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이 책을 읽고 난 소감을 한 마디로 이야기를 해 보랬더니, 재미난 책이라고 아주 짧게 대답한다.

읽는 동안 내내 웃음을 띄었던 아이와 나.  아이가 고른 책이 재미있다고 칭찬해 주며 더욱 신나게 읽었다.

마르셀의 생일에 트리스탄은 아주 특별한 선물을 한다.  바로 커튼을 만들고 남은 천이 마르셀의 생일선물이었다.  마르셀은 팽이를 갖고 싶었기에 그리 달갑지않은 생일 선물이었다.

하지만, 둘이 하루를 함께 하며 이 선물은 아주 놀랍고도 특별한 선물이 된다.

아이들의 기발한 발상을 엿볼 수 있는 그런 책이다.

크림을 듬뿍 얹은 빵을 먹다가 옷에 묻을지도 몰라 "어떻게 하지?" 하며 고민하던 마르셀과 트리스탄은 바로 생일 선물을 이용해 턱받이를 만들어 빵을 먹는다.

이 때, 아이에게 뒷 상황을 이야기하게 보면 더욱 재미있다.

딸 아이도 이 상황을 작가와 똑같이 생각했다.  공감대가 형성되는 순간, 아이는 더욱 즐거워한다.

두 번째 상황은 산에 놀러 가기로 했는데, 햇볕이 쨍쨍 내리쬡니다.  "어떻게 하지?"

이런 식으로 하루 동안 마르셀과 트리스탄이 생일 선물인 천과 함께 즐겁게 보내는 상황이 작가의 상상력과 함께 잘 그려낸 작품이라 생각한다.

또 하나의 재미는 바로 마르셀과 트리스탄의 뒤를 쫒는 누군가(?)를 찾는 재미...

제일 뒷장을 보고 나서야 눈치를 채고 다시 책장을 앞으로 넘겨 보며 찾게 되는 재미가 있다.

작가의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여, 작가 이력을 유심히 읽어 보니, 아이들처럼 서툰 그림을 그리기 위해 오른손잡이지만, 왼손으로 그림을 그린다고 한 작가가 존경스럽기까지 했다.

아이들은 화려하고 세밀한 명화풍의 그림만을 좋아하지 않는다.  언뜻 보기에 서툴다싶은 그림을 더욱 좋아하는 경우가 많다.

아마도 공감대가 형성되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그런 점을 간과하지 않은 작가의 노력이 아이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지는 작품이다.

즐거운 찾기 놀이도 하고, 작가의 상상력과 아이의 상상력을 비교해 보는 재미도 있는 그런 책이었다.  

 

'엄마가 알을 낳았데'의 작가 배빗 콜.

번뜩이는 위트가 돗보이는 그림책 작가 중 한 명이라 생각한다.

그의 여러 작품을 만나 보았지만, 이 번 작품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이 작품을 보면, 비슷한 그림책이 한 권 생각난다.

바로 데이빗 섀논의 ’안 돼, 데이빗’이다.

그림만으로 상황을 설명하며, 나오는 말은 오직 안돼, 데이빗인 작품.

아이들은 이 책에 열광을 한다.  너무도 자신의 모습과 닮아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안 돼, 데이빗’이 안 돼, 데이빗만을 외치고 있다면, 배빗 콜의 말썽꾸러기를 위한 바른생활 그림책은 무엇을 하면 안 되는지를 글과 그림으로 알려주고 있다.

화장실 수돗물을 마냥 틀어 놓으면 안된다든지, 개나 고양이에게 사람 옷을 입히면 안된다든지, 머리에 접착제를 바르면 안된다든지 등을 알려 주고 있다.

왜 안되는지에 대한 것을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두 책(안 돼, 데이빗 & 말썽꾸러기를 위한 바른생활 그림책)을 함께 읽으면 아이들의 좋은 생활 습관 들이기에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된다.

아이와 함께 읽으며 웃기도 하고, 왜 안되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며 읽는 재미가 있었다.

8살 아이가 읽기에 낮은 단계의 그림책이었지만, 책읽기의 즐거움을 배가시키는 활력소같은 것이 낮은 단계 그림채기 가진 장점이라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주저없이 이 책을 선택했고, 함께 즐거운 독서를 했다.

 

곰 인형 오토.

제목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하지만, 어떤 내용의 책인지는 몰랐다.  표지 그림만으로 예상되는 내용은 낡은 곰인형과의 추억이 아닐까 싶었다.  그렇게 아이와 함께 책을 펼쳐 읽었다.

곰 인형 오토가 탄생되는 과정부터 이야기는 시작되고, 곰 인형은 다비드라는 소년의 생일 선물로 주인을 만나게 된다.

다비드에게는 오스카라는 절친한 친구가 있고, 곰 인형에게 오토라는 이름을 지어준 후 셋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오토에게 글씨기를 가르쳐 준다고 하며 놀던 다비드와 오스카는 잉크를 그만 쏟고, 오토의 얼굴에 지워지지 않는 잉크 얼룩이 남게 된다.

하지만, 즐거운 시간도 한 때, 다비드는 유대인이라는 별표딱지를 달게 되고, 어느 날 가족들은 유대인 수용소로 끌려 간다.  다비드는 곰 인형 오토를 절친한 친구 오스카에게 맡기고 떠난다.

남겨진 오스카와 곰 인형 오토는 전쟁에 힙싸이고, 어느 날 폭격으로 곰 인형 오토는 오스카와도 헤어지게 된다.

오스카와 헤어진 오토는 미군의 눈에 띄게 되고, 그 군인은 오토로 인해 목숨을 건진다.

그렇게 오토는 새 주인을 만나 바다 건너 미국에 도착해서 새 생활을 시작한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오토는 쓰레기통에 버려진다.  버려진 오토는 쓰레기통을 뒤지던 한 아주머니의 눈에 띄어 재활용가게로 팔려간다.  그 곳에서 깨끗하게 씻겨진 오토는 진열창안에서 새 주인을 기다린다.

그러던 어느 날, 가게 앞을 지나던 한 노인은 놀라움에 사로잡힌다.  그는 바로 오토의 옛 친구 오스카였다.  오스카와 오토의 이야기는 신문에 실리고 그 기사를 본 다비드와 기적처럼 만나게 된다.

그렇게 오랜 시간이 흐른 뒤 옛 친구들이 모두 만나게 된다.

곰 인형 오토는 전쟁의 비극을 어린이의 눈에 맞춰 그리고 있다.

전쟁의 아픔과 이별, 그리고 만남에 이르는 한 편의 드라마를 짧은 그림동화로 그려낸 곰 인형 오토.  전쟁이 무엇인지, 어떤 것인지에 대해 모르는 요즘 아이들에게 전쟁이 무엇인지를 간접적으로 가르쳐주고 있다.

이 책을 읽기 전 아이는 '전쟁'과 '곰이와 오푼둘이 아저씨'라는 전쟁을 다룬 그림동화를 읽었다.  그래서인지 아이는 전쟁의 아픔을 느끼며 더 이 책에 빨려들었다.

전쟁에 대한 책을 만나지 않은 상태에서 이 책을 만났다면, 아마도 그 감동은 조금 덜 했을 것 같다.

아이가 아직 세계 2차대전이나 나치의 유대인 학살에 대한 배경 및 역사적 사실에 대해 모르고 있어 더 깊이있게 읽지는 못했지만, 좀 더 아이가 세계 역사에 대해 알게 되었을 때, 이 책이 주는 메시지 및 시간적 배경 등 다양하게 생각하며 읽으리라 생각된다.

또한 제 2차 세계 대전을 배경으로 한 또 다른 작품인 '안나의 빨간 외투'와도 함께 비교해서 읽으면 재미가 배가되리라 생각한다. 

진한 감동을 주는 '곰 인형 오토'. 

아이와 진한 감동을 나누는 시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