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고전의 명쾌함이여!

사실..책을 펼치기 전까지 정말 걱정되었다. 
내가 어려워하는 한문으로 가득 찬, 소위 말하는 고리타분한 그런 글일까 걱정되었다.
하지만...책장을 펼쳐 한장한잔 읽으면서 난 그런 걱정은 말끔히 떨쳐버렸다. 아~ 좋아^^*

책은 5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순서대로 다 읽어도 되고, 필요할때, 필요한것만 골라 읽어도 좋을 것 같다. 

나는 각 장에서 거의 대부분의 글이 마음에 와 닿았지만....

사랑이란 이름으로 간섭하지 말라!-천지불인(天地不仁)
의 경우에는 내가 흔히 저지르는 실수(?)가 생각 났다. 난 간섭쟁이다. 때때로 아주 심할 정도로..^^; 내 뜻대로 상대가 움직여주길 바라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두는 것이 아니라 내 기준, 내 틀에 맞추어 이리 움직이고, 저리 돌리고 그렇게 한다. 내가 그런다고 상대가 금방 손바닥 뒤집듯 바뀌나?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더 반대로 엇나갈 뿐이다. 그대로 놔 두는 것도 사랑인데 강요와 간섭만하고 있는 나를 반성한다.

칭찬받는 사람이 위험하다!-태상유지(太上有之)
 나는 삼국지를 읽으면서 유비가 참 무능한(?) 지도자인데 왜 좋은 지도자라고 하는지 오래 궁금해했던 기억이 있다. 해답은 여기에 있다. 최고의 지도자는 있다는 존재만 느끼게하고, 그 다음은 친절하여 칭찬받은 지도자며, 그 다음은 그 앞에 서면 두렵게 만들고, 그 다음은 뒤돌아서서 욕하는 지도자. 유비는 그러했던 것이다. 리더가 있어도 무게를 느낄 수 없을 정도의 평온함, 아랫사람의 재능을 충분이 이끌어줄 수 있는 사람, 칭찬에 연연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길로 모든 것을 포용하는 지도자...드디어 답을 찾았구나.^^

 분노를 옮기지 마라-불천노(不遷怒) / 버럭쟁이가 되면 천하를 잃는다-폭노위계(暴怒爲戒)
나는 소심한 성격이고, 또 다른 사람의 눈치를 많이 살피는 편이다. 특히 내가 속한 회사에는 분노를 밖으로 아주 자주 표출하는 스타일인데 나 처럼 눈치를 보는 스타일에게는 참 힘들다. 전체 휴게실에 이걸 커다랗게 출력해서 붙여 놓을까 혼자 생각하면서 피식~ 웃었다. ㅎㅎ 하지만 나도 내속으로 이렇게 삭이다보면 불지불식간에 나도 화를 낼지 모른다. 그렇게 되지 않도록 내 화를 내가 잘 삭여야겠다 생각했다. 내 안에서 일어나는 내 감정이지 타인에게 낼 필요가 없는 것이고 내가 다스려야하는 것이다.

 내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을 남에게 시키지 마라! -기소불욕물시어인(己所不欲勿施於人)
아...난 지난주, 오늘까지 장기장랑때문에 몹시 스트레스를 받았다. 원래 대중앞에 나서는 것을 그닥 즐기지 않는 성격이고, 내가 남을 즐겁게해주는 장기는 타고나지 못한 까닭이다. 하지만...이 나이에, 내가 사회생활경력이 몇년인데...참 멋쩍다. 근데 해야했다. 이유는 이 직장으로 옮긴게 즉, 들어온지 얼마되지 않기 때문에..(그래도 횟수로는 3년이다--;)아...내가 정말 3분 고전 보면서 도를 닦는다 닦아..ㅋㅋ 요것도 전체 휴게실에 붙여놔야겠어~! 내가 인을 베풀지 않아서라면 어찌 해 보겠는데 내가 보기엔 하나를 주면 둘을 달라고 하는 그들이다. 나 정말 장기자랑하고싶지 않다구요~! 나의 입장을 좀 배려해주세요. 그들에게 만족이란게 있을지 모르겠지만..--; 내가 더 배려해야하는 걸지도...에효...

 큰 그릇은 영원히 완성되지 않는다-대기만성(大器晩成)
내가 잘 못 알고 있었던 뜻. 그래. 사실 공부에 완성이란게 어디 있는가? 해도해도 끝이 없는게 공부아니던가? 요즘 공부에 부쩍 소홀해진 나를 본다. 해야할것 알지만 미뤄두고 있고, 전공서적 본게 언제인가싶다...급해서 궁여지책으로 관련된 부분만 보는 경우도 허다하다. 모든것을 다 알 수는 없겠지만...끊임없이 갈고 닦아야 한다. 대기만성은 큰 그릇이 늦게 완성된다는것이아니라 늘 부단히 완성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호랑이의 눈으로 먹잇감을 바라보라!-호시탐탐(虎視耽耽)
난 이게 보통 나쁜 뜻이라고 생각했다. 호시탐탐 노린다. 이런 이미지가 강해서..하지만....
p.145 '주역' 호랑이가 먹잇감을 노려보듯이 네가 가고자 하는 목표를 향해 달려가라! 너의 욕망이 꿈과 목표를 향해 달리게 하라! 결코 후회가 없으리라! 저 위에서 빛을 내려 너의 열정에 보답하리라! 큰 내를 건너 꿈을 이룰 것이며 큰 경사가 네 앞에 있으리라!
정말 멋진 말이다. 내 목표를 바라보는 눈빛! 달라져야한다. 초점없이 멍한 눈에서 벗어나 한치의 흐트러짐없이 바라보고 달려가야한다. 올해 초 세운 내 목표를 얼마나 이루었는가? 이 시점...참 반성하게 된다. 더 많은 목표를 세우기 보다는 실천하는 내가 되어야겠다. 아직 마지막 남은 한달을 바짝 열심히 해서 목표에 좀 더 접근해야겠다.

 두꺼운 얼굴과 검은 마음으로 성공하라!-후안흑심(厚顔黑心) / 어리석은 척하되 미치지는 마라!-가치부전(假痴不癲)
사회 생활에 가장 필요한 말이 아닐까? 가면을 쓰라는 것이 아니다. 내 의도를 상대에게 굳이 보일 필요 없다는 것일뿐.. 난 얼굴에 너무 감정변화가 드러나는 편이다. 어리석은 짓이다. 참으로 어리석다. 오래 생각은 하였지만..잘 안된다.^^; 더 노력해야겠다. 어리석은 사람처럼 보여 상대를 안심시키고 훗날을 도모하는 것, 박쥐가 꼭 나쁜것은 아니다 굽히고 펴는데 능한 사람이 되어 나를 좀 더 괴롭혀야겠다. 꼿꼿하다고해서 누가 알아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나만 들어나는 것일뿐...적당히 감추고, 적당히 펼칠줄 아는 내가 되면 그 때쯤엔 나도 사회생활 이렇게 해라 책 한권 쓰게되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ㅋㅋ

나중에 우리 꼬맹이가 좀 더 크면 나는 하루에 한장씩 이 책을 이용해서 꼬맹이와 한문을 공부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내게 있어 한문이 어려운 것은 한문이 영어나 다른 외국어처럼 말로 다가온게 아니고 무조건 외워 기억해야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난 내 이름, 우리 부모님 성함정도만 겨우 쓴다. 남편 이름도--;;, 아기 이름도 한문으로는 못쓴다...부끄부끄.. 내가 이렇게 한문에 강한 거부감을 가지지 않도록 누가 좀 더 내게 한문이 쉽게 다가올 수 있도록 해 주었다면 (가령 이런 고사성어를 이용하여 한문을 익히는 것도 좋은 방법일것 같다.)얼마나 좋았을까?

고전이 어렵고, 답답하단 생각을 떨쳐버릴 수 있도록 도와준 박재희님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