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 박사의 섬(The Island of Doctor Moreau) - Herbert George Wells(1866-1946)
1887년 2월 주인공 프렌딕이 타고 있던 배가 바다 한가운데서 난파당한다. 그 후 열한 달
나흘 뒤인 1888년 1월 작은 보트를 탄 그가 구조되었다. 이 이야기는 그가 실종되었던
열한 달 동안 겪었던 이야기를 토대로 씌여진 책이다. 하지만 프렌딕의 이야기를 들은
많은 사람들은 그의 이야기가 난파로 인한 정신적 충격에서 온 기억 착오라고 말한다.
(물론 이 소설은 실화가 아니다.)
그가 구조된 '고귀한 섬(Noble's Isle)'이라는 작은 화산섬에는 이미 여러 사람이 살고
있었다. 영국에서 생체해부 스캔들을 일으킨 후 이 외딴 섬으로 온 모로 박사와 그의
조수 몽고메리. 그리고 추하다는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괴상하게 생긴 외모를 가지고
이상한 행동을 하는 여러 다른 사람들. 이상한 외모를 가진 사람들에 대해서 의문을 가지고
있던 프렌딕은 그들이 '인간의 형상을 한 동물'임을 알게 된다. 모로 박사는 섬에 있는
동물들의 모습을 인간처럼 바꾸었고 심지어 뇌 수술을 통해 그들이 간단한 말도 하고,
네발로 걷거나 물을 핥아 먹는 행동은 부끄러운 것이라는 암시를 통해서 그들을 인간에
가깝게 만들고 있었다.
한 종, 혹은 두 종 이상의 동물의 신체를 합쳐서 만든 동물인간은 아무리 훈련을 거듭해도
그 본성은 어쩔 수 없는지 그들 중 누군가가 피맛을 알고 모로박사와 몽고메리를 헤치게
된다. 그 후 순종적인 동물인간 몇몇과 몇달을 더 섬에서 보내던 프렌딕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들의 동물적 본성이 점차 짙어지는 것을 느끼고 탈출을 결심한다. 얼마 후 운좋게
작은 배를 만나게 된 프렌딕은 섬에서 탈출하게 되고 그 동안 겪은 일들을 사람들에게 말
하지만 아무도 믿지 않는다.
이 책의 소개글을 보는 순간부터 너무 읽고 싶었는데 읽는 내내 얼마나 흥미로웠는지 모른다.
모로 박사는 동물을 사람처럼 바꾸었다고하지만 그들이 자신의 통제를 벗어나면 고통의 집에
가두고 고통을 줌으로써 그들이 자신을 거역하지 못하게 하는가하면, 고통으로도 통제가 안되는
경우에 한해서는 그들을 죽이기까지 한다. 모로 박사가 진심으로 이들이 인간에 가까워지는 것을
원했다면 과연 이렇게 행동할 수 있었을까. 말 못하는 짐승을 죽이고 학대하는 것도 나쁘지만
말하고 생각하는 인간에 가까워진 짐승을 그렇게 하는 것은 정말 잔인한 짓이다.
공상과학 만화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지만 지금의 시점에서 본다면 아주 없을 법한 이야기도
아닌 것 같다. 복제 인간도 나오는 판에 동물의 인간화 쯤이야 마음만 먹으면 아주 불가능한
일은 아니지 않겠는가. 작가의 상상력이나 이야기의 흐름을 보면 이 책이 씌여진지 100년도 넘은
것이라는 걸 믿을 수가 없다.
100년도 전의 이야기를 왜 다시 책으로 냈을까하는 생각을 해봤는데 지금의 문명이라면 모로
박사의 이 생체 실험이 가능하기 때문에 다시 한번 경각심을 갖게 해주기 위해서가 아닌가싶다.
과학적 진화도 중요하지만 인간이 인간답고 동물이 동물다울때가 가장 좋은 것이 아닐까?
고생에 고생을 거듭한 끝에 첫 번째 인간을 만들어냈소, 한 주 내내 밤낮으로 그
녀석을 뜯어고쳤소. 녀석의 경우, 뇌를 주로 뜯어고칠 필요가 있었소. 뇌의 많은
부분을 개축하고 많은 부분을 개조해야 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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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박사는 너무 무책임하고 극도로 무심했다! 박사는 호기심에 미쳐 맹목적인
연구에 빠졌고, 동물 인간들은 1, 2년짜리 삶에 내던져져 버둥거리고 어물쩍거리고
아파하다가 결국 고통스럽게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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