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짜심리학
주제의 참신성이라고 해야 할까? 일반적 심리서적들은 주로 한 주제에 맞춰어 어떨때는 이러저러한 것에 초점을 두고 원인 해결책 등을 제시하는 형식이라면 괴짜심리학은 일상생활에서 한번쯤은 경험해 봤을만한 사례들을 통해서 어떤 심리적 사안과 연관이 있는지, 그 사례에 대한 심리학 용어들을 정의해준다. 해결책도 나오기는 하는데 아무래도 다양한 사례들을과 주제들을 한꺼번에 다 담으려고 해서인지 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일상생활과 연관있는 심리학적 궁금증이라는 점의 아이디어는 너무 좋은데, 이러한 심리를 파헤쳐 나가는 심리학적 근간의 데이터들은 다소 빈약한 부분이 있다. 번역의 오류인지, 작가의 의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좀 아쉬웠다.
음..... 특히나 내가 이렇게 책을 보게된건....시작이 조금 어긋났었기 때문이다. 뭐라 해야 할까? 사례 하나만 가지고 이렇다저렇다 단정짓기는 어렵지만... ADHD와 난독은 전혀 다른 범주의 병이다. 그런데 왜 이걸 이리 뒤섞어서 글을 썼을까? 결국 나는 다시 작가이력을 찾아봤는데 작가가 정통 심리를 공부한 것도 아니고 의학계에 있는 것도 아니다. 음.....그래서인가? 암만 그래도 이정도 두깨의 책, 글을 쓴 사람을 이렇게 평가하면 안 될 것 같은데....하는 생각을 했지만 읽으면서 계속 드는 생각이 '선무당이 사람잡는다'이다. 어설프게 알고 마구 조합해놓은 글같다고 할까? 왜 그런거 있지 않는가? 리포트를 여기저기서 복붙해서 조합해서 만들어 놓은 것 같은.... 뭐 딱히 틀린 말은 아닌데 읽어내려가다보면 왠지 뭔가 이상한... 암만 좋게 긍정적으로 보려고 해도 이쪽으로 조금만 지식이 있는 사람이 본다면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도 싶다. 일단 책 초반부에 나온 ADHD와 난독의 관계에서는 확실히 그렇다. 결국, 이렇게 시작된 나의 선입견은 읽는 내내 문제가 되었다. 시작이 이렇게 되면서 나는 책을 마치 형사가 된 마냥 검토하며 읽기 시작한 것. 그랬더니 책을 읽는게 너무 힘이 드는거다. 책은 술술술 읽히는게 읽는 맛인데, 자꾸 '이건 좀.....'하는 생각들이 내가 책을 읽는 내내 나의 책읽기 진도를 방해했고, 그러다보니 다시 책읽는 속도가 느려지는 악순환의 반복으로 오래 읽어야 했다.
분명 실생활의 사례에서 마주하는 심리들을 정말 다양한 사례와 심리학적 접근을 해 두어서 아~ 이게 그거였어? 아~ 이래서 그랬구나 하는 경우도 분명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나는 그랬다. 어쩌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상에서 일어난 심리적 근간이 이런거군, 아, 그랬어? 하면서 재미있게 봤을 수도 있다. 일상생활이라는 범주만큼이나 그 사례나 양이 상당히 방대하기 때문에 내용의 양적인 면은 최고. 심리에 관한 글을 쓴 작가다보니 이런 나같은 사람의 마음도 예측했는지, 가장 마지막 챕터는 '편향동화'에 관한 것이다. ㅋㅋ 책을 덮으며 나는 편향동화에 빠져서 읽는 내내 힘들었나 싶었다. 그러나 이강 사례를 보면서 데이터입력원으로 입사 좀 능력을 인정받고 어느 학교를 졸업했는지 말하고 승진하고, 또 일을 잘해서 능력을 인정받고 석사학위자임을 알리고 승진하고, 또 일을 잘해서 능력을 인정받고 박사학위자임을 알려 또 승진했다는 사례를 보면서...이게 정말 조급해서 취업에 실패했던 이유로 봐야하는가 뭐 그런 생각이 들었다. 사례가 관련이 있는듯한데 또 아닌것도 같고 그런것이다. 이점이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힘들었던 이유다.
- 만약 도저히 남에게 응석을 부릴 수 없다면 자기 자신에게라도 응석을 부려보자. '오늘은 정말 힘들었어. 저녁 내내 푹 쉬고 내일 다시 힘내보자.' ' 오늘은 청소도 하지 말고 밥도 시켜 먹을래, 힘든 하루였으니까 그 정도는 해도 괜찮아'라는 말을 스스로에게 하는 것이다. 하기 싫은 일, 하기 싫은 말, 보기 싫은 사람은 잠시 한편에 밀어두어도 좋다. 모든 것을 당장 해결하고 당자 이겨내야한다고 스스로를 닦달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가끔은 자신에게 응석을 부리고 자신의 응석을 관대히 받아줘 보자. 내가 나에게 주는 스트레스만 줄어도 세상은 훨씬 살만해진다.
- 사람은 정보를 처리할 때 감정과 편견의 영향을 받는다....중략...편향동화는 인지부조화를 해결하고싶다는 욕망의 산물이다. 편향동화란 자신이 이미 가지고 있는 편향된 입장에 맞춰 정보를 처리하는 경향을 말한다.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일부러 자신의 '입맛'에 맞는 장보를 찾고 믿는다. 반대로 자신을 '짜증나게'하는 정보는 피하고 배척한다....중략...이처럼 편향동화 현상의 배후에는 동기가 존재한다. 사람은 언제나 자기 관점에 부합하는 정보만을 믿고 싶어 한다. 같은 이유로 자신의 관점과 상반되는 정보는 부정하기 마련이다. 이와 관련해서 사회학자들은 반증편향의 신념이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사람들이 자신도 모르는 마음 속 동기에 어떠한 영향을 받는지를 알면 왜 균형 잡힌 정보가 오리혀 특정 관점을 더욱 강화시키는 결과를 낳는지 이해할 수 있다.
나는 선무당이 사람 잡지 않기위해 좀 더 근거기반의 일을 해야겠다고 책을 덮으며 다짐해본다.
후...다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