 나 자신'이라는 말을 듣고 요리사가 되기로 결심한다. 혼마의 프랑스 레스토랑에 취직하는 것을 최종목표로! 약간 무모해 보이기도 하지만 나도 그런 시기를, 과정을 거쳤었기에 이 아이는 어떤 길로 갈지 궁금했다.

 

1년 간의 구지 조리사 전문학교에서의 생활에서는 재능있는 바랑둥이인 요스케와 늘 진지한 게이고, 눈치없는 도시오, 외모는 히로의 이상형이지만 대찬 성격의 미호까지 여러 인물들과의 이야기가 끊임없이 이어진다. 졸업과 함께 취직한 프랑스 레스토랑에서의 생활과 바텐더 아르바이트... 요리사가 되기 위해 애쓰는 바쁜 일상과 함께 20살인 히로의 사랑과 우정까지...

 

그야말로 청춘소설이구나! 그렇기에 꿈을 위해 노력하라는 메시지를 시종일관 주는 이 책은 자칫 지루해질 수도 있지만, 개성 넘치는 인물과 저자가 요리사 출신이라 그런지 식재료를 다루는 주방에서의 일을 상세하고 생생하게 다루고 있기에 그리 지루하지가 않다. 오히려 이렇게 진지하게 다루는구나! 감탄이 나온달까.

 

하지만 너무나 전형적인 청춘소설이라는 느낌도 있다. 주인공이 물론 노력도 하긴 하지만, 마음 먹은 대로 일이 너무나도 잘 풀린다. 그것은 이 소설의 한계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자그마한 좌절이라고 할 것도 하나 없다. 그저 탄탄대로 그뿐이다.  

 

 

 

 

이 책은 각 챕터의 명칭이 색깔인데 모두 7가지로 빨주노초파남보 무지개 색깔이다.

챕터 앞 표지를 모두 모아보니 넘넘 예쁘다 ^^

 

 

오랜만에 일본소설을, 그것도 좋아하는 청춘소설을 보고나니 마음 속에 뜨거운 감정이 생기는 게 나도 이들처럼 의욕을 갖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이 여운으로 한동안은 무엇이든 의욕적으로 할 것만 같은 생각이 든다. 이게 바로 내가 청춘소설을 좋아하는 이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