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가의 책들을 이렇게 꽂아서 보니 인물의 성격을 날씨로 만든 것처럼 책 표지에 날씨 표시 그림이 있다. 그리고 동물의 그림들이 있다. 그러한 것에 무슨 이유가 있는지 궁금하다.

브릿마리는 타고난 결벽증에 까다롭기 그지없고, 늘 과하게 솔직한 게 흠인 사람이다. 거기다가 강박증이 심하게 있는 것처럼 반듯하게 있어야 하면서 정리정돈이 되어 있어야 하는 깨끗함이 겸비해 윽~ 정말 싫은 캐릭터다.

그런 브릿마리의 남편이 쓰러 졌다.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일자리, 본인이 생계를 꾸리게 된 브릿마리 여사님. 한 번도 밖으로 사회생활이나 다른 이들과 이울려 본 일이 없던 아줌마가 일자리 찾기에 나선다. 한마디로 사회성이 정~말 부족하다. 배려심도 부족하다.

처음 등장부터 삐그덕 거리는 ‘브릿마리’라는 사람을 보면서 이런 사람도 있구나 싶었고 읽어가면서 그녀가 점점 답답하면서 그놈의 과산화수소 집착은 더더욱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매일을 다람쥐 쳇 바퀴가 돌아가는 것처럼 지정된 시간과 정해진 스케줄 속에서만 활동을 하던 브릿마리는 남편이 쓰러지고 일자리를 얻어서 지방으로 가면서 일을 하게 되면서 본인스스로의 모든 교과서적인 방식이 (타인에게) 낡고 힘들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남편이 쓰러졌다고 연락이 오기 전까지 남편의 불륜 사실 마저 모르고 있었다가 덤덤하게 받아들이면서 자신이 30~40년을 살아온 집을 떠나서 나온다.

타인에게 어찌나 피해를 저렇게 무례하게 할까? 싶을 정도로 자신만 괜찮으면 되는 고집으로 상대의 생각을 들어보지 않는 브릿마리는 참 가까이 가고 싶어지지 않는 캐릭터다.

그렇게 피곤한 브릿마리가 여직원을 ‘족쳐서’ 보르그라는 지역의 레크리에이션 센터 관리인으로 취직하는 데 성공한다.

그러나 보르그는 거기까지 가는 길이 있다는 것이 유일한 장점으로 꼽히는 지역이고, 알고보니 레크리에이션 센터는 철거를 앞둔 건물이다.

처음에 만나는 사람마다 기겁하는 첫 만남 이라 갈수록 태산인 것처럼 입버릇처럼 과산화수소와 픽스를 찾는다. 어디든 깨끗한 곳이 없어서 불안한 브릿마리는 관리실을 반짝반짝하게 청소하고, 함께 사는 쥐의 식사를 준비하고, 얼룩 투성인 축구팀 운동복을 깨끗이 세탁한다.

그러나 가만히 둘 수 없다는 생각이 든 사람이 나타난다. 이렇게 다루기 힘든 아줌마를 넉살 좋게 말 걸어 주면서 챙기는 사람 또한 있다.

조금 달라진 게 있다면, ‘친구’란 게 생기고 축구팀 ‘코치’라는 꽤나 미심쩍은 역할을 맡게 된 것 정도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로 인해 브릿마리도, 보르그도 조금씩 변하게 된다.

아마도 이러한 사람의 등장이 감질나게 나오기 때문에 브릿마리의 모습에서 인간미라는 것을 좀 더 쉽게 다가가 볼 수 있을 것이다.

 

 

13층씩 높아지는 재미있는 나무 집이다. 그러한 나무 집의 FUN BOOK으로 다시 나왔다. 그러다가 이벤트로 당첨이 되어 또 한권이 생기게 되어서 남매가 나란히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어떤 책일까? 궁금했었다. 그래서 한권을 샀다. 나무집 시리즈 중에 13층 나무 집과 26층 나무집, 52층 나무 집 시리즈를 가지고 있다 보니 정말로 책이 나온다는 예약 판매가 기대 하게 되기도 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펀 북FUN BOOK 이란다. 어떤 책일까? 그래서 이번의 FUN BOOK은 어떻게 나온 걸까? 싶어서 본 책은 기발한 상상력으로 아이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는 〈나무 집〉 시리즈를 색다르게 즐길 수 있는 놀이 책이다.

 

책에서는 나의 소개와 책의 내용을 읽다 보면 할 수 있는 퀴즈 풀기 놀이, 숨은 그림 찾기, 점 잇기 등을 여러 가지 즐거운 놀이를 책으로 할 수 있다. 그렇다 보니 책으로 보는 책을 읽고 자연스레 이어지는 독후 활동은 책 읽는 즐거움과 함께두뇌 활동을 촉진시키고 창의력을 키우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아이가 이제 막 한글을 배우다 보니 함께 옆에서 해줬었다. 그래서 해줬는데 하루아침에 다 할 수 없는 책이다. 1~2주 동안 하면서 자기가 좋은 것 부분에 포시를 한다.

사실 펀 북을 읽어 나가기 전에는 이렇다하게 예전의 나무집 시리즈 들은 즐겁게 읽었다고 생각이 들지는 않았었는데 지금은 오히려 펀 북 때문인지 더욱 재미가 든 것처럼 즐겁게 남매가 하고 있는 걸 보니 좋았다.

 

 

 

밤에 읽어 내리는 ‘철학’ 그것도 소심하다는 철학 에세이다. 솔직히 아직도 철학의 서적은 그냥 둘러보고는 그 자리에 그대로 둔다.

마치 이미 법에 대한 지식과 그에 대한 이해능력을 갖춘 이들만을 위한 판사의 판결문 같다. 어떤 책은 분량도 방대하다. 그래서 잡기가 부담이 되는 분야 이면서 누군가의 추천으로 사는 것이 아니면 잘 고르지 않는 것이 철학이다.

그래서 이렇게 재미있게(?) 스스로의 철학을 읽어 나가게 하게끔 밤에 읽어서 불안한 나의 모습을 철학으로 읽어 나가게 하면서 막막해지는 부분을 철학에서 찾아 ‘불안’이라는 정서로부터 ‘생각’이 일어난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살아가는 모습에 철학이 녹아있다. 이 책은 사람들이 흔히 겪는 일들을 통해 철학을 알기 쉽게 풀어낸다.

우연찮게 그 글들로 출간이 이루어졌고, 출간을 계약한 원고에 조금 더 읽을거리를 첨가하고 싶다는 욕심으로 서양철학을 읽기 시작했던 것이 시작인데 이제는 주객이 전도된 느낌이다.

온전히 나만 남은 시간인 밤에 사람들은 이 같은 고민을 하게 된다. 이 책은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밤에 읽기 좋은 철학책을 표방한다.

저자는 밤이 갖고 있는 특성에 맞게 늘 우리의 마음속에 있는 철학적 사유를 ‘불안’이라는 키워드로 설명한다.

동양철학이 갖추지 못한 서양철학의 논리 체계에 경의를 표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왜 이렇게까지 어렵게 설명하는 걸까?’라는 의문과 회의감을 품게 되었다.

한 번쯤 들어본 이름의 철학자들이지만 한편으로는 이들의 철학에 대해서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철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앞서 시대의 흐름을 이해해야 하고, 그 속에서 철학이 갖고 있는 의미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남이 이별했을 때는 상대방의 입장 따위 고려하지 않고 냉철한 조언을 쏟아내면서, 자신의 이별 앞에서는 세상 끝났다는 듯 부어라 마셔라 진상을 떨어대는 우리니까. 결국 이미 내가 걸려 있는 소심의 범주로 남의 소심함을 규정하는 것이다.

누군가에게 깨지면 프라이가 되지만 스스로 깨치고 나오면 병아리로 태어나는 것처럼, 내 세계는 스스로 깨고 나올 수 있어야 한다. 철학을 통해 고민의 답을 깨칠 수 있도록, 이 책은 나의 틀 밖으로 한 발 더 걸어 나올 수 있도록 이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