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내용을 읽지 않고 그림만 대충 훑어보았을 때, 내가 가진 생각은 원리과학책인가 하는 엉뚱한 생각이었다.

표지에는 분명 성장그림책이라 되어있는데, 글을 읽지 않고 그림만을 몇 컷 훑어보다보니 그런 생각이 든 것이다.

그런 후 책 내용을 보니, 나의 어리석었던 생각에 고개를 숙여야만 했다.

아이들 그림책을 읽는 엄마로서 어찌 이런 실수를 할 수 있단 말인가?

나와 달리, 아이는 제목과 첫 페이지 만으로 이 책이 아기를처럼 우는 아이들 이야기냐고 바로 내용을 파악해내는 모습을 보였다.

역시, 그림책을 보는 아이들은 다르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갖게 하는 대목이었다.

아이는 아기 흉내까지 내며, 엄마가 가졌던 선입견을 씻어주었다.

이야기는 계속 울기만 하는 아기 구름의 이야기다.

그렇다 보니 동물들이 제발 좀 그만 울라고 하고, 아이는 억지로 울음을 참는다.

하지만, 아기 구름을 울음을 억지로 참은 후 일어나는 일들로 인해 동물들이 아이 구름에게 울어도 된다고 한다.

아기 구름은 참았던 눈물을 한꺼번에 쏟아낸다.

바로 우리 어른이 잘못하고 있는 부분을 아기 구름 울보를 통해 이야기하고 있는 책이다.

어른들은 늘 우는 아이에게 명령조로 울지마!를 외치고 함께'뚝!!'이라고 강하고 짧게 말한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강압에 못이겨 억지로 눈물을 참고, 그것이 반복되다 보면 아이들 내부에 불만이 쌓이고, 점점 마음의 문을 닫아보리게 된다.

그래서 이른 나이부터 아이들이 느끼는 대로 표현하도록 하는 연습을 시키고, 좀 더 크면서 스스로 감정을 조절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아직 그런 배려깊은 마음을 갖고, 실천으로 옮기는 사람들이 그리 많지만은 않은 것 같다.

오히려, 강압적인 양육 태로로 인해 반대급부적인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아주 조금만 생각하면 나오는 너무도 간단한 진리인데....

늘 이런 부분이 아쉬웠다.

그래서 더욱 이 책이 아이들 그림책이지만, 어른들도 함께 읽어보았으면 하는 생각이다.

이 책의 표지를 보다 보면 오래전 읽었던 안도현님의 '연어'가 생각이 난다.

몇 번을 읽으며 감동을 받았던 어른을 위한 동화 '연어'.

그 느낌이 지금까지 오래도록 머물고 있기에 표지를 보는 순간 이 책을 내용은 살표보지도 않고 바로 선택했다.

'똥떡'으로 아이와 이미 친근한 작가인 '박지훈'님의 작품으로 똥떡과는 다른 느낌을 주고 있는 그림을 보는 재미도 있는 책이었다.

하지만, 기본 바탕의 잔잔한 느낌은 '박지훈'님의 그림, 어느 작품에서도 느끼게 된다.

연어의 생태에 대해 아이와 함께 다큐멘터리를 감상했고, 그 때의 여운이 짙게 남아 다시보기도 몇 번을 했었다.

그래서인지 아이 또한 연어와 비슷한 생태를 보여주는 큰가시고기에 더욱 집중했다.

처음에 제목을 보며 아이에게 느낌이나 생각나는 것을 물었을 때, 아이는 가시라는 낱말에서  백석시인의 '준치가시'를 떠올렸다.

하지만, 두 작품의 색이 너무도 다르고, 내용 또한 큰 차이를 보이기에 아이에게 더 많은 것을 요구하지는 않았다.  그렇게 느낌과 생각을 나누기만 했다.

이 이야기를 읽기 전 '큰가시고기'에 대해 내가 알고 있던 사실은 그 이름이 전부였다.

이 물고기가 연어처럼 회유성 물고기인지도 몰랐고, 등에 가시가 있는 지도 몰랐다.

많이 부끄러운 사실이지만, 어쩔 수 없다.  그것이 내 현실이었으니까.

그리고, 책장을 넘겨가면서는 쉬이 내용을 따라갈 수 있었다.

아무래도 '연어'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집중해서 본 까닭인 것 같다.

아이도 연어와 비슷하다며 매우 흥미롭게 이야기를 따라왔다.

아이가 가장 어려워 한 말은 바로 '보'였다.

'보'가 무엇인지 몰라 내용이 바로 파악이 되지 않자, '보'라는 말이 나오자마자 그 뜻을 묻는다.

아이에게 내가 책을 읽어주고는 있었어도, 아이는 아이 혼자만의 속도로 묵독을 하고 있었기에, 내가 다 읽을 때까지 생각해 봐도 모르겠던지 물어왔다.

그래서 책의 설명대로 사람들이 강물을 막아 놓기 위해 만들었다고 한 번 더 읽어 준 후에, 둑과 비슷하며 시멘트로 만들어 놓았다고 하자, 아이가 어디서 본 듯한 것이 있는지 그것이 맞냐고 물어왔다.

그런 후 국립국어원을 찾아가 보에 대해 설명해 놓은 대로 다시 읽어주었다.

보는 논에 물을 대기 위한 수리 시설의 하나. 둑을 쌓아 흐르는 냇물을 막고 그 물을 담아 두는 곳이다

그리고 아이가 호기심을 보인 또 다른 하나느 바로 혼인색이었다.

혼인색에 대해 이미 연어 책에서 읽어도 보았고, 다큐멘터리나 책을 통해 이미 눈으로 확인을 한 사실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확장 해석력이 부족하다 보니 아이에게 혼인색에 대해 다시 설명을 했다.

책을 읽고 난 후에는 다시 설명을 실어 놓아 그림책의 내용을 보충해 주고 있었다.

자연 생태를 좋아하는 아이라면 누구나 좋알할 만한 그런 책이라 생각된다.

아파트에 살면서도 매년 아이와 함께 채소를 길렀다.

매년 감자를 심어 7월 초에 캐서 쪄먹기도 하고, 알이 작은 감자는 감자 조림을 해 먹기도 했다.

상추도 길러 연한 상추잎에 쌈을 싸서 먹기도 했고, 이 책에 나오는 이십팔점박이무당벌레가 날아들어 가지 잎을 갈아먹는 모습을 관찰하기도 했다.

진딧물로 인해 막 꽃을 피운 가지 꽃이 점령을 당했을 때, 칠성무당벌레가 날아와 활약하는 모습도 관할하는 작은 재미가 쏠쏠했던 채소 가꾸기였다.

올해는 조용히 부추만 기르고 있는데, 벌써 몇 번을 베어 맛난 달걀말이도 해 먹고, 부추전도 붙여 먹었다.

그런 아이이기에 모니터상으로 하는 책 고르기지만, 이 책이 한 눈에 쏙 들었던 것 같다.

펼처보기를 한 후에도 이 책을 고집했다.

사실, 엄마의 눈에도 그림도 그렇고 글도 그리 재미있어 보이지 않았는데, 아이들의 눈은 역시 다른 듯 하다.

아이에게 책을 읽어 주면서도 엄마는 조금은 부족한 면이 보이는 책이다 싶은데, 아이는 표지부터 시작해 간지, 책을 덮어 뒤표지에 그려진 그림까지 하나도 빠짐없이 챙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아이가 좋아하는 채소가 표지에 있어 좋다는 아이는 간지에 실린 여러 채소 중 본인이 좋아하는 채소를 손가락으로 짚어 보이며 말을 한다.

과연 다음 이야기가 무엇일지 궁금해 진다는 기대 심리를 담뿍 담은 말도 잊지 않았다.

아이 혼자 읽어도 되지만, 오늘은 내가 꼭 읽어 주고 싶었다.

읽어주면서 나도 그림을 보기는 했지만, 아무래도 아이보다는 못했다.  아이는 귀로 글을 듣고 눈으로 그림을 살피며 나름의 이야기를 함께 이어 가고 있는 듯 했다.

채소밭 잔치의 주인공은 바로 채소들...그와 함께 거미와 무당벌레도 등장한다.

하지만, 아쉬운 점음 바로 주인공 할아버지다.

할아버지가 잔치에 다녀왔을 때의 모습이 바로 술에 거하게 취한 할아버지를 그려 놓았다.

이 부분이 엄마인 내게는 많이 거슬렸다.

이야기 전개상 필요한 부분이기는 하지만, 아이들이 갖고 있거나 아니면 갖게 될 생각에 대한 배려가 조금은 부족해 보였다.

색감 또한 워낙 원색적이라 눈이 아파 보였다.

그럼데 이런 엄마의 불만족 부분보다 더 중요한 사실은 바로 이 책을 선택하고 이 책을 읽는 아이에게 있다.

아이는 이 책을 재미있다고 한다.

그러면서 실제 본인이 경험한 이야기를 덧붙이며, 더욱 신나했다.

그래서 직접 체험이 중요함을 다시 느끼는 시간이 되었다.

엄마의 시선으로 별 3개를 매긴다면 아이의 눈에는 별 5개를 받을 책이란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