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간 3만 건의 연애와 결혼 상담을 해 온 일본의 연애와 결혼 심리 전문가인 저자가 쓴 결혼전략 지침서. 결혼에도 구체적인 전략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는 나로선 흥미롭게 느껴진 책이다. 철저히 '경제력 있는 남자'를 골라내는 방법과 그 후 결혼에 성공하는 데 초점을 맞춘 이 책은, 몇 장 읽기도 전에 결혼적령기라고 생각하고 있는 나이에 있는 여자라면 꼭 한번 읽어볼 만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백마 탄 왕자를 기다리며 자신이 신데렐라라고 착각하고 있는 이들에게 허황된 환상을 꿈꾸고 있다는 사실을 꼬집어 주는, 쓴소리도 서슴치 않는 저자의 뼈아픈 조언이 가득하다.
총 6장으로 이루어진 240여 페이지에 걸쳐 매우 현실적인 눈으로 본 결혼에 대해 이야기해주고 있는데, 1장에서는 결혼전략의 잘못된 점을 알려주고, 이어서 경제력 있는 남자를 찾아야 하는 이유에 대해, 그리고 그들을 공략하는 방법과 결혼에 이르는 필승법을 차근차근 알려준다.
그녀들이 원하는 결혼이란자신의 인생 전체에 들인 노력을 단번에 보상하고도 남을 만한 역전극이다. 나도 대놓고 이렇게 생각해 본 적은 없었지만, 막연히 저런 생각을 하고 있지 않나 생각되는 문장이었다. 저런 생각은 다분히 이해타산적인데, 남자들이라고 그 생각을 눈치채지 못할 리가 없지 않은가.
친구들끼리 하는 연애와 결혼에 대한 영양가 없는 이야기 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한다. 친구들과의 대화 소재도 나이대에 따라 변하기 마련인데, 대학 졸업 즈음에는 취업에 대해서 그리고 그 후에는 직장에서의 일에 대해, 그리고 결혼적령기인 지금은 결혼에 대해서 이야기하곤 하는데, 요즘 이야기에선 늘 이야기의 마지막은 괜찮아, 좋은 사람이 곧 나타날 거야. 아직은 괜찮다니까. 이런 식이 되곤 하는 나와 친구들. 나는 내 이야기를 하는 줄 알았다. 이런 영양가 하나도 없는 이야기를 하느니 결혼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을 세우라고 조언한다.
늘 나도 어떤 사람이 좋아? 라고 물으면 완전히 평범한 사람이라고 대답하곤 한다. '평범'이라는 조건은 찾기 쉬운 것 같으면서도 가장 찾기 어려운 것 같다. 그것이 왜 어려운 건지에 대해선 생각한 적이 없는데 결혼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라고 하는 말에 그 말이 정답이라 느꼈다. 차라리 구체적으로 바라는 것이 있으면 찾기가 쉬운데 평범이란 뭉뚱그린 표현을 하는 건 깊이 생각해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결혼할 수 있는 여자는) 타협이 아니라 허용의 범위가 넓은 사람 이다. 이것저것 조건이 많아지다보면 조건을 모두 만족시키는 남자군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건 당연지사. 그리고 어릴 때는 정말 사소한 것-미소가 예쁘다든가, 상냥하게 대해준다든가-에 반하곤 했는데, 나이가 드니 그런 일이 없고 늘 머릿속으로 계산이 앞선다. 이런 태도는 결혼에서 더욱 멀어지게 만드는 요인이 될 터.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어릴 때처럼 순수하게는 안되니까 참... 결혼, 어려운 게 맞는 것 같다.
저자가 추천하는 '경제력 있는 남자'는 부자인 남자가 아니다. 지금 현재의 경제력이 아니라 앞으로도 경제력이 있을 남자를 말하는 것이다. 겉보기에 세후 연봉 5, 6천 이런 남자는 경제력이 있어보이지만, 사실은 버는 만큼 쓰기에-도심지에서 혼자 살면서 연봉이 그 정도라면 집세라든가 유지비용이 꽤 드는 게 당연하다- 여자들이 생각하는 것보다는 실제로는 아닐 수 있다는 조언도 있다. 이건 정말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조언인 듯.
어장이라는 말은 거부감이 든다. 이게 무슨 소린가 했더니 여기서 말하는 '어장'이란 소위 말하는 어장관리의 그 어장이 아니라 내가 남자를 만나는 장소를 바꾸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같은 회사에서 소개받을 수 있는 사람들은 그들과 비슷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일 경우가 많다. 그러니 계속 같은 곳에서만 찾으려고 하지 말고, 취미 동호회라든가 학원에서 찾아본다든가 해 보라는 말이다.
결혼이라는 목적을 가진 여자가 자신을 바꾸는 것도 결코 지는 일이 아니라 오히려 '성공'을 위한 똑똑한 선택이다. 경제력 있는 남자를 만나기 위해서는 자신을 바꿀 필요도 있는 것 같다. 내가 왜 바꿔야 하나? 평소 모습대로 있어도 좋은 남자를 만나겠어란 생각은 내가 원하는 괜찮은 남자를 만날 기회가 더욱 줄어들게 할 뿐인 것 같다. 자신을 바꾸는 것에도 거부감을 갖기 보다는 어느 정도는 바꿔야 한다는 자세로 임하는 태도가 필요한 듯하다.
기본은 '남자가 이기는 것(여자가 져 주는 것)' 이다. 그것도 '완벽, 압승'이 아니라 10시합을 하면 7시합 정도는 확실하게 져 준 다음, 남은 3시합에서 승리를 거두는 정도의 밸런스가 좋다. 실제로는 여자가 이겨도 상관없다. '이겼다고 생각하도록 만드는' 것이 포인트다. 누가 이기고 싶지 않겠는가. 그래도 일부러라도 져주고 내가 이기는 것이 확실히 강점이 되는 부분에선 이겨줄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이 여자는 이런 부분에서 나보다 잘 하는 것이 있으니 같이 있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도록 하는 것은 결혼으로 가는 키 포인트가 아닐까 싶다.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 이 책에 실린 현실적인 조언을 제대로 받아들인다면, 정말로 나의 인연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괜히 환상만 가지고 있다가는 괜찮은 인연들을 다 놓치고 나이만 들어버릴지도 모른다. 나처럼 결혼적령기인 사람들을 위한 결혼에 대한 현실적인 조언이기에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었다. 아직까지 신데렐라를 꿈꾸는 친구가 있다면 선물해주고 싶은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