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 중독자인 아내 쇼코와 호모인 남편 무츠키의 이야기.
호모 남편이라니. 상상이 되지 않는 이야기지만 (호모가 웬 결혼을?)
사회생활을 위해서 어쩔 수 없는. 하지만 강요는 아닌 스스로의 선택에 의해 결혼하게 된 두사람의 이야기다.
그리고 또 다른 사람. 무츠키의 애인 곤과의 유대감.
독특한 문체로 뭔가 허전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이 담담하게 씌여진 글이다.
어떻게 보면 사회의 손가락질을 받으며 힘든 무엇인가를 등에 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인데
이 책을 읽다보면 그런 것들 보다는 마치 순정만화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들게 되는 것은 왜일까?
’반짝반짝’ 이라는 단어에는 힘든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주는 보이지 않는 힘이 있는 걸까?
이 책에는
’반짝반짝 빛나는’ 이라는 단어가 계속해서 반복되는데 ’반짝반짝’이라는 단어가
예쁜 단어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Wona가 준 [반짝반짝 빛나는] 작은 책.
받자 마자 읽고 싶었는데 주말에 가는 경주 교육때 이 책을 가져가면 좋을 것 같아서
참고 참았다가 드디어 다시 읽었다.
처음 읽을 당시에 꽤 재미있었던 기억은 나는데 주인공들의 감정이 정확히 어떤 상황이었는지가
생각나지 않았는데 이번에야 말로 확실히 알았다.
휴일이면 대청소를 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 너무도 행복한 호모인 남편 무츠키와
가벼운 알콜 중독, 정신병을 앓고 있는 쇼코는 이제 갓 결혼한 신혼부부이다.
어머니의 성화에 억지로 나간 선자리에서 서로 결혼할 마음이 없음을 알게 된 둘은 필요에 의해서 결혼을
하게 되고 이미 서로의 약점을 아는 두 사람은 같이 살기는 하되 서로의 애인을 존중하고 상대방을 보호하며
살아 간다.
하지만 두 사람의 약점을 알지 못하는 상대방의 부모님들은 "왜 아이를 갖지 않는거니?" 라며 둘을 곤란하게 만들고
결국 무츠키는 이 모든 일이 자신 때문이라고 생각해 쇼코의 부모님께 자신이 게이임을 알린다. 쇼코의 부모는 무척이나
당황스러워하고 무츠키의 부모님과 만나게 된다. 그 자리에서 쇼코의 부모가 무츠키의 부모에게 아들이 게이임을 알면서
결혼을 시킨 것에 대해 화를 내자 쇼코는 자신 역시 가벼운 정신병이 있음을 알려 무츠키를 보호한다.
이미 12년이나 사귄 엉뚱하고 게으르지만 너무도 사랑하는 ’곤’이라는 애인이 있는 무츠키,
그런 무츠키의 상태를 알고 단지 결혼, 자체만을 하기로 했지만 쇼코 자신을 가족으로서 아껴주는 무츠키에게
어느새 사랑을 느껴버린 쇼코,
사랑하는 사람의 부인과 사이좋게 지내고 그녀를 욕하는 사람에게 진심으로 화를 내는 무츠키의 애인 곤.
세 사람 모두 힘들고 아슬아슬한 생활을 하고 있지만 내가 느끼기에는 아무래도 쇼코에게 가장 연민이 간다.
애인을 두고 다른 사람과 결혼할 수 밖에 없었던 무츠키나 그런 무츠키에게 화를 내지 못하는 곤은 서로 사랑한다는
확신이 있지만, 쇼코는 함께 있지만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자신이 아닌 남자의 곁에서 자신을 봐 달라는 말조차 할 수 없다.
결국 그런 상황을 받아들이면서도 무츠키와 떨어질 수 없는 것은 쇼코 본인의 선택이지만 마음에 들지 않는다.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너무도 위험하고 이해 할 수 없지만
세 사람은 계속해서 지금 모든 상황이 [완벽]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나는 그것을 믿을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