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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시 꼬랭이 동네> 그 열 여섯 번째 이야기, 『돼지 오줌보 축구』.
이 시리지를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써 참 오랜 기다림 끝에 새 이야기를 만났다.
물론 이 책이 출간된 지는 1년이 지났다. 기다림이 큰 만큼 출간 즉시 구매했었다.
하지만, 이상하게 이 책은 나에게는 끌리지 않았다.
딸은 역시나 오래 기다린 만큼 흡족해 했지만, 유독 난 끌리지 않았다.
왜일까? 또 다시 스스로에게 의문을 던진다.
그리고 1년이 지나 책을 읽고 싶은 충동이 강한 어느 날 저녁, 내 눈에 드디어 이 책이 들어왔다.
천천히 읽어나가는데 그림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최근에 고전을 읽는 중이라 더 글만 눈에 들어오는 것 같다.
글과 그림을 번갈아가며 읽어 나났다.
이 시리즈의 최대 강점은 '추억의 이야기'라는 것이다.
부모에게는 추억의 한 자락을 자극하며 공감을 얻어내고, 어린이들에게는 부모세대의 추억을 들여다보며 상상의 나래를 펴게 해 주어, 두 세대의 멀어져만 보이는 차이를 좁혀 주는 다리 역할을 한다.
무모 자식이 서로 같은 이야기를 읽고 있지만, 느끼는 감정은 분명 다르다.
추억과 상상력은 정 반대되는 말이다.
하지만, 이 둘의 차이는 '이야기'라는 배에 실려 서로 교차점을 찾아 흘러오다가 어느 순간 만나 즐거움을 나눈다.
그런데, 『돼지 오줌보 축구』에서 나는 이 공감을 얻지 못했다.
어린 시절 부모 세대의 추억의 이야기로 듣기는 했어도, 실제 그랬던 경험이 없기에 그러하지 않았는가 싶다. 지금 내가 부모의 입장이지만, 이 이야기는 내가 아닌 나의 부모님세대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국시 꼬랭이 동네>시리즈 자체가 지금의 30·40대 부모 세대의 이야기는 분명 아니다. 그 윗세대의 추억을 담아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게 공감할 수 있었던 이유는 부모 세대에게 옛날 이야기처럼 들으며 자랐기 때문에 낯설지가 않기 때문이다.
그럼, 앞서 말한 강점과 다른 차원의 이야기라 여겨질 수 있다. 잘못된 논리 전개라고 생각될 만큼 말이다.
다시 정리해 보면, 부모와 어린 자식 세대의 시대적 차이를 좁혀주는 이야기라는 것은 맞다. 그런데 그 세대가 단지 부모님 세대에 국한 된 것이 아닌 그 윗세대, 그 윗세대까지 아우른다는 점이다.
여기서, 이 책으로 다시 돌아와 보자.
지금 나는 『돼지 오줌보 축구』는 공감이 가지 않았다고 하면서 <국시 꼬랭이 동네>시리지는 세대간의 벽을 허무는 이야기라 주장하고 있다.
둘 다 틀린 표현은 아니다.
내가 공감하지 못한 이유는 내 부모에게서 돼지 오줌보로 공차기를 했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하고 자랐기 때문이다. 그러니 옛 놀이라 미디어나 책을 통해서만 알고 있던 정보이기에 공감까지는 이끌어 내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아이는 부모세대의 처억만 공감하는 것이 아닌, 그 시대 놀이나 이야기를 상상하기에, 상상력을 자극하는 이 이야기를 즐길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아이들이 이 시리즈를 더 좋아하고 즐겨 읽는 이유인 것이다.
아이들을 주 독서대상으로 하는 책은 바로 이점을 간과해서는 절대 사랑받을 수 없다.
<국시 꼬랭이 동네>시리지는 이 점을 가장 잘 이끌어 낸 몇 안되는 시리즈 중 하나이다.
앞으로도 계속 만날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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