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84를 읽으면서 매우 독특하다,  라는 생각을 했다. 스토리 자체도 글이 읽히는 느낌도 뭔가 남달랐다.
이 책은 작가 지망생인 겐고가 후카에리라는 소녀가 쓴 글을 편집해서 세상에 책으로 내놓는 것과 아오마메가 선구의 리더를 암살하는 두 개의 사건이 발생하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진행된다. 실질적인 이 책의 주인공인 겐고와 아오마메를 언뜻보면 각자의 생활을 하고 서로 만나지도 않는 상황이지만 두 사람 모르게 그들이 겪고 있는 모든일에는 서로 연관성이 있고.  그 모든일은 한가지 사건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결국 서로가 경험하고 있는 모든일이 자신에게 그리고 상대방에게 적지않은 영향을 미치게 된 것이다. 공기번데기, 2개의 달, 1Q84의 세계 같은 논픽션적인 것들의 등장이 조금은 당황스럽지만 소설 자체로서는 매우 흥미로운 글이었다.
 
이 책은 현재 1, 2, 3권이 발간이 된 상태인데 세 권의 책을 한번에 읽으면서 주인공들이 만나고 주요 사건이 발생하기까지 발단과 전개부분이 너무도 길어서 조금은 지루한 감이 있었다. 초반에는 신선한 소재와 제법 빠른 전개로 흥미로웠는데 3권쯤에서는 이야기가 좀 처진다는 기분을 느꼈다. 3권이 끝나가는 무렵에 아오마메와 겐고가 드디어 극적인 만남을 가졌다는 게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이랄까.

2권과 3권의 발행일이 10개월이나 차이가 났던 만큼 4권이 나오려면 내년 여름쯤은 되어야 할 것 같은데 완결이 안 난 책은 이렇게 독서의 흐름이 끊기는 게 참 불편한 것 같다.

출장중에 읽은 얇은 이 한권의 책은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줬다

사실 이런 종류의 이야기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 책을 선택할 때 거의 눈여겨 보지 않는 장르이다. 행복 쪼꼬렛도 내가 직접 사서 봐야 했던 거라면 평생을 가도 나는 읽어보지 않았을 법한 책이다. 아는 분이 읽어보라면서 주신 책이라 별 기대도 없이 집에 가는 버스 안에서 펼쳐 들었는데 좁고 어두운 시골길을 달리는 버스라 많이 흔들렸는데도 어느새 무척이나 집중하고 읽고 있는 내 모습을 보았다. 심지어 몇몇 이야기들은 너무도 가슴아프고 감동적이어서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안 그래도 눈물이 많은 성격이라 집에 가서 읽을 걸 괜히 지금 읽기 시작했다며 후회를 했지만 그래도 너무 재미있어서 도중에 멈추고 읽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래도 절대로 사람들이 많은 버스안에서 (그것도 마을버스 안에서) 책을 읽으며 눈물을 줄줄 흘리는 흉한 모습만은 보이지 않으려고 눈에 힘을 꾸욱 주고 읽었는데도 결국에는 사람들 몰래 눈물을 훔쳐내고야 말았다.

사실 사람사는 이야기야 다 거기서 거기고 그런 사연 하나쯤 인생을 살다보면 누구에게나 하나 쯤은 생기기 마련일텐데 이렇게 글로 써 놓은 것을 보면 이야기를 들을 때 보다는 몇배나 감정이 부풀려 지는 것만 같다. 특히 내가 약한 부분은 엄마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부분. 세상의 어느 자식이라도 엄마를 생각하면 마음이 괜히 짠하기 마련인데 이 책에서는 그런 부분들을 아주 제대로 건드려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