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우리나라 남단에 있어 기후가 따뜻하다 보니 휴양으로 많이 찾는 곳. 인기가 많은 곳이라 매년 휴가마다 제주도를 가는 사람도 많다. 몇 번을 가도 질리지가 않는다고. 우리나라지만, 이국적인 느낌까지 든다고 생각하는 그곳에 난 아직 한 번밖에 다녀오지 못했다. 몇 해 전에 다녀왔고 그나마도 내가 계획했던 것이 아니라 그런지 어딜 다녀왔는지는 안타깝게도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휴가철이 다가오니 슬슬 제주 이야기가 들려오던 차에 내 눈에 당신에게, 제주가 들어왔다. 남편은 사진을 찍고, 아내는 글을 쓴다. 이 환상의 콤비가 2010년 제주도에서 살기 시작한 후 쓴 제주 여행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실려있는 사진은 감성을 자극하는 부드러운 톤이면서도 음식은 매우 먹음직스럽게 보이며(특히 돼지고기!) 음식에 대한 본문의 섬세한 묘사와 절묘하게 어우러져 보는 동안 제주도에 대한 로망이 싹튼다.
두툼한 돼지고기/ 꽁치 김밥/ 당근 케이크/ 보말 칼국수·수제비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여행이 먹기 위해서 가는 것만은 아닐지라도 여행지에 맛있는 음식이 많다는 건 행복한 일! 제주도엔 육지에선 볼 수 없는 독특한 음식들도 많다. 특히 고둥의 일종인 보말이 들어간 음식이 매력적인데, 칼국수, 수제비, 죽까지 있으니 취향대로 골라 먹으면 되겠다.
카페 '서연의 집'/ 드라이브 코스
작년 봄 흥행했던 영화 '건축학개론'에 등장했던 여주인공 서연의 집은 제주도에서 카페 역할을 하고 있었다. 지난여름 태풍으로 피해를 보았던 집을 다시 세워 카페로 한 것이라고. 전람회의 '기억의 습작'이 흐르고 있다는 이 카페는 영화 때문일까? 가서 커피 한잔하면 아련한 추억이 떠오를 것만 같다. 제주도에 있는 6개의 낭만적인 해안도로도 소개되어 있다.
신라호텔(左), 해비치호텔(右)/게르 게스트하우스
여행하면서 숙박 또한 중요하다. 푹 쉬어야 다음날의 일정을 소화하는 데 무리가 없으니까. 한 번쯤은 신라호텔이나 해비치호텔에서 느긋하게 여유를 즐기며 럭셔리하게 보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또 조랑말체험공원 안에 있는 게르 스타일의 게스트하우스는 특이해서 꼭 하룻밤 묵고 싶다. 몽골의 주거 형태를 즐길 수 있어 색다른 체험을 할 수 있을 듯.
맛집이나 숙박할 곳에 대한 정보도 있지만, 역시 자연이 아름다운 곳이라 사려니숲길이나 청보리밭, 유채꽃이 아름다운 곳, 벚꽃이 아름다운 길, 휴양림에 관한 정보도 많다. 그리고 미술이나 건축에 관심있는 사람들이라면 꼭 가고 싶어질 안도 타다오가 건축한 본태뮤지엄과 비운의 화가 이중섭의 자취가 남아있는 이중섭 거리도 있다.
지도로 된 인덱스
각 소개가 끝날 때마다 여행을 위한 정보가 나와 있어서(알아두면 좋을 팁까지 포함해서) 굳이 인터넷을 찾지 않아도 이 책 한 권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지도에 위치를 표시하여 알아보기 좋게 되어 있는 점이 마음에 든다. 제일 마지막에 첨부되어 있는 지도 인덱스는 관광지가 소개된 페이지가 나와 있어서 찾아보기가 편하게 되어 있다. 감성을 자극하는 제주도 여행을 위해서 꼭 챙겨가야 할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