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럽고 따스한 색감의 사진과 함께 일상에서 쉽게 다녀 올 수 있는 하루 여행을 들려주는 블로거 이한규씨의 포스팅이 한 권의 책으로 정리되어 엮인 것이 바로 이 하루여행이다. 난 책을 먼저 보고 블로그를 알게 되었지만... 내가 후회하는 일 중 하나가 바로 대학교 다닐 때 여행을 많이 다니지 못한 것이다. 그렇다고 공부를 열심히 한 것도 아니었고. 그 땐 왜 여행다닐 생각을 안 했을까? 아니 지금은 왜 여행가고 싶은 생각을 하는 걸까? 차라리 여행에 관심이 없으면 좋을 텐데. 직장인이기에 여행 한번 가기도 힘든데 왜 이제와서 여행에 관심이 생겼는지... 다들 하는 말이지만 시간이 있을 땐 돈이 없고, 돈이 있을 땐 시간이 없고. 이런 내게 그 절충점처럼 다가 온 것이 하루여행이었다.

 

총 5개의 챕터로 나뉘어 있는데 그 분류가 시간별로 되어 있다. 편도 기준으로 한 시간 거리부터 최대 다섯 시간이 걸리는 거리까지. 하루에 할 수 있는 여행이기에 다섯 시간이 최대인 듯한데 그래도 우리 나라 왠만한 곳은 소개되어 있다. 기준점이 서울인 모양이라 한 시간 거리는 서울에 있는 명소가, 두 시간 거리에는 수도권 지역의 명소가, 세 시간 거리에는 춘천, 청주, 대전의 명소가, 네 시간 거리에는 강릉, 군산, 전주의 명소가, 다섯 시간 거리에는 대구, 통영, 감천의 명소가 나와있으니 말이다.

 

저자의 사진처럼 감성을 자극하는 톤의 사진을 좋아하는 나이기에 책에 실린 사진들은 다들 만족스러웠다. 그리고 사진과 글의 배치가 그리 빽빽하지 않은 것도 마음에 들었고. 각 여행지 소개마다 감각 업그레이드라는 작은 코너에서 함께 하면 좋을 책, 음반, 영화를 추천해뒀다. 요즘 나온 책에 맞게 지도를 QR코드로 표시해두는 배려도 해 놨구나. 글도 술술 잘 읽혀서 조금씩 아껴보려던 책인데 금방 봐 버리고 말았다. 소개된 곳 중에 몇몇 곳은 나도 가 봤던 곳이지만, 대부분은 아직 가 보지 않은 곳이고 여기서 처음 본 곳도 있어서 체크해놨다가 주말을 이용해서 잠시 여행을 다녀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때 우리나라에서도 관심이 많고 떠들썩한 이슈였던 유전 공학. 난 그 당시 그다지 관심이 없어서 복제양인 돌리에 대한 것이나 유전 공학으로 고치기 힘든 질병을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정도? 그 정도밖에 아는바가 없다. 유전 공학에 대해 관심이 없다고 해서 아예 너무 아는 것이 없는 채로 있기 싫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선뜻 손이 가진 않았다. 너무 어려워서 읽다가 포기하면 어쩌지 싶어서. 그래서 세상에 대하여 우리가 더 잘 알아야 할 교양 시리즈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것이기에 좀 쉽게 얘기해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읽기 시작했다.

 

전체 7개의 챕터로 나눠진 이 책에선 유전자의 발견 부터 유전 공학이 활용될 수 있는 농업/의학/과학 수사 등 여러 분야들에 대해서 알려준다. 멘델의 완두콩 실험부터 시작해서 유전 정보를 가지고 있는 DNA에 대해 차근차근 설명한다. 청소년 도서라서 그런지 각 챕터의 마지막 부분에는 '간추려 보기'라는 코너가 있어 그 챕터의 중요 개념을 정리해주고, '알아두기'라는 코너에서도 알아두면 좋을 것을 콕 찝어주고, 책의 제일 마지막 부분에는 용어 설명, 유전 공학 발전의 연표, 유전 공학에 더 관심이 있으면 방문해보면 좋을 인터넷 사이트 추천 등이 실려있다. 

 

늘 유전자 변형에 대한 위험성을 들어왔는데, 우리 주변에 이렇게 많은 유전자 변형 생물이 있는지는 몰랐다. 대표적인 콩이야 알고 있지만... 우리가 원하는 품종을 얻기 위해 생물의 유전적 개량해 온 것이 육종인데, 유전 공학은 육종보다 훨씬 빠른 기간에 결과를 얻어낼 수 있어서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그에 수반하는 부정적인 면도 당연스레 따라온다고 한다. 골절상을 입기 쉬운 닭, 당뇨병에 걸릴 가능성이 매우 높은 양, 우유 생산 가능 기간이 크게 단축된 소 같은...

 

유채 기름은 GM 유채 씨에서 유전자가 조작된 식물의 구성 물질은 씨 속에 그대로 남겨둔 채 기름만 짜내기에 기름은 평범한 유채 씨에서 짜낸 기름과 완전히 똑같다고 한다. 그럼 이 GM 유채는 괜찮은 거 아닌가? 아무 문제가 없으니까하고 생각했는데, 남은 찌꺼기가 가축의 사료가 되기 때문에 그 가축들에게까지 영향이 미친다고 한다. 자연계에 존재하는 먹이 사슬이 있기에 한 곳에 변화가 일어나면 그 변화가 일파만파 퍼지는 건 당연한 거란 생각이 들었다. 책 제목처럼 과연 이로운 것인지 좀 더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그리고 맞춤 아기를 태어나게 하는 과정에서 원하는 조직을 가진 배아를 선별하기 위해 30개나 되는 배아를 파기했다는 것에서 놀랐다. 이러니 윤리적인 측면에서의 비판이 있을 수밖에 없구나. 그 파기된 30개의 배아는 아직 인간은 아니기에 파기되어도 괜찮은 건가?

 

이런 식으로 이 책에서는 우리가 뉴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객관적인 사실을 전달할 뿐만 아니라 그에 따른 부정적인 측면까지 전달해 주기에 청소년들이 읽으며 비판적인 사고 방식을 가지는 데 도움이 되리라는 생각이 든다. 세상에 대하여 우리가 더 잘 알아야 할 교양 시리즈의 책은 어떤 주제에 대해 다양한 관점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을 일깨워 주는 책인 듯해서 청소년의 균형잡힌 사고를 위해 추천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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