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공병호님의 글을 읽었다.

다작을 하고, 언제나 왕성한 활동을 하는 그에 대해서 참 대단하다는 생각에 그리고 그에 문체에 빠져서 한동안 늘 챙겨보았었는데 어느날부터 새롭게 나오는 책들이 점점 비슷한 내용들의 반복, 점점 식상해져간다는 느낌이 들어서 한동안 그가 쓴 책을 멀리하였기 때문이다.

이번 역시 기대반 걱정반으로 책장을 펼쳤다.

제목이 참 마음이 들었다.

나날이 새로워진다..얼마나 지금 내게 필요한 말인가.

매일매일 비슷한 나의 일상은 안정적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자꾸만 가라 앉는 듯한 그리고 조금씩조금씩 도태되는 듯한 느낌을 나에게 준다. 내가 벗어나려고 어떤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큰 변수가 없는한 아마 이대로의 잔잔함을 유지하게되겠지만 나는 뭔가 묵직한 그런 찝찝함을 계속 가지고는 있을 것이다. 변화를 위한 뭔가가 필요하다 싶었다. 결혼 전에는 지금의 일 뿐만 아니라 하고자 하는 것이 참 많았던거 같은데....지금은 하고자하는것 생각이 있어도 참 오래 걸리고 지속이 안된다. 변화가 필요한 시점, 나에게 뭔가를 일깨워줄 누군가, 무언가가 필요한 시점. 이 때 내가 만난 공병호의 일취월장......이 속에 내게 가슴을 울릴 그런 글들이 얼마나 가득인지...기대하지 않았기 때문에 더 크게 다가온 걸까?

제목만으로도 내가 참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글들이 많았다. 그런데 거기에 더불어 그것과 같이 연결된 좋은 구절들을 담아두어 그 많은 책들을 내가 읽지는 못했지만 액기스들만 속속 모아서 보는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풀이라고 해야할까? 공병호님의 생각이 또 어울러지니 더 더욱 좋다.

p.51 다 끌어안으려 하다가는 어느 것 하나도 제대로 해내지 못한다.

난 절대 슈퍼워킹맘이 아니다. 난 익히 알고 있었다. 하지만 초기에 그 모든것을 다해보겠다고 얼마나 고군분투하였던가. 덕분에 스트레스는 하늘을 찌르고 있었고 내 스트레스가 고스란이 가족들에게 돌아가고 있었고 일에 있어서도 능률이 오르지 않고 자꾸 지쳐가고 있었다. 난 말로 잘 표현하지 않고 있는 편이었는데 다행히도 남편과 얘기 나눈 후 남편도 더 많이 가사일에 신경쓰고 육아에서도 목소리를 내면서 나는 좀 가벼워지기 시작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다 잘할 수 있지 않는데 그렇게 하려고 하다보니 내 능력은 모자라고, 힘에 버거워 오히려 모두 다 제대로 못했던거 같다. 나누고 가벼워지고, 난 더 사는게 즐거워졌다. 대신 남편이 좀 무거워졌으려나? ^^::

p.117 길이 막히면 떠나보라

아침부터 퇴근까지 잠깐도 쉬지 못하고 바쁜날이 있다. 일은 산더미만큼 쌓여서 쉴 틈은 하나도 없어서 오후쯤에는 머리가 말 그대로 폭발할것같다. 그럴 때 환자 중에 누가 한명 오지 않아준다면....그 시간은 얼마나 달콤한 휴식인지 모른다. 물론 그 시간에도 밀린 보고서쓴다고 놀거나 쉬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잠깐의 시간으로 인해 훨씬 일에 능률도 오르고 상승패턴으로 바뀌는걸 느낀다. 엉덩이가 무겁다고 모두 해결되는게 아니다. 밀어붙이기만으로 해결되는건...살아보니 그렇게 많지 않다. 잠깐의 쉬어감이 움츠렸다 더 멀리뛰는 개구리처럼 훨씬 더 좋은 살아가는 방법인거 같다.

p.255 적당하게 살라는 세뇌

누구나 한번쯤은 아...내가 그때 좀 더 노력했더라면...지금 내 모습은 달라져있을텐데 한 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작 그 때 왜 그러지 못했을까? 우리는 누구나 적당한 수준에서 일하고, 적당한 수준만큼 벌고, 꼭 해야 할 일만 한다는데 동의하고 살아서 나를 그렇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큰 실패가 없었을지라도 대신 큰 성취도 없었을 것이다. 그저 적당하면 되니까....내 삶에 대해ㅐ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오랜만에 읽고 다시 기운을 얻은 책이다. 이렇게 좋은 생각을 하고 사는데 삶이 어찌 빛나지 않을 수있을까 싶다.

나도 지금보다 좀 더 나이가 들었을때 지금보다는 좀 더 넓고 큰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살짝 겁이나지만.....지금부터라도 노력한다면 하루하루 조금 더 달라지는 내가 되겠지...일취월장까지 아니더라도 5년후에, 10년후의 내 삶은 잔잔하기만 하지 않고 더 빛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