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는 걸 참 좋아했다. 어릴 때 어렵게 느껴졌던 신들의 이름을 외우는 것도, 그들의 이야기를 알아가는 것도 재미있었기 때문이다. 단순히 '재미가 있어서' 보던 그리스 로마 신화가 생각보다 깊은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것을 안 것은 대학에서 교양 수업을 들었을 때였다. 오래된 이야기들이 흔히 교훈적인 게 많듯 이 신화에도 이야기마다 우리에게 가르침을 주지 않는 이야기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교훈을 주고 있었다. 그 후 한참만에 이 신화처럼 울고, 신화처럼 사랑하라를 통해 그리스 로마 신화를 다시 한번 읽게 되었다.

 

  이아손과 메데이아의 사랑은 핏빛 사랑이라고 한다. 삼촌인 펠리아스로부터 왕좌를 되찾기 위해 모험을 하던 이아손은 아이에테스 왕의 딸인 메데이아의 도움으로 도저히 해낼 수 없을 것 같은 임무를 완수한다. 그 과정에서 메데이아는 자신의 조국을 배신하고 동생까지 죽이고 만다. 이아손을 너무나 사랑하였기에 메데이아는 망설임없이 그럴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이아손과의 사이에서 두 아이를 낳고 살던 메데이아는 이아손이 코린토스의 왕 크레온의 딸인 글라우케와 결혼하기로 하면서 사랑이 깊은 증오로 바뀌고 만다. 그래서 가장 끔찍한 행동을 하고 만다. 바로 이아손의 약혼녀 글라우케를 죽게 한 것만이 아니라 그녀의 두 아이까지 죽이고 만 것이다. 아아... 이렇게 처절한 사랑이 다 있을까. 사랑이라는 것이 나쁘지는 않지만, 이렇게 모든 것을 다 건 사랑은 정말 위험하다. 자기 자신을 파멸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자신의 소중한 사람들까지 파멸로 몰아가다니... 어찌보면 이런 맹목적인 사랑이 좋아보일 수도 있겠지만 늘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고 무엇이든지 정도껏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찌보면 아주 순수하게 '사랑'만을 따라 행동한 메데이아지만 이 얼마나 비극적인 일인지...!

 

  전체 5부의 50가지 이야기에서 많은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앞에는 신화를 마지막에는 작가의 코멘트를 배치하여 스스로 생각하면서 신화를 읽고 그 후에 작가의 평가를 볼 수 있었다. 특히 인간의 탐욕의 경계한 미다스의 손, 하늘을 난다는 사실에 도취하여 너무 높이 날다가 죽은 이카로스 등 욕심과 어리석음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이야기가 많은데 신화를 보면서 자기 성찰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나도 그렇지만 많은 사람들이 신화를 좋아하는 건 신들의 이야기가 바로 우리들의 이야기와 별반 다르지 않아서가 아닐까. 

 

  적을 내 편으로 만드는 유쾌한 소통의 기술이라. 말 한마디로 적이 될 수도 있기에 말을 한다는 건 무척 중요하다. 특히 나처럼 말로 점수를 깎아먹는(?) 사람에겐 눈이 번쩍 뜨이는 책이 아닐 수 없었다. 말을 잘 해야된다는 걸 잘 알면서도 상대방이 내 생각과 다르게 나올 때는 왜 그리 흥분하면서 말하게 되는지... 늘 침착해야지 자제력이 부족한 모습을 보이면 안된다는 거 아는데 참 어렵다. 그런 내게 이 책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앞의 파트에서는 논쟁의 10대 황금률을 두 번째 파트에서는 일상 속의 논쟁을 10가지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문제 사례(대화)를 제시하면서 그 대화의 문제점을 콕콕 집어주고 그 후엔 바람직한 사례를 실어주어 어느 부분에서 문제가 있는지 알아보기가 쉽게 보여준다. 참... 부끄럽다 싶은 게 내가 평소에 말하는 방식을 떠올려보니 거의 문제 사례에 속해 있다는 거;;; 진짜 대화하는 방식을 조금 바꾸도록 해야겠다. 고슴도치처럼 뾰족뾰족 가시를 세워서 말할 필요는 없는데. 그러지 않아도 내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많다는 걸 이 책을 읽으며 느꼈다.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스타일의 말하기 방식이 꽤 많구나. 이렇게 말하고 산다면 참 좋겠다. 차분하게 말하니까 괜히 흥분할 일도 없어서 건강에도 좋을 것 같은 느낌~

 

  작년 영화 예매를 하면서(배우의 무대 인사가 있어 경쟁률이 치열했다) 겨우 예매하게 되어서 뿌듯해하는데 얼마 후 예매처에서 전화가 오더니 전산 오류로 없는 자리가 예매된 것이라고 취소하도록 동의를 부탁드린다고 하는 거다. 어렵사리 예매를 했기에 너무 기뻐했던 터라 그 말에 황당하면서도 화가 치밀어 그만 불만만 잔뜩 표출하고 말았다. 그쪽에서 죄송하다고 시사회 한 번 당첨시켜 드리겠다고 하는데도 난 지금 시사회 당첨이 되고 싶은 게 아니라 그 배우의 무대 인사가 있는 그 영화의 티켓이 필요한 거라고!! 하면서 말이다. 그러다 결국은 취소하시라 하면서 아무런 성과도 없이 그쪽에서 하자는대로 수긍하고 말았다. 그때 옆에서 듣던 직장 동료가 차분하게 말하면서 시사회 우선권 하나 말고 더 달라고 하지 그랬냐고 하는 말에 아차! 후회했지만, 이미 늦었었다. 책에도 이와 유사한 사례가 있어 내가 얼마나 말로 손해를 보고 살고 있나 반성했다.

 

  난 특별히 논쟁할 일이 없기는 하지만 그래도 일상에서도 은근히 잘 쓰일 기술이 많아서 읽으면서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같은 말을 하더라도 매끄럽게 하는 기술이라는 것이 있구나! 상대방이 납득할 수밖에 없도록 거절하는 방법도 아주 유용하게 쓰일 것 같다. 여러 관계에서 일어나기 쉬운 논쟁에서의 해결책을 다양하게 보여주고 있어 실용적인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