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하면 어떤 생각이 들까? 미술은 우리 곁에 있는 친근한 존재라는 생각보다는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이 향유하는 고급 문화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는 것 같다. 주말에 미술관에 다녀왔다고 얘기하면 다들 고상하다거나 역시 럭셔리(?)하다는 반응이니 말이다. 알고보면 미술은 우리 주변에 있는 평범한 것 중 하나일 뿐인데 미술에 대해서 뭔가 어렵다는 생각을 해버리고 마는 것이다.
학교, 미술관에서도 알려주지 않는 진짜 미술 이야기라는 부제를 가진 이 책은 사람들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미술을,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만화라는 방식으로 이야기해 준다. 330여 페이지에 달하는 다소 두꺼워 보이기도 한 분량을 가졌지만, 올컬러 만화로 되어 있어서 차근차근 읽다보면 금방 마지막 페이지에 닿는다.
이 캐릭터가 책 속에서 우리의 이해를 돕기 위해 등장하는 캐릭터.
역시 처음은 예술의 개념에 대해서 정의하는 데서 시작한다. 개념에 대해서만이 아니라 예술을 감상하고 해석하는 태도에 대해서도 한마디 적혀있다. 우리는 더 잘 보고 더 잘 듣고 더 잘 느끼는 법을 배워야 한다. 우리의 임무는 예술 작품에서 내요을 최대한 찾아내는 것이 아니라 작품 속에 있는 것 이상의 내용을 짜내지 않는 것이다.
보통의 미술에 대한 책들은 미술사조를 시대별로 나열하는 구성을 취하고 있는데, 이 책에는 아주 신기하게도 기존의 방식과 달리 미술을 알려준다. 중간중간 언급하는 정도로는 나오지만, 미술사조 자체를 설명하는 부분은 하나도 없다. 그저 선, 명암 등 캔버스 위의 미술 작품 그 자체를 이루는 구성요소를 하나하나 얘기해 준다. 그리고 또 하나, 만화로 된 책이라서 그런지 우리의 이해를 돕기위해 작품을 가져다 설명할 때, 저자가 그린 그림으로 얘기해주는 것이 신기했다. 물론 모든 미술작품을 그리 싣지는 않아서 실제 화가들의 작품을 그대로 수록한 것도 있긴 하지만, 만화라는 특성상 저자의 손길에서 재탄생한 그림을 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를 주었다.
만화로 이루어졌다고 해서 내용이 만만하지만은 않다. 우리의 눈이 시각 정보를 받아들이는 과정-동공을 통해 받아들여진 빛이 수정체를 통과하여 망막에 도달, 시각 정보가 시신경을 따라 이동하여 시교차에서 절반씩 교차되어 시각 피질에서 인식된다-이라든가 건축의 기본구조라든가 필요한 부분에서는 우리가 잘 알지 못할 부분에 대해 상세히 설명해주기 때문이다. 워낙 미술에 대한 이것저것을 설명해주다보니 개괄적인 것밖에 다루지 못하는 것은 아쉽지만, 처음 미술에 관심을 가지게 된 사람에게는 적합한 책이 아닐까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