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보니 동화모임을 이끌게 되어 벌써 만 1년이 지나갔다.
동화가 좋아 시작하게 되었고, 모임을 함께 하는 분들이 좋아 일주일에 하루, 오전 시간은 오로지 이 모임을 위해 할애한다.

그러던 어느날, 동화를 좋아 읽는 어른들의 모임을 통해 서로가 안고 있는 유년시절의 상처나 짐을 하나둘씩 덜어내고 환하게 얼굴이 변해가는 것을 경험했다.
특별히 누군가가 주가 되어 상담을 하는 것도 아니고 오로지 토론을 하는 모임이고, 그 토론과 함께 각자의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하게 되다보니 어느순간 일어난 변화에 누구 할 것 없이 모임에 대한 깊은 애정을 갖고 참여하게 되었다.

주제 도서를 꼭 읽지 않아도 되었고, 그저 얼굴만 보는 것 만으로도 좋아 바쁜 시간을 쪼개 도서관의 눈치를 보며 모여 앉아 이야기를 나눈다.
가끔 얼떨결에 맡은 '반장'이란 타이틀이 부담스러워 고민이 되기도 했고, 몇 번이고 내 스케줄에 맞춰 요일과 시간을 변경하는 수고스러움을 마다하지 않는 분들에게 미안해서 그만둘까 생각도 했었다.
하지만, 그때마다 나를 잡아 준 것은 독서모임을 함께 하는 분들이었다.

내가 속한 독서모임의 인원은 현재 5명이다.
하지만 토론은 거의 4명이서 한다.
처음에는 발제 형식으로 시작했고, 서평 형식을 거쳐 지금은 토론만 하는 형식으로 간소화 되었지만, 2011년 연간 계획을 세우며 좀 더 깊이있는 독서모임으로 가고자 하고 있다.

그렇다보니 우리 모두에게 일어난 이 즐거운 변화에 대해 한 번쯤 짚고 넘어가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내가 제안을 해서 독서치료와 관련된 도서를 각자 읽고 토론을 해 보기로 했다.

어떤 책이 좋을까 하며 찾아헤매던 내 눈에 한 북피니언이 쓴 리뷰가 들어왔다.
주저없이 이 책을 샀다.

그런데, 페이지가 잘 넘어가질 않았다.
여러 이유가 있었지만 무엇보다 종교적 색채가 강하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독서 모임 맴버들과 토론을 할 때에도 공통된 의견이 '독서치료'와 '종교'가 매우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독서치료라는 타이틀을 단 도서들에서 종교를 빼고 이야기하기는 쉽지 않았다.
우리가 생각했던 것과 다름에 다들 실망했고 토론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말았다.

비록 원하던 방향의 결론을 얻지는 못했어도 모임을 이끄는 한 사람으로써 과연 이대로 이렇게 나아가도 될 것인가에 대한 의문에는 답을 얻을 수 있었다.
또한 앞으로 진행해 나갈 동화 모임의 방향도 잡을 수 있었다.

이 도서에는 저자의 개인 이야기와 함께 독서치료의 사례와 도서를 소개하고 있고, 독서모임의 방향과 구성 등 독서모임에 대한 값진 정보가 담겨 있다.

그렇기에 개인이 얻고자 하는 것 등을 취사선택해 읽는 다면 독서치료에 관심을 갖고 있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리라 본다.

내 경우처럼 독서 모임을 하고 있거나 관심을 갖고 있는 분들에게는 모임의 방향성을 충분히 제시해 준다.

그렇지만 '독서치료'에 대한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이 책을 통해 '독서치료'에 대한 나름의 정의를 내린다면 '독서를 통한 카타르시스'라 하겠다.
독서를 통해 간접 경험을 하고, 직접 경험을 통한 상처를 보듬어 주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게하는 것.
독서는 그렇게 소리없이 우리의 마음을 채워주고 감싸주고 달래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