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지 못한 주장에 관심히 확 쏠릴 수 밖에..
이제까지 당연 병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며, 이제까지 써 오던 약을 쓰지말라고 한다.
행동을 바꾸어 주어 산만함과 기억력과 폭력적인 행동까지 다스릴 수 있다니 ADHD 성향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을 자주 만나는 내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었다. 사실 리탈린을 복용한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니는 확연히 차이가 난다. 왠지 좀 졸리는 듯한 표정 때로는 멍하게 있고, 힘이 빠진, 멍한...한마디로 말해 2% 부족한 모습이 보인다는 거다. 그렇지만 아이가 너무 활동적인 모습을 보여 감당하기 힘들때보단 차라리 이렇게라도 있어주는게 더 낫다 싶을때도 있다. 넘쳐나는 에너지를 주체하지 못하는 아이에게 뭔가를 전달해주기란 너무 어렵기 때문이다.
리탈린, 어쩌면 리탈린을 선택하는 것은 그동안 당연하다고 생각해왔지만 가장 비겁한 선택일지도 모르겠다. 아이가 무조건 약에 의해 길들어져있는 아이 스스로의 변화 그러니까 어떤 다른 내면의 변화를 위한 활동은 하지 않은채 약이라는 가장 손쉬운 선택을 한 것이니까. 알려진바와 같이 리탈린의 경우 매우 다양한 부작용이 있다. 식욕저하, 구역질 불면증, 두통, 복통, 우울감 등 이런 부작용을 감수하면서까지 약을 선택하는 게 옳은가 말이다. 부모의 편리에 의해, 교사의 편리를 위해, 치료사의 편의를 위해서 약을 선택한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나는 이 책이 약을 쓰지 않고도 ADHD 아이들의 행동을 바꿀 수 있다라는 전제를 두었기 때문에 무척이나 흥미롭게 보았고, 아주 잘 쓰여진 논문 한편을 읽는 기분으로 책을 봤다.
구성을 보면 ADHD가 왜 병으로 분류되어서는 안되며, 왜 약물을 사용해서는 안되는지 그리고 그 약물효과의 한계와 오히려 부모의 행동변화만으로도 ADHD 아동이 변화할 수 있는 근거등을 제시한다. 그리고 아이의 행동을 다루어 줄 수 있는 아주 구체적인 방법 적용도 알려준다. 이 모든게 실제 저자가 수많은 케이스들에 적용해본 토대로 구성된 것이다. 그리고 이런 변화의 전제로 저자는 ADD나 ADHD라 부르지 말고, 주의산만(IA, inattentive)과 품행불량(HM, highly misbehaviing)이라고 부르기를 권한다.
p. 88
부모가 아동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그에 따라 아이를 잘 다루면 아이들의 문제행동이 통제되고, 품행이 무척 좋아져서 어른과 또래 친구들이 그 아이를 더 긍정적으로 대한다. 주변 사람들에게 받는 긍정적인 피드백과 적절한 대우는 아이가 긍정적인 자아 존중감을 형성하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된다.
이건 어떤 부모에게나 중요한 말이다. 비단 ADHD를 둔 부모뿐만이 아니라 모든 부모 말이다.
나는 책을 읽으면서 육아를 해야하는 모든 부모들 이 책을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육아서는 아니지만 자녀교육이라는 점에서 아이와 어떠한 관계맺음을 해야하는지를 알려주고 있어 여느 육아서보다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육아에 있어서 문제아 뒤엔 반드시 문제부모가 있다는 건 명백한 사실이다. 물론 기질적으로 성향적으로 아이가 소심하다던가 겁이 많다던가할 수 있지만 문제가되는 행동이 나타나는 것에 있어서는 부모는 아무렇지 않은데 아이만 그렇다는건 아니기 때문이다. 심지어 저자는 '부모력'을 키우라고도 한다. 저절로 좋은 부모가 되는건 드물며(사실 타고난 사람도 있긴 있다) 노력에 비례하기 때문에 부모의 변화가 아이의 사고방식을 변화시키고 이는 결국 행동방식도 변화시키게 될 것이기 때문에
p.
행동을 멈추면 아이가 자신에 대해 좋게 생각하지 않을 때는 안아주고 위로하고 안심시켜주어라. 아이가 잘할 수 있는 것들을 이야기해주고 긍정적인 부분과 장점을 찾아 생각해보자고 하자. 부모가 해주는 위로의 말이 아이가 긍정적인 자아상을 키우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아이가 자신에 대해 긍정적인 말을 할 때는 칭찬을 많이 하고 꼭 안아주어라.
몇일 전 아이가 밥을 잘 먹지 않아서 내가 그냥 치워버린적이 있다. 그랬는데 그 다음에 아이가 바로 오줌을 지리는 바람에 내가 옷을 벗겨두었다. 바로 옷 입혀주었음 되었을텐데 무슨 일이었는지 기억이 잘 나지는 않는데 아무튼 옷가지러가는 시간이 좀 걸렸고 그 사이 할아버지가 아이에게 옷 안입냐고했더니 난 저녁 안 먹어서 안 입어도되요..그렇게 말을 했다고...아효..아들아...--;; 난 그렇게 아이에게 상처를 준 것이다. 그래서 아이에게 옷 입혀주고, 잠자리에 들때 오늘 엄마가 너가 밥을 안 먹어서 속상했고, 옷을 바로 못 입혀준것은 엄마가 뭔가를 해야할게 있어서 그랬던거지 너를 미워해서 그런게 아니다. 엄마는 밥 먹든 안 먹든 우리 아들을 사랑하고, 밥 안먹으면 네가 아플까, 혹 튼튼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어 그러는 것이다하고 다시 말해주었다. 오늘은 밥을 잘 안 먹었지만 내일 아침부터는 한그릇 뚝딱하고 엄마하고 하이파이브하자 그렇게도 이야기했었다. 육아는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정답을 안다면, 내 상황과 맞추어 변경해서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 구절을 보면서 다시한번 꼭 아이에게 칭찬을 더 많이 해주어야겠다 생각했다. 특히 저자는 부적강화보다는 긍정적 강화가 더 변화를 잘 이끌어내고 오래간다고 강조하고 있어서 나도 좀 더 시간을 걸리겠지만 그래도 자꾸자꾸 해봐야겠단 생각을 했다.
그리고 저자는 주의산만(IA, inattentive)과 품행불량(HM, highly misbehaviing) 아이들의 행동을 제지하기 위한 부적행동에 대해 타임아웃을 권한다. 나도 물론 이 타임아웃에 대해 알고 있었는데 저제가 제시해주는 매우 구체적인 부분들에 대해 새롭게 배울 수 있었고, 이렇게 적용하는게 맞겠단 생각이 들었다.
타임아웃은 흔히 알듯히 잘못을 저질렀을때 일정 시간동안 아무것을 하지 않고 멈춰있게 하는 것이다. 생각하는 의자 같은게 같은 맥락이다. 우리 아이와 같은 3~4세 아동들에게 적절한 타임아웃시간은 3분(다른 나이때의 아이들에게 적절한 타임아웃시간도 나옴), 타임아웃동안 자꾸 움직이거나 다른 부적절한 행동을 하면 다시 타임아웃을하고 3번이상 반복해야한다면 그건 맞지 않다고 한다. 특히 어린 아이일 경우엔 ..아 그리고 타임아웃이 끝나고 왜 타임아웃을 했는지 무슨 잘못을 했는지 물어보라고 한다. 그래야만 주의산만과 품행불량한 아이들이 자신의 행동에 대해 생각해보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모든것은 단번에 해결되지 않고, 몇번의 주기를 거쳐 최고조로 심한 반항이가 나오고 그 다음 하향곡선을 타고 가다 잠잠해졌다 싶을때 한번씩 튀어오르는 양상을 보이고 나중에 정말 완전하게 안정기에 접어들거라고 했다.
ADHD에 대해 다른 시각적 접근을 생각하게 했고(물론 나도 약물복용에 대해서는 부정적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이런 행동치료적인 접근으로 아이의 행동이 달라질 수 있다고하니 꼭 적용해봐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기억할 두가지. 칭찬 그러니까 긍정적 강화로 아이의 행동변화를 이끌어 낼 것, 타임아웃을 쓸 때 적절한 방법과 시간 그리고 반드시 제대로 구성된 절차를 통해서 시행할 것.
ADHD 아동을 자녀로 두고 있는 부모가 아니더라도 아이의 행동에 대해 생각하고 걱정하는 부모라면 한번 읽어볼만한 책으로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