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뱅 출판사의 필로소피아 총서 중 하나인 호빗 뜻밖의 철학. 호빗은 얼마 전에 영화로도 개봉했었던 J. R. R. 톨킨의 바로 그 소설을 얘기하는 것이다. 소설 호빗에서 찾을 수 있는 철학적인 개념에 대해 설명한 책인가 생각이 들었다. 저자가 총 13명이라 놀라며 찬찬히 보니, 각각 테마를 하나씩 맡아서 쓴 것이었다. 철학적인 포인트에 대해 13명의 교수들이 상세히 짚어주는 책인가 생각을 하며 이 책을 집었다.
호빗 뜻밖의 철학은 총 4파트로 나뉘어져 있으며, 각 파트별로 3가지 테마를 다루고 있어 총 12가지 테마의 철학 이야기를 해 준다. 사실, 철학은 학교 다닐 때 아주 얕게 배운 것 외에는 아예 담을 쌓고 있던 분야라 조금 망설여지기도 했다. 게다가 반지의 제왕은 봤지만, 호빗은 보지 않았기 때문에... 그래도 상관없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책을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넘기기 시작했다.
반지의 제왕도 그렇지만, 이 호빗 또한 모험 이야기이다. 모험을 다룬 이야기에서는 주인공들이 처음에는 미약한 힘을 가지고 있지만, 힘든 역경과 고난을 겪으면서 점차 정신적으로 성장해가곤 한다. 여기서의 주인공 빌보도 모험을 통해서 지혜를 얻어 현명해지고, 덕을 키워좀 더 윤리적인 인간이 된다. 도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방법 중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는 습관과 훈련을 통해 의식을 기르는 일이라고 하는데, 아리스토텔레스가 지적하길 이렇게 몸에 밴 습관을 덕이라 한다고 한다.
이런 식으로 호빗에서 나오는 장면들 중 의미있는 것을 골라 철학적 시각으로 분석해서 알려주는데, 상당히 어렵다는 느낌을 받았다. 호빗을 보지 않았기에 흥이 나지 않는 것도 한 몫 했겠지만... 대체로 쉽지는 않다는 생각이 드는 내용이 많았다. 철학에 대해 조금은 지식이 있어야 쉽게 읽히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철학보다 호빗 또는 톨킨의 팬이라면 이 책을 정말 재밌게 보지 않을까? 이 책은 호빗 팬들을 위한, 철학 교수들이 쓴 지적 욕구 충족을 위한 책이 아닌가 싶다. 만일 호빗을 보고 이 책을 보면, 이해가 잘 될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