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을 맞아 그동안 미뤄두고 읽지 않았던 책을 하나하나 정리해 가며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이 나의 선택을 받은 이유는 일단 부담이 없다는 점 때문이다.
양적 부담보다는 내용의 부담이 없다는 것, 그만큼 편하게 읽을 수 있기에 나의 선택을 받았다.
하지만, 부담이 없다는 것이 역으로 작용하여 한꼭지를 읽고 쉬엄쉬엄 다음 꼭지로 넘어가는 또 다른 역효과가 났다.
그 바람에 좀 오래도록 곁에 끼고 읽었다.
이러한 여러 호재와 악재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나에게 독서에 대한 또 다른 자극제가 되어주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책을 읽다보면 이 책을 쓴 작가가 궁금하고, 작가에 대한 궁금증은 작가의 작은 부분 하나까지 알고자 하는 호기심으로 발전한다.
어려서는 작가에 대한 호기심이 작가의 또 다른 작품에 대한 궁금증으로 번져갔는데,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어감며 소소한 일상까지 궁금하다. 그러한 호기심과 궁금증을 모두를 만족시켜주는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작가 중에는 내가 모르는 작가도 있다.
하지만 글을 쓰는 작가라는 공통 분모가 있어 읽는데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현대라고는 미처 생각되지 않는 고풍스런 작가의 집과 내부 인테리어는, 이러니 수려한 문장의 멋진 작품이 탄생할 수 밖에 없었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 만든다.
작가의 집 창가에서 바라는 외부의 풍경 또한 감탄 그 자체였다.
물론, 사진을 그 만큼 멋진 각도에서 찍은 탓도 있지만, 자연 그대로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누구라도 감탄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저자는 작가의 집을 그냥 보여주는 것이 아닌 작가의 일대기를 짧게 소개하며, 집과 작가의 상관관계를 설명해 준다.
내가 특히 눈여겨 본 공간은 작가들만의 서재였다.
거실, 주방, 침실을 엿보는 것도 물론 즐거웠지만 그 보다는 책을 읽고 글을 썼던 작업실겸 서재에 더 관심이 갔다.
과연 작가들은 어떤 분위기의 서재를 만들었을지, 멋진 서재를 갖는 것이 꿈인 나로서는 가장 궁금한 공간이었다.
상상 이상의 서재와 작업실은 작가의 숨결이 느껴지는 듯 매우 가까이 다가와 있었다.
작가의 손때가 묻은 작은 소품 하나까지 그대로 전시해 놓은 것을 바라보며 때로는 그 공간에 내가 서 있는 듯한 착각이 일기도 했으며, 그 시대로 날아가 숨죽이고 엿보는 짜릿함을 맛보기도 했다.

어느 작가 하나 순탄한 삶을 살다 가지 못했음을 글을 통해 알게 되어 안타까움이 일기도 했다.
그런 작가가 숨쉬었던 공간은 지금도 고요히, 시간이 멈춘듯, 변치않는 모습으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나 아닌 다름 사람의 생활공간을 엿보는 것처럼 즐거운 재미도 없다.
그래서 신혼집 집들이, 이웃집 나들이는 이런 엿보기의 즐거움을 공식적으로 만끽할 수 있는 자리다.
남자보다는 여자가 특히나 더 즐거워하고, 그 대상이 공인이라면 더 하다.
그래서 텔레비전 프로그램, 잡지 할 것 없이 유명인이 사는 집을 공개하는 것을 멈추지 않고 있다.

이 책고 같은 맥락에 있다.
그러나, 좀 더 고급스런 엿보기라고 할까?
이 속엔 가십거리는 없었다.
작가의 사생활이 드러나 있긴 하지만 그건 작가의 삶의 일부분이었다.
그리고 작품으로 승화된 점을 부각시키기 위한 또 다른 장치에 불과하단 인상을 받았다.
그렇기에 고급 엿보기라 할 수 있지 않을까?

눈도 즐겁고 마음도 즐겁고 궁금증도 해소시켜주고, 궁극적으로 미래에 내가 설계할 나만의 서재에 대한 밑그림도 그리며, 참으로 많은 것을 얻어낸 도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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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4학년에 올라가는 딸아이는 작년 가을부터 셜록 홈즈가 등장하는 추리물에 푹 빠져있다.
그래서 여러 출판사의 셜록 홈즈 이야기를 읽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이 출판사 책이 아이들 눈높이에 가장 맞는 것 같고 게다가 쉽고 재미있다고 하며 내게 권했다.
사실 낯선 출판사라 우려를 하며 읽기 시작했는데, 아이의 선택을 받은 이유를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이 책은 완역본은 절대 아니다.
이 책을 읽을 대상 연령에 맞춰 편집된 책이다.
이러한 점이 단점이 될 수도 있지만, 번역과 편집의 힘으로 아이들이 추리물에 빠져드는 시기에 맞게 눈높이를 조절함으로써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시켰다 할 수 있다.

10권의 시리즈물로 기획하면서 한 권에 두 가지의 사건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1권부터 읽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아쉽게 도서관에서 바로 대출할 수 있는 것은 3권 뿐이었기에 이것부터 읽어 보았다.
다행히 집에 셜록 홈즈 단편집이 있는데 같은 이야기가 있어 비교하며 읽었다.
딸아이도 쉽고 재미난 이야기를 읽은 후에 같은 작품을 읽으니 느낌이 새롭다고 했다.
그러면서 읽은 내용이기에 읽기가 수월했지 그냥 읽었다면 아마 지루하고 재미가 없었을 것 같다는 말을 덧붙였다.

비단 아이의 느낌만 그러한 것은 아니었다.
나 또한 단편집에 실린 작품을 먼저 읽기도 하고, 나중에 읽기도 하며 비교해서 읽는 재미가 있었다.
그러다 보니 이 책이 얼마나 많이 독자연령을 고려했는지를 알게 되었다.

또한, 어릴적 추억의 도서를 읽으니 감회 또한 남달랐다.
셜록 홈즈, 괴도 뤼팡을 읽으며 탐정이 되고싶은 꿈도 꾸었었기에 추억이 되살아 났고, 아이와 공감할 수 있다는 점이 무엇보다 기뻤다.
11살 무렵이면 추리물에 빠져드는데 딱 그 나이가 되어 딸아이가 셜록 홈즈를 읽고, 열광하는 모습은 그때의 나와 참으로 많이 닮은 듯 하다.

셜록 홈즈를 다시 읽어보니 사건의 실마리가 예측 가능하여 어릴적 느꼈던 놀라운 쾌감은 맛볼 수 없었다.
하지만 아이는 달랐다.
"역시 셜록 홈즈라니까!"
이 말을 에피소드가 끝날 때 마다 했다.

비록 축약본의 어린이용 셜록 홈즈지만 이것이 바탕이 되어 완역본을 읽어 보면 또 다른 시각의 셜록 홈즈가 보이리라 생각된다.

원서를 읽은 분의 말에 의하면 셜록 홈즈가 대단히 금전을 추구하는 탐정으로 그려져 있다고 한다.
완역본에서도 기존의 이미지와 대치되는 홈즈의 대가성 사건 해결을 그대로 그려냈을지 아니면 번역자가 기존의 구축된 이미지를 그대로 그려냈을지 궁금하다. 그렇지만, 이 또한 시각을 달리해 보면 홈즈가 사설 탐정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든다. 돈을 받지 않고 사건만 해결한다면 생활이 안되기에 사설 탐정이라는 직업의 특성상 대가를 지불 받고 사건을 해결하는 일을 하는 홈즈는 당연하다는 생각이 든다.

초등 아이들에게 추리, 탐정이라는 이야기 장르를 가장 흥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추천해 달라 하면, 서슴없이 이 시리즈부터 읽어보라 할 것이다. 

끝으로, 아이와 이 시리즈를 누가 먼저 읽나 내기를 했다.
올 해는 왜 이리 책 읽기 내기가 많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