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사 제임스 헤리엇(James Harriot)-이라는 외딴 요크셔 지방의 골짜기를 돌아다니며 만난 다양한 동물을 돌봐주고, 애정이 담긴 예리한 눈으로 관찰한 이야기들을 담았다.

우리는 어째서 이러한 소소한 일상의 동물들의 이야기 속에서 감동을 얻어서 지금까지 사랑을 받아오는 사람이라 한다. 예전에는 영국에서 제임스 헤리엇의 드라마로 나와서 국민들의 사랑을 받았오는 것일까?  

그런데 재미 있는 것은 제임스 헤리엇 이라는 이름이 본명이 아니라는 것이다. 1916년 10월 3일에 영국 잉글랜드 북동주의 더럼 주 선덜렌드에서 태어나 스코틀랜드로 한 살 때 이주하여 성장을 하였다고 한다.

그의 본명을 제임스 얼프레드 와이트(James Alfred Wight)이다. 그가 이렇게 필명을 쓰게 된 이유는 바로 아내 빈정거림 때문이라니 아이러니 한 이유이면서 재미있었다.

『이 세상의 모든 크고 작은 생물들』은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는 영국의 수의사, 제임스 헤리엇의 경험담이면서 그가 저녁 식사 때마다 아내에게 들려주었던 이야기들 이라 한다.

그는 수의대를 졸업한 이후 생애 대부분을 요크셔 초원의 사람들과 더불어 살았다. (정확히는 노스요크셔주 데일 지방의 ‘서크스’) 여기 책에서는 ‘데레비’라는 지역 명으로 나온다.

그는 졸업 당시에 수의사 취업난이 심각한 상황이라 수의사가 취업을 해도 봉급을 제대로 받아 보지 못하고 그만두기 일수 인 동기를 많이 본 제임스 헤리엇은 두근거리는 맘으로 시그프리드 파넌씨를 만나러 가는 이야기부터 그의 만남을 시작으로 여러 동물들과 동물 주인들의 한겨울에 외딴 농가에서 환자를 볼 수 있다.

이렇게 비협조적인 주인과 중병에 걸린 동물을 다루는 일에 이르기까지 헤리엇은 수의사 생활이 놀랄 만큼 다양하고 끝없는 도전이라는 것을 발견한다. 그 속에서 그의 유머와 동물에 대한 연민과 애정이 더욱 돋보인다.

현실이 수의과대학의 단조로운 배경과는 전혀 다르다는 것을 발견한다. 어떤 왕진은 가슴이 찢어질 만큼 힘들다. 시골의 외진 마을에 사는 어떤 노인의 유일한 친구이자 말벗인 개가 병에 걸렸을 때가 그런 경우다.

50세가 된 1966년부터 이 지역에서 경험을 토대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책을 펴냈다. 글에 풍미를 더 하는 것은 동물과 사람들에 대한 생생한 묘사다. 헤리엇이 환자인 동물뿐 아니라 보호자인 농장주 등 동물 주인들에게도 관심을 기울인 수의사였기 때문이다.

사실 난 동물을 가까이서 보는 것을 꺼려한다. 누군가 키우면 멀찌감치 귀여워 해주지만 가까이 가기엔 정말 두렵다고나 할까? 좀 그렇다. 그래서 이렇게 책으로 즐기는 편이 더 좋다.

그러나 그의 애정이 느껴지는 동물들의 관심과 그 주인에 대한 신뢰가 있었기 때문에 이렇게 100년이라는 시간 속에서 그의 이야기는 꾸준하게 고전 속으로 나올 수 있었다 본다.

 

 

 

 

우리가 책읽기 낭독법은 초등학교 다닐 때 1학년 국어책에서 올바른 읽기를 위하여 한명씩 돌아가면서 읽는다.

그러다가 읽기를 그냥 눈으로 읽어가게 되면서 낭독에 대해서 의미를 잊어 갈 때 다시 한 번 자기가 읽는 자기 말소리를 자기 귀로 직접 들어가면서 읽는 것이 큰 효과를 준다고 한다.

왜냐하면 소리를 냄으로써 발성기관에 자극을 주는 것은 물론 자기가 자기 소리를 듣기 때문에 자기 목소리를 알아내서 가꿀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기억을 되살리면서 우리의 뇌를 다시 활발하게 움직이게 해준다. 요즘은 네비게이션이나 휴대폰 없이는 살아 갈 수 없는 시대가 되어 버렸다. 지근은 기계가 없이는 어디든 갈 수 없다.

가족의 전화번호를 알고 있는 사람은 과연 얼마나 될까? 우선 가족의 번호는 난 외우고 있다. 낭독으로 우리는 천천히 글을 소리로 내어 가면서 뇌로 전달을 해주니까 그렇게 책의 내용을 살며시 상상을 해주게 된다.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음독이 창의력과 집중력을 키우고, 기억력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을 높이 산다. 때문에 어린 아이들이나 학생들에게 음독을 훈련시켜 책의 내용을 보다 이해하도록 돕는다.

여기서 나오는 낭독의 글들은 우리가 아는 시인, 소설, 고전문학에서 많이 간추려 나온 글들이 수두룩하다. 첫 장의 글들은 모두가 그렇게 낭독을 위하여 쓴 글이라 볼 수 있다. 그런 글 위에 작가의 생각을 적은 글들 또한 잊지 않고 적어져 있다.

사실 조카가 내방에 와서 낭독을 한다. 하루에 2~3권 읽기를 완료하면 간식을 사준다는 약속이 걸려 있기 때문에 내방에서 (소리 내어)낭독해가면서 읽는다.

목청이 대단한 조카인지라 또박 또박 한 글자를 읽어 갈 때마다 내 머리에 와 닿게 된다. 그렇게 들려오는 글과 이야기의 상상이 들려온다.

아직 셈은 미숙하지만 그렇게 맨날 국어 받침을 틀리던 녀석이(틀리면 맨날 놀리곤 했었는데.) 이젠 책을 잘 읽어 나기니 신기하기도 한다.

이렇게 글의 낭독을 꾸준하게 하다보면 읽으면서 자기 목소리를 들을 수 있고 이것이 발전하면 평소에 자기가 남에게 말하는 자기 말소리를 들을 수 있다. 보통의 사람들은 말하면서 자기 목소리를 듣지 못 한다.

그래서 우리는 남들의 목소리가 아닌 나의 목소리를 내어서 아이들에게 얼마나 읽어줘 봤을까? (소리 내어) 읽기가 귀찮다고 내팽겨 쳐 본 적은 없는가? 소리 내어 읽으면 말도 잘 하고 표현력도 좋아지지만, 무엇보다 낭독을 통해 가족들이 연결될 수 있을 수 있다.

내주변의 아빠들 중에 힘들고 귀찮다고 내팽겨 치는 사람들을 많이 보게 된다. 요즘에는 소리 내어서 낭독을 하는 모임도 있다고 한다. 막상은 읽어보려 하면 쑥스럽고 해서 잘 안되지만 조금씩 읽어 가다 보면 익숙해져서 자신감이 생겨나가게 된다.

 

 

 

 

 

 

『제6회 혼불 수상작』이라한다. 사실 난 수상작이라 해서 호기심이 동하지는 않는다. 퇴근길 친구가 이거 읽어 봤어? 묻기에 궁금증이 생겼다. 그래서 이번에 읽어보기로 했었다.

일란성 쌍둥이 자매가 있다. 친부모가 히피처럼 살았던 터라 호적에도 신고하지 않았던 존재의 일란성 쌍둥이 자매는 부모가 돌아가시고도 입양이 되었지만 언니만 호적에 오르고 동생 자신은 존재 하지 않는 세상의 존재다.

언니는 세간에서는 의사로 살아가지만 어두운 곳에서는 남모르게 암약을 하는 일을 하고 있다.

감시자(?)들의 이야기라 해서 어떤 분들이 나오실지 궁금하기도 하지만 막상 나오는 소설에서의 이야기는 그들의 삶을 다루는 듯 하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그는 점점 더 금수저 출신 요원들이 장악해가는 이 조직의 경직성에 불안을 느끼고, 다수 대중에게 존재에 대한 성찰이나 사색을 마비시키는 이 사회의 답답한 구조를 우려한다. 금수저가 점점 흙수저가 되어가는 모습에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의 타당성이 얼마나 적합성이 되어 있는 것인지 알아 볼 수 있다.

이 세상에는 누군가가 보이지 않게 움켜쥐고 조종하고 있다는 생각에 흔히 '음모론'으로 치부된다. 그러나 서로가 감시를 하면서 지켜보는 상황에서 서로를 믿어 나가지 못하는 그들의

여러 이니셜로 지칭되는 인물이 모종의 스파이 조직과 관련돼 등장한다. 35세 남성인 X는 병원에서 깨어나 자신의 과거 15년간 기억이 사라졌음을 깨닫는다.

한 남성이 접근해 X가 어떤 조직의 스파이였으며 이전처럼 금융계를 좌지우지하는 애널리스트로서 조직을 위해 계속 일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 조직의 여성 요원인 Y는 X와 같은 중요 요원들을 감시·관리하는 그림자 요원으로 X가 스파이 일에 복귀하도록 조종하는 임무를 받고 X에게 접근한다. 조직의 수석요원인 B는 소설가인 Z를 잠재적인 위험인물로 보고 감시한다.

이 책은 퍼즐을 맞추어가듯 조각조각 흩어진 단편들을 수습해가는 과정이 곧 소설 작법 자체가 되는 소설로서 책 읽기의 즐거움을 선사하는 매력적인 소설이다.

이번 주 내내 검색어에 오르내리는 인물들의 뉴스들을 보면서 우리같이 살아가고 있는 인간들에게는 허탈하고 허망한 저항을 할 수 없는 삶을 산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누구에게나 이런 세상에 순응할지 저항할지 선택할 기회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좀비처럼 살아가는 이들의 의식을 깨우는 데 개개인의 기억과 기록, 그것을 공유하는 문학과 독서가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