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불모지였던 대한민국에서 겨울 소녀 김연아는 화재가 아닐 수 없었다.
빙판 위에서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고, 한국도 피켜를 잘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준 장본인 김연아.
그녀 뒤에는 늘 엄마가 있었다.
김연아 선수가 출전하는 피겨 경기 중계방송을 듣다보면 그녀의 어머니 이야기가 빠지지 않고 나온다.
그렇게 김연아 선수의 어머니 이름도 알게 되고, 남모를 고충도 알게 되고 그랬다.
나는 텔레비전을 통해서이지만 어릴적 스포츠 중계 방송 보기를 무척 즐겼었다. 프로야구, 농구, 배구, 테니스, 배드민턴, 축구, 피겨스케이트까지 정말 중계방송을 하는 종목을 거의 모조리 보다시피 했다.
그러다 보니 경기 규칙도 자연스럽게 눈을 떳고, 즐기며 볼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그 영향이 지금까지 있어 지금도 드라마는 보지 않아도 스포츠 중계는 찾아서 본다.
그러다 어느날 갑자기 김연아 선수를 알게 되었다. 아이와 함께 김연아 선수의 경기를 보고 6살 아이는 색종이에 연아 언니 화이팅이라고 쓰고 그림도 그려 집안 이곳 저곳에 붙여 놓았다. 연아 언니가 그냥 좋다는 아이는 지금도 김연아 선수를 좋아한다.
아이가 좋아하는 운동 선수는 김연아 선수 외에도 있다. 축구 선수 박지성 아저씨, 수영선수 박태환 오빠. 아이가 부르는 호칭에는 아저씨, 오빠, 언니가 붙는다. 그리고 좋아하는 선수들을 직접 그려 붙이고 응원의 메시지도 쓰고, 경기가 있는 날은 직접 응원기를 만들어 텔레비전 앞에서 응원을 하며 경기를 관람하기도 한다.
또 하나는 아이가 신문에 좋아하는 운동선수의 기사가 나오면 꼼꼼히 챙겨 읽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런 모습을 보며 엄마의 영향이 아이에게 끼치는 영향에 대해 실감했고, 아이가 즐길 수 있도록 옆에서 수다를 떠는 역할을 하게 되었다.
이 책은 신문 기사를 통해 알게 되었다. 그런데 선뜻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었다. 그러다 친구가 이 책의 이야기를 해 주었다. 그 친구도 김연아 선수를 개인적으로 좋아하기 때문에 이 책을 사게 되었는데, 읽으며 많은 부분이 좋았다는 것이다.
친구가 내게 해 준 이야기에는 영어 교육에 대한 부분과 오기, 그리고 한 권의 육아서도 읽어본 적이 없지만 내게 있어 육아서는 바로 연아 자체였다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함께 덧붙이는 말, 이름이 같아서 그런지 나와 공통된 점이 있더라는 것이었다. 이름이 같은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비슷한 점이 있다는 말을 들으니 당장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나는 열흘동안 다른 책들을 보느라 이 책을 뒤로 미루고 있었다. 그러다 어제 그 친구를 만났더니 아직 안 읽었으면 읽어보라며 이 책을 건네주었다. 친구와 헤어지고 돌아오는 기차안에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술술 넘어가는 문장과 함께 공감되는 부분이 많아 계속 읽을 수밖에 없었다.
훌륭한 인물 뒤에는 거의 훌륭한 부모가 있다.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미국 대선의 두 주자 중 바람몰이를 하고 있는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에 도전 중인 버럭 오바마도 그 중 한 명이다. 그의 이야기를 우연히 얻게된 월간지에서 읽게 되었는데, 그가 있기까지 그의 엄마가 오바마에게 끼친 영향은 과히 대단했다. 열정적인 엄마가 있었기에 오바마가 지금의 자리에 있을 수 있었다는 말은 고개가 저절로 끄덕여졌다.
김연아 선수도 지독하리만치 뒤에서 이끌어준 엄마가 있었기에 지금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연아에게 올인하다 보니 연아의 언니와 남편 그리고 집안 살림에 소홀하게 되었다는 이야기 또한 성공 뒤에 있는 수많은 희생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하지만, 끊임없이 노력하는 엄마의 모습은 배울점이 많았다.
김연아 선수와 비슷한 성격을 가진 아이에게 이 책에 소개된 연아의 성격과 읽어주며 아이에게도 너도 잘 할 수 있다는 확신도 주었다.
아이는 우울했던 기분을 연아 언니와 자기가 닮은 꼴이라는 사실을 확인하며 풀어졌다.
이 책은 나에게도 좋았지만, 김연아 선수를 좋아하는 아이가 나중에 꼭 읽어볼 수 있도록 구매를 해서 비치해 두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