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씩 조그만 나방이 집안에 나타나면 윤성이는 자지러지게 놀랍니다.
그뿐인가요. 좁쌀보다 더 작은 벌레가 옷에 붙기라도 하면 아주 난리가 난답니다.
원래 조금 겁이 많은 편인 아이라 그런지 아니면 도통 곤충이라곤 못 보고 살아서 그런지는 모르겠어요.
윤성이는 엄마 벌레 있어요.라고 말하고 저는 그건 곤충이 있네. 라고 말해요.
곤충은 머리,가슴,배로 되어 있고 다리가 세쌍이며 날개가 있는걸 말하지만 어쨌든 벌레에 포함 이 되는 말이지요.
그런데 어른들이 바퀴나 파리,모기는 벌레로 보고 나비,장수풍뎅이,잠자리 같은건 곤충이라 하니
아이들도 어느새 벌레는 나쁜거고 곤충은 좋은거다... 이렇게 정의 내리게 되어 버렸나 봐요.
엄마 벌레는 나쁜거죠~~? 라고 묻습니다.
그건...아닌데 말이죠. 물론 인간에게 해를 끼치긴 하지만 그들도 엄연히 곤충이고 다 자연에서 필요한 위치가 있을 테니까요.
일단은 아이에게 곤충이 뭐라는걸 정확히 알려주는게 먼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너무 어려워도 안돼고 지나치게 두껍거나 설명이 많아도 아이가 힘들어 할것 같아 적당한 책을 찾다가 내가 좋아하는 곤충을 만났어요.
시진보다는 그림을 선호하는 편이에요.
특히나 곤충은 잘못 보면 징그러워 보일수 있기 때문에 너무 생생한 사진보다는 그림으로 그린게 아이들에게 더 쉽게 다가갈수 있는것 같아요.
아이가 좋아하는 세밀화로 그린 곤충도감이 집에 있는데 그림보다는 설명이 더 많은데다 너무 두꺼워서 초등학생은 되어야 보겠다 싶은 책이에요.
그래서 한쪽에 치워 두었지만 그래도 세밀화가 훨씬 더 효과적이라는건 알게 되었지요.
사실 한적한 시골 풍경이라거나 논밭에서 날아다니는 곤충을 사진으로 찍기란 힘들잖아요.
우리가 살았던 옛날 시골 모습을 세밀화로 따뜻하게 그려 놓으면 아이는 직접 가본 적은 없어도 책을 보며 상상을 하게 되나봐요.
엄마 , 아이들이 시골길에서 놀고 있어요~ 매미를 잡으려고 하나 봐요. 하면서 저에게 설명을 해줘요.
두껍지 않은 책속에는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곤충들로 채워져 있어요.
이미 집에 여러권을 곤충책이 있지만 어떤책은 너무 많은 종류의 곤충들이 나와서 저도 처음 들어 보는 곤충들이 수두룩 하답니다.
아이가 물어보면 답해 주기가 곤란할 때도 있어요. 본적이 없으니 설명해주기가 난해해요.
이책에 나오는 곤충들은 가짓수가 많지는 않지만 우리가 얼마든지 실제로 볼수 있는 곤충들로 꾸며져 있어요.
그리고 제가 어린시절 시골에서 살면서 거의 다 본것 들이죠.
잠깐 옛날 생각에 빠져보며 아이에게 신나게 설명을 해줬답니다. 엄마의 선머슴 같았던 어린시절도 곁들여서요. ^^
독서 삼매경에 빠진 윤성이..^^
깔끔한 표지에 전체적인 디자인이 깨끗하고 하얀 느낌인지라 겉만 보고도 절로 손이가는 책이에요.
그래서 저도 아주 재밌게 읽었지요.
아이들이 보는 책인데도 멋진 양장 그림책을 보는 듯해요. 책이 너무 예뻐서 자꾸 손이 가요.
책을 보다 중간 중간 모르는 단어나,신기한 그림이 있으면 엄마 아빠를 찾아서 물어봐요.
아이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주기위해 엄마도 덩달아 공부를 하게 됐어요.
거미와 지네는 곤충이 아니라는것, 소금쟁이도 날 수 있다는것, 나비와 나방의 구분법 등...
좋은책을 만난 덕분에 우리아이가 곤충 박사가 되어 버린것 같아요.
방학내내 윤성이는 내가 좋아하는 곤충을 보면서 행복해 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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