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8살 딸아이가 지었다.
이 책을 받자마자 먼저 읽어보고, "엄마, 아름다움에 대해 알려주는 감동적인 책이에요."라고 하며, "엄마도 꼭 읽어보세요. 그리고 작가가 쓴 편지도 있어요. 그러니 편지도 꼭 읽어보세요." 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 중에 엄마는 누구를 하고 싶냐며, 자기와 역할놀이 같이 하자고 하였다.
혼자 크는 아이라 혼자서 노는 양이 많은데, 이날은 엄마랑 꼭 같이 놀고 싶었나 보다. 8살이고 하다보니 이제 좀 덜 상상놀이를 하겠지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다. 아무래도 혼자라서 어쩔 수 없나 보다.
하여간, 나는 척척박사 생강할아버지를 선택했고, 아이는 뽐세라 부인을 선택해 간단한 역할 놀이도 했다.
사실, 내가 읽어보기 전에 그림만 살짝 본 상태라 척척박사 생강 할아버지가 어떤 역할인지 모르고 시작했다. 처음에 내가 척척박사 생강 할아버지를 선택하니 아이가 이렇게 못생겼는데도 하실거냐고 물었다. 그런 후 슈렉도 못생기기는 했어도 주인공이니 엄마가 척척박사 생강 할아버지 하셔도 괜찮을 것 같다고 하였다. 어떤 내용인지 몰라 그림말 살짝 펼쳐보기 해 보다가 아이에게 뽐세라 부인이 어떻게 이렇게 변신할 수 있는지 물었더니, 아이는 읽어보면 알거라며 전혀 힌트도 주지 않았다.
잠깐 그렇게 놀고 난 후 아이는 다시 책을 읽고, 나는 다음날에서야 읽을 차례가 돌아왔다.
이 책이 아이를 즐겁게 하는 이유가 무엇이었을지, 전달해 주는 감동이 무엇인지 하나하나 살펴보았다.
먼저, 예쁜 표지를 들 수 있다. 봄내음이 나는 초록 표지가 자연을 사랑하는 우리 아이에게 아주 예쁜 표지로 다가온 것 같다. 아이는 표지에서 눈을 쉽게 떼지 못했다.
그리고, 간지에 소개해 놓은 등장인물(캐릭터)이 이 책의 내용에 대해 궁금증을 더하였다. 간지에 소개된 내용을 읽어 본 후 대략적인 이야기 전개를 머리 속으로 그린 후 본문 내용을 읽으니 이야기에 재미가 더 했다.
그리고, 눈부시지 않은 종이가 자연을 닮아 있어, 이야기와도 잘 어울리는 것 같았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바로 이 이야기가 전해주는 감동이다.
특히, "주고 또 주어도 결코 없어지지 않는 것, 그게 바로 사랑이야." 라는 대목은 감동 그 자체였다.
아이 또한 엄마에게 "사랑해요."라고 말하며 가슴을 파고 들어왔다.
엄마에게 꼭 안아달라고 해서 서로 잠시동안 꼭껴안고 있었다.
아이가 이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말이 엄마, 아빠 다음으로 사랑이다. "사랑해요."하며 엄마와 아빠 입술에 뽀뽀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해 "사랑해요."로 끝나는 아이에게 사랑이랑 엄마와 아빠 그리고 아이를 이어주는 질긴 끈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니, 아이가 이 책을 통해 받은 감동은 두 배 이상이라, 아니 그 크기를 가늠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 책의 특징 중 하나가 또 있다. 바로 배추부인 뽐세라의 독특한 어투...그 어투를 글로 잘 살려내고 있어 아이들에게 소리내어 읽어줄 때 효과가 좋다.
눈으로 읽을 때는 어색해 보이는 글이, 소리내 읽을 때 살아나는 것을 경험한 나로서는 이 부분이 큰 특징으로 느껴졌다.
끝으로 작가가 전하는 진짜 아름아움이 무엇인지에 대한 생각을 빼놓을 수 없다.
작가가 어떤 생각으로 이 책을 쓰게 되었는지, 작가가 우리 아이들에게 이야기 하고자 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이야기 해 줌으로써, 이 책을 좀 더 깊이있게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봄바람 가득한 봄날에 만난 '배추부인 뽐세라와 애벌레 친구들'은 자연과 사랑을 동시에 느끼는 감동 가득한 이야기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