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동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지만 그가 새롭게 시작한 '달빛프린스'라는 프로는 책이라는 주제 하나로 내 관심을 끌었다. 거기에 소개된 책들 중에서 내 눈을 사로잡은 책이 바로 이 책이다. 배우 이보영씨가 추천한 이 책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꼭 한번 읽어보고 싶었다. 이미 세상에 나와있는 행복을 다룬 수많은 책들 중에 하나일 거라는 불안감도 있었지만 책에 나오는 문장들이 너무 이쁘고 마음에 들어와서 읽어보고 싶었던 책. 이 책은 정신과 의사 꾸뻬씨가 행복을 찾아 떠난 여정을 따라가면서 우리가 놓치기 쉬운 행복을 발견할 수 있는 길을 보여준다. 그래서 이 책을 다 읽고나니 내 주위에 행복한 모습이 많이 보인다. 행복은 결코 멀리 있지 않았음을 발견했다는 것은 나에겐 큰 축복이다.

 

  수많은 행복론을 다루는 책들과는 다르게 이 책은 소설의 형태를 띠고 행복을 이야기 한다. 잘나가는 정신과 의사 꾸뻬씨가 부족한 것이 없으면서도 불행한 사람들과 그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지 못하는 자신에 대한 고민을 가지고 떠난 행복을 찾는 여정을 통해 가까이 있지만 쉽게 놓쳐버리는 행복에 대해 이야기한다. 딱딱한 이론이나 심리학자들의 실험결과에 의지하여 논리를 제시하는 행복론이 아니라 한 사람의 여행에 동행한 기분으로 가볍게 읽으면서 스스로 깨닫게 되는 행복에 대한 정의가 좀 더 가슴에 와 닿는다. 중간 중간에 꾸뻬씨가 '배움'이라는 키워드로 정리해주는 행복의 비밀도 좋지만 꾸뻬씨의 여정에서 독자 스스로 깨닫게 되는 행복의 작은 모습들도 좋은 깨달음을 준다. 우리는 왜 남들과 비교하면서 스스로를 불행하게 만드는가? 우리는 왜 앞으로의 행복을 구하려고만 하면서 지금의 행복을 놓치는 어리석음에 빠져 드는가? 살아있음을 감사하는 작은 일에서도 행복을 느낄 수 있는데 세상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은 어디가 잘못되어 있는가? 행복에 대해 던지는 꾸뻬씨의 물음에 답하다보면 스스로 깨닫게 되는 행복의 비밀이 있다. 그 깨달음이 책을 다 읽고 난 후에 세상을 좀 더 아름답게 만든다. 그래서 난 지금 행복하다.

 

  '진정한 행복은 먼 훗날 달성해야 할 목표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존재하는 것입니다. 인간의 마음은 행복을 찾아 늘 과거나 미래로 달려가지요. 그렇기 때문에 현재의 자신을 불행하게 여기는 것이지요. 행복은 미래의 목표가 아니라, 오히려 현재의 선택이라고 할 수 있지요. 지금 이 순간 당신이 행복하기로 선택한다면 당신은 얼마든지 행복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행복을 목표로 삼으면서 지금 이 순간 행복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는다는 겁니다.'

 

  노승의 이 말은 책이 전하고자 하는 행복론을 정리한 문장이다. 행복은 미래의 목표가 아니라 현재의 선택이라는 말은 얼마나 정곡을 찌르고 있는가? 행복하기로 선택하기만 하면 얼마든지 행복할 수 있는 우리들. 그 쉬운 행복의 길을 꾸뻬씨와 함께 걸어 보는 것이 어떨까? 난 그와의 동행이 너무도 즐거웠다. 강추 !!!

르아수와를로르, 꾸뻬씨의행복여행

  그리 좋아하지 않는 개그맨이다. 그래서 선물받지 않았다면 절대로 읽지 않았을 책이다. 우선 내 나이대가 읽을 책은 아니기 때문이고, 연예인들이 책을 내는 것에 대해-특히나 자기계발서나 자서전 종류- 곱지 않은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선입견을 깰 수 있을거라는 기대도 하지 않고 읽었고, 역시나 나에게는 그리 좋은 느낌의 책은 아니었다. 다만, 이 시대의 방황하는 청춘들에게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또 다른 청춘으로써 충고 정도로의 의미는 있는 책이었다고 생각한다.

 

  '개그콘서트'의 초창기 멤버였고 지금은 영어하는 개그맨으로 유명한 김영철. 개인적으로 그의 개그 스타일을 좋아하지 않고 수다스러운 그의 방송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얼마 전 '무한도전'에 나와서 자기가 번역한 책을 광고하는 모습은 짜증나기까지 했으니까. 그런데 이 책을 읽고나니 그에 대한 나의 편견이 미안하게 느껴졌다. 그는 그저 자신의 생각대로 열심히 살았던 것이었다. 그 모습이 내게 짜증나게 비춰졌다고 해서 그의 문제는 아니겠지. 오히려 이 책을 통해 만나는 그는 도전을 두려워 하지 않고, 머뭇거리지 않으며, 자신이 정한 목표를 향해 지치지 않고 다가갈 줄 아는, 생각이 있는 청춘이었다. 그렇기에 그의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고, 그의 강연이 인기를 끄는 것이 아닐까라는 공감을 갖는다. 다만, 나는 여전히 그가 누군가의 멘토로는 부족하다는 느낌이다. 내가 생각하는 멘토의 기준은 자기만의 생각을 정립하고, 크든 작든 그 생각의 틀에서 뭔가 이루어내서 그 과정을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기에 그가 이루었다고 하는 영어공부나 번역, 강연에서의 성취는 아직 부족하지 않은가? 그런 그의 이야기가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상당히 의문이다. 개인적으로는 전혀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러나 힘들고 지친 지금의 청춘들에게는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자신감이 결여되어 도전을 두려워하고, 이런 저런 핑계로 미루고, 조금의 실패에 좌절하는 지금의 청춘들에게 개그맨에서 영어강사, 작가, 강사로 끊임없이 발전해 나가는 김영철의 도전은 좋은 귀감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김영철, 일단시작해

  정말로 오랫동안 기다렸다 !!! 무려 2년만에 나온 시리즈라니... 한 번 테메레르의 매력에 빠진 사람에게 2년이란 기다림이 얼마나 긴 시간이었는지 말로 설명할 수 없다. 나폴레옹 전쟁의 시대에 용을 이용한 공군이 있다는 설정으로 실제의 역사적 사실에 가상의 용을 집어넣어 상상력의 극한을 보여준 대체 역사소설. [반지의 제왕]의 피터잭슨 감독이 일찌감치 영화화 판권을 구입했고 최근 개봉했던 [호빗]의 후속작으로 계획하고 있다는 소설이다. 게임 시나리오 작가 출신의 '나오미 노빅'을 일약 세계적인 판타지 작가의 반열에 올려놓은 최고의 소설. 1권부터 6권까지 단숨에 읽어버릴 정도의 대단한 흡입력을 가진 소설이다. 2년이라는 시간동안 중학생이 된 아들이 드디어 테메레르 시리즈를 읽고 7권은 언제나오냐고 목이 빠지게 기다렸던 소설이였기에 발간되자마자 구입했다. 그리고 아들에게 먼저 읽게하고 나서야 내가 읽게 되었다. 오랜 기다림 끝에 만나는 반가운 시리즈의 귀환. 행복했다.

 

  프랑스 용들의 병을 고칠 수 있는 약을 전달한 일로 반역죄로 몰린 테메레르와 로렌스는 6권에서 영국의 식민지였던 오스트레일리아로 보내지고 그곳에서 반란을 진압하는 공을 세운다. 7권에서는 잉카제국과 동맹을 맺으려는 나폴레옹과 프랑스의 전략을 막기 위해 화려한 황금의 제국이 있던 남아메리카로 떠나게 된다. 임무를 위해 반역죄에서 벗어나 공군으로 복귀한 로렌스와 테메레르는 잉카로 떠나는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사고로 인해 프랑스군에 붙잡히고 무인도에 버려지지만 탈출하여 우여곡절 끝에 잉카제국에 도착하게 된다. 잉카에 도착한 그들에게는 또다른 운명이 기다리고 있는데...

 

  7권부터는 대체 역사소설이라는 형태를 완전히 벗어난다. 16세기 스페인에 의해 멸망한 잉카문명을 작가의 상상력으로 19세기 나폴레옹 전쟁의 시대에 부활시켰다. 그것도 전쟁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는 무서운 군사력을 가진 강국으로 만들어 놓았다. 역사상 가장 황금이 많았던 제국답게 소설속의 잉카제국은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준다. 잉카문명을 수호하는 용들과 용들을 주인으로 모시며 살아가는 잉카의 사람들. 용들을 조상으로 모시는 아프리카 사람들이나 용을 귀하게 다루는 중국의 사람들과 비슷하게 잉카의 모습도 용들을 존중하며 함께 살아간다. 용들을 자신들의 목적으로 이용하는 유럽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면서 문명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한 유럽인들의 이기심에 경종을 울린다. 노예제도를 사이에 두고 츠와나족과 포루투칼이 벌이는 싸움을 보면 유럽이라는 문명권의 야만성을 아프게 지적한다. 스페인의 정복야욕에 허무하게 무너져버린 잉카제국을 화려하게 부활시켜 유럽인들의 오만함에 경고를 보낸다. 작가는 소설을 통해 제국주의라는 이름하에 벌어졌던 그 시대의 무식했던 파괴에 대해 사과를 하고 있다. 서양의 오만방자함이 없애버린 인류의 소중한 문명에 대한 미안함. 그 화려했던 문명에 대한 오마주를 보여주고 있다. 판타지 소설이라는 장르의 편견을 깨고 깊은 의미를 담아낼 줄 아는 작가의 재주가 뛰어나다.

 

  소설의 가장 큰 재미는 역시 테메레르와 로렌스의 이야기이다. 그들의 관계도 재미있고 테메레르가 이스키에르카와 벌이는 '밀당'도 재미있다. 연인들 사이의 알콩달콩한 밀당을 테메레르와 이스키에르카 사이에 넣어버린 작가의 재치가 뛰어나다. 잉카문명에 대한 오마주를 그리면서도 테메레르와 로렌스를 비롯한 영국군과 리엔과 나폴레옹으로 뭉친 프랑스군의 대립, 커다란 반전의 키를 쥐고 있는 이스키에르카의 조종사 그랜비 대령의 이야기 등 소설적 재미 또한 잃지 않는다. 2년이라는 시간동안 서서히 기억속에서 흐릿해져 가던 테메레르를 비롯한 등장인물들의 성격에 익숙해 지는데는 50페이지면 충분하고 그 이후에는 2년의 공백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테메레르라는 용의 매력에 빠져들면 헤어나기 어렵다는 건 장담할 수 있다. 시리즈의 특성상 7권만 따로 떼어내서 읽을 수는 없겠지만 1권에서 7권까지는 순식간에 읽을 수 있다. 재미보장!!! 이건 확실하다.

 

  요즘 한참 빠져있는 카톡게임 '윈드러너' 때문에 책 읽는 시간이 줄어서 1주일이나 걸려 읽었는데 단 3일이면 충분히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 재미와 함께 화려했던 잉카문명속으로 떠나는 즐거운 여정에 동참해 보는 것은 어떨까? 강추 !!!

나오미노빅, 테메레르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