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서점 인터파크도서

책을 읽자마자 시간을 확인하다.
출근시간과 맞물려 글을 쓸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을 쓰는 이유는 그 감흥을 그대로 남기고 싶기 때문이다.

아이의 문화지능을 키워주는 독서여행 책걷기라는 도서명을 보고 꼭 읽어야겠다는 강한 끌림을 받았다.
운좋게 도서이벤트에 당첨이 되어 만나본 도서는 나의 2011년 독서의 길잡이가 되었다.
생각지도 않았던 많은 수작을 접하게 되었고, 아이와 함께 어떠한 방향으로 접근하면 좋을지도 알게된 아주 짭짤한 소득을 안겨준 도서다.

사실, 책걷기를 읽기전 이와 비슷한 책을 접했었다.
어릴적 이런류의 글을 기행문이라고 배웠던 기억이 난다.
이런류의 글은 설명문, 이런류의 글은 논설문, 이런류의 글은 편지글, 이런류의 글은 수필 등등등...
정말 재미없게 배웠던 기억이다.
그래서 국어 성적이 좋지 않았나 보다.
가장 어렵게 느껴졌던 과목이 국어였으니 말이다.
남들은 제일 쉬운게 국어라는데, 난 정말 가장 어려운게 우리말이라 생각했다.
결국 수능에서 국어 성적보다 영어성적이 더 높았으니, 얼마나 국어를 어려워했는지 알만하다.

이런 기억 때문인지 장르를 구분짓고 형식을 구분짓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냥 무작정 내키는 대로 생각나는 대로 책을 읽었다.
한 가지 독서의 규칙이 있었다면 마음에 든 작가의 작품은 몰아서 찾아 읽는 것이었고, 속독은 전혀 못하고 오로지 정독만을 고집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지금도 책을 읽는 속도로 느리다.
아무리 책을 읽어도 속독은 안되니 남들에 비해 읽는 양도 적을 수 밖에 없다.
그래도 정독을 하는 관계로 기억에 남거나 생각하며 읽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나름 얻은 것이 크다고 본다.

왜 이 이야기를 늘어놓았느지 궁금할 것이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 『작가의 집』을 띄엄띄엄 읽고 있었고, 이 전에 감명깊게 읽은 비슷한 책이 『화첩기행』이다.
화첩기행과 형식면에서 큰 차이가 없는 이 도서를 읽으며 다시 한 번 『화첩기행』의 수려한 문장과 글이 떠올랐다.
그리고 당시 그 책을 통해 여러 작가와 도서로 책읽기 영역을 넓히게 되었던 기억도 난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책 읽기에 대한 갈증은 더해만 갔다.
미국 근대문학의 작가의 삶을 돌아보는 여행이 부러운 것이 아닌, 앞으로 읽어볼 만한 책이 많다는 사실에 더 기쁨을 느꼈다.

아이와 함께 책걷기를, 그것도 국내가 아닌 외국에서의 책걷기는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저자도 개인의 스케줄과 맞물렸고 오랜 시간 준비 했기에 가능했다는 점을 간과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좀 더 바란다면 다음번 도서는 외국이 아닌 국내에서의 책걷기를 계획해 멋진 글과 사진으로 담아주었으면 하는 생각이다.

국내에서의 책걷기는 문학기행이란 형태도 많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작게는 개인적으로 책걷기를 즐기기도 하지만 독서모임을 통해 학부모와 교사 또는 학생들끼리도 유명 작가의 생가나 현존하는 작가의 집을 방문 이야기를 듣고 이야기를 나누는 일들이 잦은 것으로 안다.
나도 꼭 한 번 이 대열에 끼고 싶은 마음이다.
어쩜 국내가 아니기에 더 주목을 받을 수 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수지의 책걷기’를 읽어본다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당시 10살이던 아이의 생각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데, 엄마를 닮아 멋진 문장가임을 알아볼 수 있다.
또한 책의 내공이 얼마큼 쌓였는지도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2011년 아이와 서울부터라도 조금씩 계획을 세워 책걷기를 시도해 봐야겠다.
그리고 독서의 갈증을 더해 준 도서 목록도 잊지 않고 읽을 계획이다.

독서에 대한 갈증을 일으킨 ’책걷기’, 한 번 쯤 읽어봄직한 도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