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 지하철에서 어떤 여자가 자신의 몸을 더듬지만 별 느낌이 없어

          불감증이라고 생각하는 기쿠코

초록 고양이 - 태어나서 죽을때까지 깊은 정글 어딘가에서

           아무도 만나지 않는 초록고양이가 되고 싶은 에미

천국의 맛 - 가장 좋은 친구였던 엄마보다 더 좋아질 것만 같은 남자친구를 만난 유즈

사탕일기- 자신이 싫어하는 사람을 일기에 쓰고 검은 사랑을 주는 카나

비,오이,녹차 - 시집안가는 시토 이모와 이모를 걱정하는 귀여운 조카 유코 

머리빗과 사인펜 - 무엇을 위해 원조교재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는 미요

 

6개의 단편으로 구성된 이 책은 여고생들의 이야기다.

각자 다른 이야기지만 책을 읽다보면 각각의 주인공들이

모두 같은 학교의 같은 반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책을 읽고 가장 기억나는 문구가 왜

"오이의 초록은 어쩜 이리도 예쁠까. 표면의 짙은 초록과 가로로

동그랗게 잘랐을 때의 싱그럽고 엷은 초록" 일까.

 

 

 

간혹 이런 때가 있다.

분명 책을 읽었으면 뭔가 느낀점이 있을텐데

그 책에 대한 글을 쓰다 보면

느낀점 보다는 책을 줄거리를 나열하고 있을 때 말이다.

 

술술~ 부드러운 생맥주가 넘어가듯이

순조롭게 읽히지만 막상 읽고 나면

남는거 없고,

어쩌라고?

라는 생각이 드는.

 

그런 의미에서 에쿠니 가오리의 책은

나에게 '모'아니면 '도'다.

정말 재미있던지

정말 난해하던지.

마법사 오즈

정말 예전부터 너무도 읽고 싶었던 책 중의 하나인데
그 이유가 바로 주인공 여자아이의 이름이 너무도 마음에 들어서이다.

[도로시]

소리내어 발음해 보면 단어가 입에서 또로록- 굴러가는 느낌이다.

사랑하는 삼촌, 숙모와 함께 살던 도로시는
어느날 강한 회오리 바람에 집이 날아가 뭉크킨의 나라에 떨어지게 되는데
다시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위대한 마법사 '오즈'를 찾아가서 부탁을 해보라는 말을 듣게 된다.

용감한 도로시는 오즈가 살고 있다는 에메랄드 시(市)로 가기 위해 여행을 하게 되는데

그 곳으로 가는 길에 다양한 친구들을 만나게 된다.

허수아비는 자신에게 뇌가 없어 지혜로운 생각을 할 수가 없다며
오즈에게 뇌를 부탁하기 위해 도로시와 합류하고,
양철 나무꾼은 자신이 누군가를 사랑했을때 가장 행복했으나
사람에서 양철나무꾼으로 변한 후 심장이 없어 사랑을 할 수 없다며
따뜻한 심장을 얻기 위해 도로시와 합류한다.

마지막으로 사자는 겉으로 보기에는 커다란 몸집과 우렁찬 목소리를 가지고 있지만
자신에게는 용기가 부족해서 불행하다고 생각하고
도로시가 오즈를 찾아간다는 말을 듣고 자신도 이 여행에 합류하게 된다.

 

우여곡절 끝에 오즈를 찾아갔지만
오즈는 아주 예전에 기구를 타다가 줄이 끊어져 바람에 멀리 떠나니다
에메랄드시에 불시착하게 된 도로시와 같은 보.통. 사람으로-

결국 어떠한 특별한 능력도 없는 사기꾼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하지만 허수아비, 양철 나무꾼, 사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즈에게 심장, 뇌, 용기를 달라고 하고
오즈는 각자에게 그것을 주겠노라고 한다.
아무 능력도 없지만 위대한 마법사라고 소문이 자자한 오즈의 말에
셋은 자신에게 심장, 뇌, 용기가 생겼다고 믿게 되는데
결국 모든 일이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다.

오즈는 도로시를 삼촌과 숙모가 계신 캔자스로 돌려보내 주지는 못하지만
모험 중 착한 마법사에게서 받은 요술 모자로 도로시는 결국 고향으로 돌아가게 된다.

 

오즈의 마법사에 대한 기대가 컸던 이유중의 하나가
over the rainbow라는 노래 때문인데,
이 노래가 워낙 유명하기 때문에  원작도 삽입곡 못지 않게
대단할 것이라고 확신했었다.

너무도 유명한 이 책.
출간 당시 미국에서는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다는데
나는 별 감흥을 느끼지 못했다.

이 책에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너무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데
그것이 가슴으로 전해지지 않는 점에 스스로가 조금은 아쉽다.

 

이 책이 아니었으면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에서 아무리 국사에 대해 배웠다고 해봤자

국사에 대해서는 여전히 아무것도 모르고 관심조차 없었을 것이다.

 

원래 나는 국사는 외우는 과목 이상, 이하로도 생각해 본적도 없고

국사라는 것은 지루하기만 한 암기과목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한권으로 조선의 역사를 알 수 있다는 제목에 끌려

우연히 이 책을 읽게 되었는데 우리나라의 역사가 이렇게 흥미로울줄 몰랐다.

 

 

사도세자 앞에는 왜 항상 <비극>이라는 수식어가 붙는지,

영조와 정조 시대에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소현세자가 어떻게 인조에게 버림 받았는지 등을 모두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고

관심이 있는 부분에 대해서 더 깊이 공부하기 시작했다.

 

사실 한 권의 책으로 500년의 조선의 역사를 모두 알 수는 없겠지만

나처럼 역사에 관심이 없던 사람이나 역사에 거부감이 있는 사람들이 읽기에는 좋은 책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