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을 앞두고 있기에 현제 최대 관심사는 엄마표 영어이다.  아이를 학원에 보내줄 형편도 사실 아니지만, 무엇보다 내 생각은 학원보다는 아이와 집에서 책으로 우리말 깨치듯 영어를 깨우처 주고 싶다.  그래서 찾던 중 이 책을 발견했다.

초판이 1997년에 발행되어 사실 지금의 현실과 맞지 않을 것 같아 조금의 고민도 있었지만, 읽어보니 그것은 기우였다.  상권에서는 엄마표 영어 교육의 필연성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었고, 지금까지도 많은 엄마들이 영어를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고민하는 것에 대한 아주 기본적 해답이 실려 있었다.

정답을 알면서도 실천을 못하는 사람이 많기에 이 책이 이리도 오랫동안 장수하는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   

엄마표 영어의 기본은 첫째가 노출이다.  얼마만큼 영어에 노출이 되었느냐 하는 것은 가장 기본 중 기본이었다.  이 책에서는 지금처럼 하루 3시간씩 3년 노출이란 명제는 없지만, 많이 영어에 노출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엄마의 발음 걱정하지 말고, 엄마가 맘껏 아이에게 읽어주고 들려주라는 점 또한 영어 교육에 성공한 다른 엄마들의 이야기와 똑같았다.

엄마부터 영어에 대한 두려움, 공포를 벗어던져야 아이 또한 영어에 대해 두려움없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는 알면서도 실천못하는 정답을 다시 한번 새기는 계기가 되었다.

이 책은 한 엄마가 한 아이만 키우며 일궈낸 영어 성공기가 아니라 영어 정복에 성공한 엄마들의 많은 이야기와 영어 정복에 실패한 많은 엄마들의 이야기를 듣고 써 내려간 글이기에 10년이 지난 지금도 공통된 분모가 형성된 것임을 알 수 있다.

나 또한 우리 아이에게 이렇게 해 봐야지 하면서도 실천을 제대로 못하고 있기에 내 마음을 다잡는 계기가 되었다.  자꾸 자극을 주어야 잊지 않고 꾸준히 실천할 수 있기에 비슷한 내용의 책일지라도 자꾸 찾아서 읽어 보게 된다.  그러다 보니 공통 분모를 찾게 되고 누구나 보편적으로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부터 실천에 옮길 수 있는 것 같다.

지금은 당시보다 영어 서적에 대한 더 많은 정보와 서적이 넘쳐나기에 이 책으로 기본틀을 잡고 이 책에서 알려주는 정보에 더해 요즘의 정보를 찾아 우리 아이에게 맞게 실천에 옮긴다면 그 결과가 어떨지 기대가 된다.

수학에 전혀 재능이 없는 우리 아이...지금 까지 지켜본 바로는 우리 아이는 전형적인 문과생이다.  특히 수학 부분을 살펴보면 아직까지 손가락 셈을 하고 있고 그다지 수학적 연산을 잘 하거나 수학적 사고를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런데, 요즘 우리 아이는 '수학'이란 두 글자가 들어간 책을 유난히 찾아 읽고 있다.

이 책도 그런 맥락에서 읽게 된 책.  사실 초등 3-4학년의 책이라 이제 막 8살이 된 우리 아이에게 좀 버거울 거라 생각했고, 내가 한 꼭지씩 읽어줄 요량으로 이 책을 선택했다.  그래서 내가 먼저 이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그 결과는 읽는 내내 웃음을 참지 못할 정도였다.  아이는 이런 엄마의 모습을 보고 자신이 고른 책이 재미있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끼며 빨리 읽어보고 싶어했다.  그래서 어떤 내용인지 전혀 아이에게 귀뜸도 해 주지 않았다.  아이는 내가 다 읽자 마자 이 책을 잡고 깔깔 웃으며 읽어내었다. 

사실, 내가 이 책을 읽으며 공감한 부분은 수학을 천재적으로 잘하는 부분이 아닌 바로 체육시간에 대한 공포 부분이었다.  나도 체육시간이 가장 싫었다.  또래에 비해 키는 컸지만, 달리기는 못해 늘 컴플렉스를 느끼며 컸다.  그래서 나 또한 어떻게 하면 체육 시간을 빠질 수 있나 궁리도 해 보았다.  하지만, 이 책의 주인공처럼 기발한 생각을 해 내지 못했고, 늘 그러다 들키면 혼난다는 강박관념으로 인해 억지로 하는 그런 시간이 바로 체육시간이었다.

그래서 더 공감이 갔다.  우리 아이는 아직까지는 왜 엄마가 체육시간을 싫어했는지 이해를 못하지만,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이해해 줄 것 같다.  내 아이 또한 몸치에 박치다.  난 박치는 아니지만 아이는 아빠를 닮아 몸치에다가 박치이기까지 하다.  그렇다 보니 유치원에서 율동을 하나 배워도 생각대로 몸이 딸아주지 않아 아주 웃긴 동작을 연출해낸다.  아이는 아직 자신이 몸치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지만, 조만간 인식하게 될 텐데, 그때 아이가 받을 상처를 생각하면 어떻게 해야 하나 싶다. 

늘 이런 고민을 안고 있었는데, 마침 용기를 줄 수 있는 책을 발견한 것 같아 아주 반가웠다.

지금 보다 앞으로 더 아이가 공감할 책...아이에게 용기와 희망을 넣어줄 책...이 책을 만나게 된 것이 나와 우리 아이에게 행운인 것 같다. 

우연히 이 책을 발견하고 책을 만들며 크는 이 아이가 궁금해졌다.

나도 아이와 함께 책 만들며 노는 것을 좋아하기에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배울점은 무엇인지, 우리 아이와 내가 간과한 부분은 무엇일지 알고 싶어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겉표지에 웃고 있는 아이가 주인공이다.  2000년생으로 우리 아이보다 1살 위였다.  미국에서 자라고 있는 아이는 2중 언어에 대한 부담감없이 자연스럽게 두 언어를 배워가고 있는 모습을 보며 역시 언어는 어릴수록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구나 하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했다.  또한 이 책의 지은이 김정연님은 미술을 전공한 분이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미적 재능을 십분 발휘해 아이의 눈 높이에 맞춰 그저 재미있게 놀아주는 친구같은 분이란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책을 읽는 내내 어쩜 이리도 아이와 잘 놀아줄 수 있는지 부럽웠다.

아이의 흔적 하나도 함부로 하지 않으며 잘 정리해 두는 것 특히, 아이가 그리거나 만든 것을 주제별로 분리 아이가 성장함에 따른 아이의 표현의 발달도 알아 볼 수 있게 하는 엄마의 세심함이 잘 묻어나고 있었다.

일상의 작은 것으로도 충분히 아이와 즐겁게 놀 수 있고, 이면지에 아이 스스로 이야기를 만들어 내도록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부분은 배울점이 많았다.

내가 우리 아이와 하는 책 만들기는 지극히 아이의 생각을 담는 것 뿐이었다.  물론, 아이 개인별 성향이 다르기에 단순 비교하는 것은 옳지 않지만, 그래도 남의 떡이 더 커 보이는 것은 인간의 기본적 성향인가 보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우리 아이는 자신과 주인공 오빠를 비교하며 이야기를 해 달라는 통에 많이 난처했었다.  사실 비교하는 것 만큼 어리석은 것은 없다.  그런데도 아이는 자신보다 이 오빠가 더 잘해서 책까지 출판하게 된 것 같아 은근히 걱정하는 눈치였다.  "엄마, 내가 더 책을 많이 읽었어, 이 오빠가 책을 더 많이 읽었어?" 이 질문을 아이가 가장 많이 한 것 같다.

내가 누구를 지목해 단답형의 답을 하지 않자, 아이는 나름의 답을 얻은 듯 저녁을 먹다 말고 말하는 것이었다.  "엄마, 당연히 이 오빠가 나 보다 책 많이 읽었지?  왜냐하면, 나보다 먼저 태어났으니까 나보다 일찍 책을 읽었잖아, 그러니까 나 보다 많이 읽었지?  그런데, 엄마 이 오빠 7살 때랑, 내가 7살 때랑은 누가 더 많이 읽었어요?"  잘 나가다가 또 다시 꼬리를 물고 마는 질문으로 끝을 맺긴 했지만, 이 책을 읽는 나를 보며 아이 또한 작은 자극이 되지 않았나 싶다.

마지막 부분에 이 분이 만난 세계 여러 사람들의 육아법(?)을 소개해 놓았는데 많은 부분 공감가는 것이 많았다.

아이와 함께 책 만드는 노하우도 배우고, 다양한 아이디어도 얻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