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에게 의지하는 것.

내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것을 더 큰 존재에게 의탁하는 것.

그것은 나약한 인간이 최선의 선택일지 모른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것을 잊고 살고 있으며, 어떻게 해야하는지 고민한다.

사실 그런면에서 '기도'는 신과 만날 수 있는, 내 부족함을 신에게 의탁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리라.

흔히 기도는 대화라고 한다. 그러니까 하느님과의 대화가 바로 기도인 것이다.

기도를 통해서 나는 나의 내면과 마주하고, 그 가장 깊은 곳에서부터 하느님과의 만남을 시도한다.

꼭 무언가를 드러내기 위한 기도가 아니라, 나와 하느님을 연결해주는 끈 같은 존재가 되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이런 기도의 방법을 God box라는 곳에 쪽지를 써 넣는 것으로 보여준다. 이 짧은 쪽지는 마치 일기 같이 그날 그날의 매우 작은 일부터 아주 큰 일까지 적혀있다. 그리고 그것은 하느님에 대한 깊은 믿음으로부터 시작된 것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었을 것이다.

p.46

하지만 바쁜 일상을 핑계 삼아, 필요할 때만 하느님께 무언가를 요구하는 기도에 불과했다. 가령 "하느님, 오늘 면접을 잘 보게 해 주세요."와 같은 기도였다. 게다가 "검사 결과가 좋게 나오면 미사에 더 열심히 참석할게요"와 같이 하느님과 흥정하는 데에도 능숙해졌다.

나의 기도가 딱 이 모습이여서 반성에 반성을 한다. 아침저녁기도를 잊은지 오래고, 성체조배를 언제 했는지 까마득하다. 주일미사도 습관처럼 다녀올뿐 한주의 감사나 기쁨을 기억하는 곳이 아닌지 오래다. 그러고보니 기도...하느님과의 대화를 한게 언제인가 싶다. 내 마음이 세상일에 더 집중하고, 바쁘단 핑계로 우선순위에서 하느님을 자꾸마 밀쳐내기 때문이리라.

God box에 쪽지를 쓴 어머니는 반복적으로 같은 부탁을 여러번 하시기도 했으며, 크고 작은 소소한 모든 일들을 상자에 담았을 뿐 아니라 상자에 고민거리들을 담아두고는 내려놓는 연습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 구절을 보면서 이게 사실 가장 바람직한 기도 모습이 아닐까 생각했다. 나의 고민을 붙들고 있어봤자 해결될 수 없는데도 나는 거기에 매여서 아무것도 못하는 것이다. 차라리 이럴땐 하느님께 맡겨두고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하는 것 그게 제일 중요한게 아닐까?

p.82  

엄마는 갓 박스를 통해 비로소 이런 문제들을 더 높으신 분께 위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나는 이 상자가 어머니에게 필요했던 만족과 마음의 평화를 주었다고 확신한다. 그리고 그 위안이 실제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보다 더 중요했으며, 엄마는 결과가 어떻든 상관없이 언제나 감사해 했다.. 엄마는 다른 어떤 것보다도 "감사합니다. 하느님!"이라는 구절을 가장 많이 적었으니 말이다.

나의 걱정과 고민은 하느님께 보내버리고 난 그저 감사하는 것, 그것이 가장 좋은 해결책이고 방법이다. 문제의 해결, 결과에만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과정을 통해서 나의 편안함을 얻을 수 있는 God box에 쪽지를 써 넣는 일이 정말 매력적이다란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물론 그동안의 성체조배 시간이나 기도시간도 중요하지만 이렇게 하느님과 더 가까워질 수 있는 나만의 의식(?)을 갖는 것도 좋겠구나 싶었기 때문이다. 살아가다 부딪히는 여러 문제들을 내려 놓아야지만 가벼워질 수 있다는 것을 가슴에 새겼다.

p.148

God closes a door, He opens a window.

문제와 역경의 연속이 삶의 큰 축이지만 그 안에는 항상 하느님이 마련해놓으신 탈출구(창문)가 있다. 이 창문을 여는 것은 우리의 선택이다. 문제 안에서 그저 힘들어만 할 것인지, 창문을 열고 맑은 공기를 마시고, 햇살 한 번 바라볼 여유를 가질지는 말이다. God box는 우리에게 창문같은 존재가 되어줄것이다. 기존의 기도생활을 접으란게 아니고, 이렇게 하느님께 전적으로 의탁할 수 있는 연습을 하고, 그 연습을 통해서 내 삶을 좀 더 가볍게 지내라고 이 책이 알려준단 생각이 들었다. 나도 God box를 통해서 이제 좀 더 가볍게 살아가고, 감사하며 살아야겠다. 나만의 Godbox를 만들기 어렵다면, 웹사이트 theGodBoxproject.com이나 페이스북, 트위터에서도 만날 수 있다. 좋은 세상이다.^^

내게 있어서 글을 쓴다는것은 일종의 해소 의식과 일맥상통한다. 가만 되짚어보면 중고등학교때도 일기를 썼고, 친구들과 편지 주고 받기를즐겨 했으며, 한때는 소설을 써 볼까 하기도했고, 내가 일하는 쪽 관련 책을 한권 내 볼까 고민한적도 있다. 모두다 글을 쓰면 내게 기쁨을 주기때문에 내가 자연스럽게 글쓰기를 했던건 아닐까 싶다. 그런 점에서 볼때 나는 계속해서 일노트를 써오고 있었던건 아닐까?

예전 학교 다닐때와 달리 내 글의 방향은 일과 육아로 크게나뉘어진다. 특히 회사일의 경우 힘들었던 시간들을 지내면서 불쾌한 감정들을 쏟아내고 그 과정을통해 나는 위로(?)와 스트레스를해소한다. 이런 방식을 일노트는그대로 적용하고 있다. 다만 나와의 차이점이라고 한다면 일노트를 쓸 때 사실에관해서 쓸 것을 강조한다는 점이다. 나의 글은 대부분 감정에 관한것인데 기적의 일노트에서는 불쾌한 사실에 중점을 둔다. 그리고 그 불쾌한 사실을 보다 생산적인 일로 바꾸는데 초점을 맞추라고 한다. 그렇게 불쾌한일을 개선하면 나의 인생이 술술 풀려나가리라는 작가의 말이다.

그동안 우리가 자주 접하던 자기개발서는 주로 좋은점,긍정적인 사고에 초점을 두었다면 일노트의 경우 역발상이라고 할까? 반대로 쳐나가는 작없을 통해서 긍정에 다가가도록 하는 과정을 알려준다. 매일매일 불쾌한일을 사실만으로 기술하되, 대책을 쓰고, 해결이 된 것은 표시를해 둔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다보면 나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정리될 수 있을것이다. 가령 나는 회상에 좀 껄끄러운 사람이있다. 내 스트레스의 주요인인데 이 사람을대하는게 참 불편하다. 하지만 만나지 않을 수도 없다. 이 사람의 경우 자신의 감정을 직설적으로 표현하는편인데(나는 반대--;;) 그러다보니 나는 나와 다른 그의 표현이 어색하고 불편하며, 그의 심기가 불편하다 싶으면 괜히 내가 불편해지는 것이다. 계속 반복되는 날들 속에서 일노트를 적어보니 대책을 생각하지 않을수가 없었다. 처음 생각한 대책은 그의 감정변화에 내가 요동할필요가 없다는 점이었다. 그가 기분이 나쁠수도 있고, 좋을수도 있지만 그건 그의 몫이다. 내게 전가하는 것은 그가 잘못하는 것이지 내가 눈치볼 필요도 없으며, 불편해하지 않아야한다는 결론에 도달했기때문이다. 일노트를 활용하면 조금씩이라도 달라지는 내와 내 주변환경이 보일 것 같다.

책과 함께 받은 일노트에 쓰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지만 나처럼 블로그에 기록하는것도 괜찮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회사에서 부딪히는일이나 그밖의 다른 나를 불쾌하게 만드는 일들을 기록하되 개선책도 함께 생각하면서 하루하루를 변화시키다보면 언젠가는 불쾌한 감절들보다 유쾌한 기분이 나를 더 즐겁게 만들어주게 될 것이다. 무슨일이든 그렇겠지만 제일 관건은 얼마나 꾸준히가 아닐까 싶다. 우선 나는 받은 일노트가 있으니 이 일노트를 다 적어봐야겠다. 한권을 마칠때쯤 얼마나 바뀌게 될까? 세상은 똑같다하더라도 받아들이는 내 맘이 달라져서 그때 보는 세상은 훨씬 즐거워지기를 그리고 같은 스트레스 요인이더라도 좀 더 쉽게 넘어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