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그러니까 올 봄에 초등 입학하는 아이가 있다. 유치원 친구들과 다른 학교로 배정이 되어서 속상해하지만 그래도 거기에 가서 어떠한 아이와 선생님을 만나게 될지 설레고 있다.

이 책은 입학을 준비하는 아이뿐만 아니라 초등생 누구나 읽을 수 있는 동화다. 미카·한나·페카·티모 등등 엘라와 같은 반 친구들 열여덟 명의 기상천외한 학교생활을 그렸다.

이 책은 핀란드에서 큰 인기를 얻어서 유럽과 아시아권에서 인기를 안고 있는 스테디셀러라 하는데 읽어 보니 정말 엘라의 친구들과 선생님의 이야기가 유쾌하게 느껴져서 읽어 나가는 내내 웃었다.

엘라가 1학년이 되었다. 반 친구들과 다 사이좋게 지내가면서 어울리지만 담임 선생님의 표정이 썩 좋지가 않다. 편지만 볼 때마다 고민이 깊어지는 것 같은 선생님이 걱정이 된 엘라와 친구들은 분명 협박장이라고 결론을 내고 협박자를 찾아 나서기에 이른다.

물론 경찰까지 오게 되는 큰 소동으로 끝이 난 선생님의 고민인 협박 편지 사건은 ‘협박 편지’가 아닌 B반 선생님의 고백 편지라는 것에 아이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휴가를 얻어 신혼여행까지 일사천리로 다녀오신다.

자기만의 생각을 각색해서 해석하는 재주가 있는 페카, 언제나 울기만 하는 울보 아이 미카, 모르는 게 없는 티모 등 자주 등장한다.

그러나 아이들의 이러한 소동은 참으로 많이 나온다. 크리스마스 연극을 준비 하려고 신혼여행 중이신 담인 대신 임시로 온 선생임이 연극 이야기를 꺼내기도 전에 아이들은 또 다시 엉뚱한 소동을 일으키고 만다.

책의 내용은 순수하게 아이의 시선으로 보여준 것처럼 유쾌 발랄한 애들을 많이 만나 볼 수 있다. 거기에 담임 선생님은 매일 애들에게 시달리니 머리 아프고 골치 아프지만 말이다.

그리고 이 책의 좋은 점은 점수 등에 연연하지 않고 주어진 상황을 충실히 즐기는 엘라와 친구들의 모습도 훈훈함을 더해준다.

교육의 질을 높이는 건 공부나 시험 성적이 아니라는 걸 자연스레 깨닫게 하는 부분이다. 부모와 함께 읽으면 더 좋은 책이다.

이번에 나오는 첫 번째 시리즈라고 하니 다음번에 나오게 되는 두 번째의 이야기가 기대가 된다.

엘라의엉뚱발칙유쾌한학교사계절출판사맘수다

 

 

 

 

 

매일 아침편지를 받아 보는 나이다 보니 여러 책들에서 나오는 책속의 좋은 글들과 함께 고도원 작가의 생각을 담은 짧은 글이 있다. 여러 책들과 그의 생각이 담겨져 있어서 읽어 나갈 때마다 그가 말하는 한마디 한마디가 좋게 느껴진다.

이번의 책은 고독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면서 힘들어 한다면 잠시 쉬라는 의미의 신호라는 용기를 가지라고 전하는 글들이 담겨 있다.

요즘에 혼밥이 많아졌다. 혼밥을 하게 되는 몇 년 전만해도 “넌 친구도 없어?”라는 질문을 받게 되는 경우가 있었다. 혼자서 생각을 해보는 시간이 있다는 것을 다른 사람들은 의미를 잘 이해 못하던 때다.

혼자서 먹다 보면 오늘 하루의 일들을 돌이켜 보면서 반성을 해보거나 내일 일에 이렇게 해야겠다고 생각을 가지게 되는 시간이 되는 거다.

난 이렇게 혼자의 시간을 가져서 홀로 고요히 있을 때 비로소 산란했던 마음이 가라앉고 막혀 있던 지혜가 드러날 수 있다. 그래야 다시 한 걸음을 내딛을 수 있는 힘이 솟고 방향을 잡게 된다.

여기서는 ‘절대’라는 단어가 붙어서 더 강렬하게 의미 부합이 된 절대 고독이라는 제목이 되는데 왜 고독이면 고독이지 절대 일까? 싶은데 읽다보면 글에서 우리가 고독의 주제로 볼 수 있는 주제를 다루며 이들이 우리 삶에 던지는 의미와 지혜들을 풍성하게 담아냈다.

무엇보다 스스로 위로하고 격려하는 고독의 시간은 고갈된 마음을 채우고 새로운 영감을 불러오는 기회가 된다. 지친 몸과 마음에도 휴식과 치유를 선사하게 된다.

절대고독의 순간을 넘어 마침내 깊고 넓은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은 바로 진정한 나를 만나는 과정이자, 성장의 순간이기도 하다.

우리들에게 고독한 순간을 즐겨보라고 한다면 어떨까? 과연 그 순간을 당당히 즐기면서 시간을 힘겹게 관통하고 있는 것을 좀 더 친근하게 길동무처럼 할 수 있게끔 하라고 말하는 《절대고독》은 말 한다.

그래야 우리는 재충전 한 것처럼 다시 한 걸음 걸어 나갈 수 있다. 지난주에 난 몸살을 심하게 앓은 적이 있었다. 이렇게 움직이기 싫고 3~5일 내내 내리 잠만 잔 듯하게 충전을 한 적이 있었다.

우리들 또한 이렇게 몸이 지치게 되면 신호가 온다. 그렇기 때문에 고독이 온다 해도 그 상황을 벗어나려고 발버둥 보다는 충전의 시간이 되는 하나의 성장의 순간이 되는 것일 수 있다.

 

 

쉬 는 것 도 용 기 다

 

‘절대고독’은 이제 좀 쉬라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쉬는 것도 용기입니다.

다짐하고 결심해야 가능합니다.

내가 쉬면 모든 것이 멈출 것 같은 불안감,

일에 매달려야만 살아 있는 듯한 강박감,

그런 습관과 생각에 오래 갇혀 있으면

 

끝내 쉬는 용기를 내지 못합니다.

‘쉬는 용기’와 ‘사는 용기’는 서로 통합니다.

 

 

 

 

 

 

어제 까지 함께 있었던 아빠가 이사를 한다고 누노히키 삼촌이 아빠 이사를 돕기 위하여 왔다. 지금의 렌코 기분은 최악이다. 3이었던 가족이 2과 1이 되어 버리게 되었으니까.

누노히키 삼촌과 사귀고 있는 와코 언니도 이사를 구경 겸사로 스쿼터 타고서 왔다. 갑자기 엄마와 살면서 둘만 되는게 이상하면서 아빠가 없는 공간이 허전하게만 느껴지는 렌코 생활에는 많은 변화가 찾아온다.

아빠, 엄마, 렌코까지 3이었을 때는 몰랐던, 또는 잊고 있던 사실들을 엄마와 렌코는 2의 생활을 하면서 하나씩 발견하고 서로 알아 간다. 삶에서 가장 강한 때는 가장 약한 때와 서로 통하는 때라고 한다.

집안일을 분담하게 돼가면서 서로의 모자람을 맞추어 줄 수 있는 생활을 렌코는 알아갈 수 있게 된다. 엄마와 렌코는 각자의 방식으로 상처를 치유하고 서로를 격려한다.

가장 약해진 때를 180도 전환하면 바로 그때가 자기 인생에서 가장 강한 시간이 되는 것이라 한다. 여기서 나오는 렌코와 엄마, 아빠 또한 지금 삶에서 가장 강한 시간을 향해 가고 있지 않을까 싶다.

부모의 이혼은 오늘날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일이 되었다. 하지만 20년 전에 쓰여진 작품에 주목해야 할 이유는 ‘남자=일, 여자=가정’이란 오래된 가족 내 사회적 규정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렌코와 엄마가 작성하는 계약서에 등장하는 가사 분담 문제는 사소하지만 일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대신 인위적이지 않고 자연스럽고 솔직한 이야기로 독자들의 마음 깊숙하게 남는다.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부모의 이혼에 따른 자녀의 현실과 심리적 감성을 밀도 있게 표현한다. 이 작품은 부모의 이혼으로 가족끼리 갈등하거나 아이의 눈물샘을 자극하지 않는다.

엄마랑 아빠가 서로 떨어져 살게 됐으니까 렌코에게는 어떤 일이라도 일어날 수 있었다. 엄마에게도 성장기가 있었고 언젠가는 끝이 났을 것이다. 렌코는 지금 바로 자기가 성장기라 생각한다.

렌코와 엄마는 계약서에서 필요 없는 조항들은 하나씩 지워 간다. 방학 때, 아빠네 집으로 가는 전차 안에서 렌코는 성장기란 느리게 진행된다는 것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