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장에 어서 오세요〉드라마를 아시나요? 사실 근래 일드를 보지 않아서 〈나비장에 어서 오세요〉란 드라마는 보지를 못했다. 이것은 그 드라마의 원작이라고 한다. ‘테후테후’란 단어가 나비란 속뜻이라고 한다.

나비장은 월세 13,000엔(한화 15만 원), 보증금에 관리비도 없는 2층집이다. '테후테후장'에는 여섯 명의 세입자가 살고 있다. 제 각각의 사연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 그들은 세상에 대한 불신감과 색안경 끼고 바라보는 시선을 바라보고 살아가는 각각의 사연들을 안고 살아가는 세입자들은 자신이 처한 현실을 원망하거나 외면하려 한다.

쉽게 풀리는 일 하나 없는 이들이 모든 건 세상 탓이라고 등을 돌려 버리는 모습마저 당연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같은 방에 사는 유령들은 그들에게 위로는커녕 저마다 입바른 소리로 신경을 긁어 댄다.

급기야 자신만의 세상에서 벗어나지 않으려고 더 꽁꽁 숨거나 범죄에 손을 대기도 하고, 남은 생을 포기하려는 극단적인 생각마저 해야 하기에 이른다.

세입자들은 현실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공감도 못하는 유령들과 다투기 일쑤다. 급기야 그들의 존재를 거부하고 밀어내지만 유령들은 그마저도 남의 일이라는 듯 웃어넘긴다.

그러나 이미 세상을 떠나 형태마저 없는 유령들은 나약한 인간에게 질책하듯, 혹은 위로하듯 넌지시 한 마디 건넨다.

이만한 정신력으로 세상을 살아갈 수 있겠느냐며 다친 마음에 소금을 뿌리고 질책한다. 누구에게나 나름의 자리가 있고, 그것을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한다면 이루지 못할 바가 없다면서 따끔하게 쓴 소리를 아끼지 않는 유령들을 보면서 그들의 정체는 도대체 뭐일까? 싶었다.

우리가 여기서 살아가면서 미련이 있을 것이고 내일에 대한 또 다른 기대를 안아 보고 있기 때문에 유령들에게는 인간들에게 따뜻한 위로 말보다 현실에 대한 한마디를 건네는 것이 아닐까 싶다. 되레 촌철 같은 유령들의 한 마디에 현실을 직시하고, 스스로 살아갈 근육을 키워 나간다.

아주 특별하다면 특별할 수 있는 동거인이 곁에 있으면서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현실 속에서 자신의 눈높이에 맞는 일을 찾아가면서 서서히 세상과 맞서 나아가려는 그들의 모습에 독자들은 큰 감동을 받게 될 것이다.

 

 

 

 

몇 년 새 스웨덴 소설의 바람이 거세다. 이번에는 <……100세노인> <……까막눈이 여자> 등을 안고 왔었던 작가 요나스 요나손 이라는 작가가 이번엔 킬러 안데르스를 데리고 왔다.

‘땅끝 하숙텔’에 머무는 킬러 안데르스는 60대의 남자로 30년 감옥살이를 한 진짜 ‘킬러’다. 모두가 그를 두려워하면서 피한다.

요한 안데르손, 속칭 ‘킬러 안데르스’는 술과 약물, 그리고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폭력적인 기질로 인해 인생의 절반 이상을 감옥 안에서 보냈다.

페르 페르손은 낡아 빠진 ‘땅끝 하숙텔’에서 리셉셔니스트로 일하며 연명해오다가, 여기에 ‘딸’이란 이유 하나만으로 아버지로부터 갖은 모욕과 폭력을 받아온 비렁뱅이 ‘사이비 목사’ 요한나 셸란데르가 가세하게 되면서 이야기는 점차 걷잡을 수 없는 사태에 치닫게 된다.

페르손과 셸란데르의 사업 구상은 이때부터다. 킬러의 일 처리 솜씨를 내세워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을 혼내 드립니다.’라는 콘셉트로 곳곳에 홍보하고 돈을 챙기기 시작한다.

그러나 자신의 인생 반을 감옥 안에서 살아온 킬러는 이젠 참회하면서 살아가겠다면서 하나님을 찬양하며 술을 끊지를 않나, 벌어들인 돈을 몽땅 기부하겠다며 파업을 선언한 것이다.

전의 폭력적인 태도와 전혀 상반되는 모습을 보여주는 킬러 안데레스는 이젠 사업의 구상으로서 먼 사람이 되어 버리게 된 것이다.

사업을 유지하려 좌충우돌하는 사이 세 사람은 세상에 대한 증오를 씻고 착한 사람이 되기로 마음먹는다.

진짜 삶의 의미를 찾아 떠나는 킬러 안데르스와 두 친구의 긴 여정은 순간순간 끼어드는 다양한 캐릭터의 인물들과 얽히고설켜 지루할 틈 없이 웃음을 끌어낸다.

황당무계하면서도 흥미를 자아내는 킬러 일당의 기상천외한 세 가지 사업들이 그는 일상 속에서 사람들을 관찰하고 분석한 후, 자신의 내면에 들여 인간의 여러 속성을 혼합시킨 뒤 새로운 인물을 창조해 낸다고 한다.

변두리 인생이라 부를 만한 킬러와 리셉셔니트스와 목사는 제각기 우연히 삶에 찾아든 기회를 놓치지 않고 난생처음 자신이 원하는 일을 선택하고 곧장 달려간다.

또 소설 속 예측 불허의 상황들에 낄낄거리며 웃다가도 책을 덮는 순간, 모골이 송연해지는 것은 바로 저자의 날카로운 시선 아래 세계가 재구성되는 까닭일 것이다.

 

 

 

 

 

 

픽션이면서 왠지 모르게 스토리는 현실처럼 훅 다가온다. 우리는 점점 폭력으로부터 문 밖으로 나올 수 없는 시대에 살아가고 있다.

행복초등학교 6학년 3반 강한철은 부모님이 없어 이모 댁에서 살고 있다. 그러나 이모부의 진짜 모습을 모르는 밖의 사람들에게 강한 불만을 가지면서 이모부가 한철 자신을 폭행 하면서 누군가에게 이르면 이모와 이혼을 한다고 협박을 한다.

한철이는 술만 마시면 손찌검을 일삼는 이모부의 폭력에 무력한 피해자이지만, 친구에게는 폭력을 행사하는 가해자이기도 하다.

‘피해자’와 ‘가해자’의 자신이 처한 상황의 두 입장을 가지고 벗어날 방법으로 폭력을 다시 선택을 한다는 것은 안 좋은 일이라 본다. <반면교사-다른 사람이나 사물의 부정적인 측면에서 가르침을 얻는다.>라는 글이 있다.

이모부의 그러한 폭력성을 보면서 난 저러지 않아야지 하는 생각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나오는 폭력을 그냥 가정 폭력으로 한정되어 있지만은 않다.

어린이집 폭력, 데이트 폭력, 내 자식이니까 혹은 훈육을 위해서라는 정당성과 합리화로 죄의식 없는 폭력에 노출되어 있는 아이들, 그리고 작품 속 한철이가 보여주는 폭력에서 오는 것은 폭력을 낳는다는 것을 다시 보여준 책이다.

그러한 한철이의 속사정을 보면서 학교에서 애들의 돈을 뺏거나 훔치는 것을 한철이를 불량소년이라고 우리 어른은 단정 짓고 색안경을 낄 수 없는 노릇이다. 지금 우리 모습과 가장 맞닿아 있는, 불편하고 외면하고 싶은 이야기를 솔직하게 전한다.

맞을 짓을 해서 맞는 거라는 이모부의 말처럼, 상대 아이가 맛을 짓을 해서 때리는 거라는 자기 합리화에 빠져 있고, 자신의 손찌검을 올바른 가정교육이라 여기는 이모부처럼 자신의 폭력이 상대에게 위협이 될 거라는 인식이 없다.

그래서 한철이가 상대 아이를 때릴 때 자기의 폭력을 합리화하면서 상대에게 위협 된다고 느끼지 않다가 어느 날 자신이 점점 모습이 이모부를 닮아 가고 있다는 것을 느끼면서 반성을 한다.

그리고서 자신 스스로가 변해야 한다는 것을 생각하면서 폭력에 대한 위험성과 무서움으로 문 밖으로 나오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