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거절이라고 함은...단순히 누군가의 부탁에 대해 못해주겠다가 아니다. 모든 삶에서 겪을 수 있는 다양한 부탁이라는 미명아래 나를 조정하려는 의미가 담긴 말에 거절할 수 있는 힘을 의미한다. 딱 내게 필요한 책이지.
난 싫은소리 잘 못하고, 좋은게 좋다하며 사는 스타일인데 대신 내 속이 곪아터지는 경우가 많다. 또, 다른 사람의 눈치를 좀 많이 살피는 편이기 때문에 특히 부정적인 메세지가 담긴 말들에 대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이럴때 그냥 신경 안쓰고 사는 사람도 많은데 나는 그걸 다 신경쓰고 있기때문에 필요이상의 강도로 힘들때가 있다. 학교나 친구간에는 (요즘보니 블로그이웃간에도 - 그만큼 친근하다??ㅎㅎ) 그런게 없거나 덜하지만 사회적 관계에서는 분명 힘의 논리가 있고, 그 힘을 직접적으로 또는 간접적으로 행사하려는 사람에게 내가 어떻게 대처하는가에 따라서 특히 내 마음이 어떤지 내 마음이 영향을 받는 부분이 분명 있다.
여기에서 '거절'은 안해요, 못하겠습니다. 이렇게만 하는게 아니라 의사소통중 조종의 힘을 내.쪽.에. 싣.고.자 하는 것이다. 내게 힘이 실려있는가 아닌가는 대화뿐만 아니라 그 후 행동까지 정말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사실 그간 수도없이 약자, 또는 상대방의 의견을 들어줘야하는 입장에서 살아온 사람이 하루 아침에 바뀌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저자도 계속해서 연습할 것을 권한다. 가령 어떤 대화 기법을 가르쳐주고는 여러번 반복해서 써 보고, 그게 맞는지에 대해 평가도 한다. 수업을 들을 때 말이다. 아...나도 이 수업을 들을 수 있음 좋을텐데....외국에서는 이런 교육이 학교안에서 이루어진다는게 정말 좋은거 같다. 만약에 내가 학교다닐때 교양수업에 이런게 있었다면 필히, 분명이 들었을것이다. 아무리 과제가 많다고 소문이나도....근데 우리때 교양이란건...음....--;;
저자가 알려주는 세가지 대화 기법은, 고장난 레코드 기법과 안개 작전, 그리고 부정적 단언이 있다. 고장난 레코드 기법은 말 그대로 고장난것처럼 동일 내용을 반복하는 것이다. 가령, 난 물건을 환불받야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판매자 입장에서는 이런저런 이유들로 특히 당신이 환불하는건 잘못된거다라는 식의 의미를 깔아두고 말하는 경우가 많아서 결국 나는 그냥 필요가 없어서 또는 마음에 들지 않으니까하는 간단한 이유대신에 이런저런 이유들을 설명하고, 바꿔달라고 말하면서 또 스스로 죄책감을 느끼게 된다. 이런 과정을 이제 반복할 필요가 없다. 고장난 레코드 기법을 쓴다면 말이다. 나는 이 물건을 환불하고 싶습니다. 상대가 어떤 말을 하던간에 아! 우리가 흔히 하는 대화 방법이 상대의 말을 받아서 말하는건데 가령 보통 이런 대화과정을 거친다. 점원 - "당신이 물건을 환불해달라는 이유를 말해주십시요." "아? 이유요.. 그게 어제 집에 가보니 이 물건과 비슷한게 있어서 이걸 환불하는게 맞다고 생각했어요"라고 상대의 말을 받아 진행하는것이다. 이제는 이렇게 바꾸면 된다. "이유는 없습니다. 나는 이 물건을 환불받기를 원합니다." 라고...이유를 말하고, 변명을 하면서 내가 내 스스로 무덤을 파는셈이기 때문에... 이 밖에도 안개작전으로 모호하게 말을 하거나 부정적 단언 상대가 말하는 나에 대한 부정적인 부분을 쿨~하게 인정하고 시작하는것 등이 대화의 방법이다. 뒷쪽으로가면 실전 사례가 나오면서 대화과정를 볼 수 있다.
단숨에 바뀌지는 않겠지만...연습에는 장사가 없을 것이다. 그리고 힘의 논리에서 자꾸 위축될필요가 없다. 잘못한건 인정하고, 원하는 것은 말하면 된다. 우리는 좀 더 정확하고 직접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 내가 원하는 것에 대해 둘러말하여 얻을 수 있는 것도 있지만 오히려 서로 답답하게만 될 수도 있다. 간단하게 할 수 있는 대화가 이런 밑에 깔려진 힘의 논리때문에 서로 감추고 나중에는 상처주는 것이 생기는 것. 흔히 부부간에 내가 말하지 않아도 당신이 알줄 알았어요.라는것처럼 말이다. 표현하자. 표현하라고해서 상대에게 기분나쁘게 하는 것이 아니다. 좀 더 투명한 대화 그리고 그로부터 덜 상처받고, 덜 상처주는 그래서 서로 윈윈하는 결과를 얻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