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서점 인터파크도서

이번에 새로 나온 히가시노 게이고의 신작인 "신참자"는 하나의 사건이 아닌 여러 가지 사건으로 이루어진 단편소설집이 아닐까 하고 처음엔 그렇게 생각하면서 읽기 시작했다. 아홉 가지의 사건들이 모두 아홉 명의 신참자에 관한 이야기일꺼라고만 생각하고 읽 기시작하다가 신참자들을 한명씩 나열하면서 하나의 사건 해결을 위한 용의자를 찾고 있는 수사 과정을 보여주는거구나 하고 생각하게 된 것은 요릿집 수련생의 이야기를 읽기 시작할 때였다.

아홉 가지의 이야기에는 아홉 명의 신참자들이 숨어 있었다. "센베이 가게 딸"에서는 최근 남편과 이혼하고 니혼바시로 온 이유 조차 알 수 없는 이 동네에서의 수수께끼의 신참이라고 볼수 있는 한 여자가 등장하고, "요릿집 수련생"에는 17살의 나이로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요리사가 되겠다는 생각을 아버지에게 얘기하고 아버지의 인맥으로 '마쓰야'라는 가게에서 서빙을 하고 있는 소년이다. 결혼한지 몇 달 되지 않은 "사기그릇 가게 며느리", 새로운 생명의 시작을 보여주는 "시계포의 개"와 "케이크 가게 점원". 사랑하는 사람과의 시작을 보여주는 "번역가 친구", 새로운 가족의 시작을 보여주는 "청소회사 사장".

센베이 가게 딸

4월부터 미용학원에 다니기 시작한 나호는 갑작스럽게 병원에 입원한 할머니로 인해 마음을 졸여야했다. 나호가 초등학교 무렵 교통사고로 돌아가신 엄마를 대신해서 엄마와도 같은 존재로 자리잡은 할머니가 쓰러져 입원한다는 것은 상상도 못했다. 두달여 동안 입원을 하고 한차례 수술을 받은 후 퇴원한 할머니는 보험 보상과 관련하여 서류를 챙겨 보험회사 직원인 타쿠라가 집으로 직접 찾아와 서류를 받아 갔다. 그날 발생한 '고덴마초 살인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뒷날 찾아온 경찰들은 타쿠라를 한명의 용의자로 여기고 알리바이를 조사해 나갔다. 그때 함께 등장한 가가형사. 타쿠라의 무죄는 증명이 될까?

요릿집 수련생

슈헤이는 요리사가 되기 위해서 '마쓰야'에서 서빙일을 하고 있다. 서빙일 중간에 사장님의 심부름으로 닌교야키를 사서 가져다 주고 난 그 뒷날 슈헤이에게 형사가 찾아왔다. 형사는 슈헤이가 닌고야키를 사간 것을 알고 '고덴마초 살인사건' 과 관련 있는 인물인지를 알기 위한 알리바이 조사였다. 그 피해자의 아파트에서 발견된 닌고야키의 용기로 인해 용의자가 된 슈헤이. 밝혀지는 그의 알리바이. 사건의 범인은 언제 나올까? 가가형사의 등장만으로도 스릴 있지만 아직 두명의 용의자만이 나온 상황이라 더 범인이 궁금해져 왔다.

사기 그릇 가게 며느리

나오야는 마키를 만나 호감을 가져 몇 달간의 교제를 한 후에 결혼까지 이르렀다. 행복할 줄로만 알았던 결혼 생활은 예상치 못한 고부간의 갈등으로 나오야는 언제나 가시 방석이다. 그러던 어느날 어머니가 모임에 가신 동안 그릇 가게로 찾아온 가가. '고덴마초 살인 사건'의 피해자가 이곳의 손님이란 것을 알고 들렀다고 하지만 마키의 이름을 부른것에 의아해 하던 나오야는 가가가 어떻게 마키의 이름을 알고 있는지 의문을 품게 된다. 가가는 나오야에게 죽은 피해자의 집에서 포장이 되어있고 가격표도 붙어 있는 가위를 발견했고 피해자가 컴퓨터로 마키에게 보낸 핸드폰 문자로 인해 이름을 알았다고 얘기한다. 그리고 나오야가 눈으로 보던 고부간의 갈등 또한 가가로 인해 진실을 알게 되자 조금은 마음이 풀린다.

시계포의 개

전자시계가 아닌 태엽시계를 고치는 곳에서 일하고 있는 아키후미는 어느 날 가가 형사를 만나게 된다. 그녀가 살해 되기전 고부나초의 시계포 아저씨를 만났다는 이야기를 쓴 메일을 발견하여 만나러 왔다는 가가 형사는 돈키치 산책을 시키기 위해 인근의 공원을 산책했다는 얘기를 듣고 돌아갔지만 뒷날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다며 시계포를 찾아왔고 때마침 돈키치의 산책을 가는 아카후미를 따라 나서고서야 의문들이 풀린다. 그 의문을 풀어준 것은 돈키치와 시계포의 사모님이었다. 피해자와의 연관은 더 이상 없다는 것을 알고 가가 형사는 비밀을 하나 얘기해 주고 돌아간다.

케이크 가게 점원

케이크 가게에서 일하면서 두달 전부터 가게에 들르기 시작한 단골 손님인 그녀는 같은 아파트의 여자에게 닌고야키를 선물받아서 생략하려다가 그래도 케잌이 빠질 수 없다면서 들렀다며 7시가 거의 다 되어서야 들렀지만 결국 케잌을 사지 않고 나갔다. 그런 그녀의 사진을 형사인 가가가 들고 와서 보여주었을때 바로 알아볼 수 있었다. 자신에게 너무나도 상냥했던 그녀, 자신의 순산을 빈다면서 강아지 조각 장식을 준 그녀가 영영 볼 수 없는 사람이 되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갔다. 가가형사는 미네코가 아는 사람도 없는 고덴마초로 이사오게 된 이유를 그제서야 알게 된다.

번역가 친구

다미코는 미네코가 살해당한 것이 자신의 잘못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원래 만나기로 한 약속시간인 7시에 만났더라면 그녀가 죽지 않았을텐데 라는 생각을 하게 되자, 다치바나에게 프로포즈를 받고 반지까지 선물 받은 것이 후회스럽고 원망스럽기만 했다. 다미코에게 찾아왔던 가가 형사. 며칠 후에 다시 찾아와 함께 가자고 한 곳에는 미에코가 다미코에게 선물하려고 주문한 젓가락이 있었다. 미네코는 자신이 번역가로 자리 잡게 도와주겠다던 다미코를 믿고 이혼을 결심해서 자리잡으려고 하던 중 결혼해서 런던으로 떠난다는 다미코가 미웠지만 젓가락을 준비했다는 것은 그런 다미코를 용서했다는 의미가 아닐까? 가가형사는 사건을 수사하는 동시에 살인 사건으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받은 다미코까지 챙기는 세심함을 보이고 있어서 놀라웠다.

청소회사 사장

나오히로는 청소회사를 걸립하여 많은 번영을 했다. 그러다 인원 감축을 하라는 이야기를 듣지만 나오히로는 차마 사람들을 정리하지 못하고 있다. 나오히로 밑에는 사장 비서라는 유리가 일하고 있다. 젊은 여자가 사장 밑에서 일하다 보니 이런 저런 소문이 나돌고 있지만 그런 소문 속에 내재된 진실은 고우키가 아버지인 나오히로에 대한 불신을 조금은 풀어주지 않았을까?

민예품점 손님

'호오즈키야'라는 민예품점에 들러 전통 팽이를 구입해가는 경찰 가가 형사로 인해 주인인 마사요는 사건에 대해서 알게 되고, 자신이 파는 팽이와 사건이 관련있을까봐 괜한 걱정이 생긴다. 그곳의 팽이 끈으로 누군가가 죽었다면 평판이 나빠지게 될테니까 말이다. 관련없는 것으로 밝혀지자 맘이 놓이면서도 괜히 사건의 해결이 궁금해져 오는 것은 나와 같은 마음이 아닐까? 과연 범인은 누구일까?

니혼바시의 형사

우에스기는 단정치 못한 차림의 가가 형사가 탐탁지 않았다. 그런 선입관으로 가가 형사를 바라보고 있을 무렵, '고덴마초 살인사건'은 자신이 현직에서 물러나기로 마음 먹고 마지막 사건이 이상하게 돌아가는 듯 보였다. 사건 현장에서의 여러가지 필요치 않은 증거들이 나와서 인지도 모르지만 누가 밝혔는지 알 수 없는 사건의 진실들이 나타나고 나서야 가가형사에 대한 생각이 잘못된 선입관임을 알 수 있었다. 사건의 범인, 전혀 예상치 못한 사람으로 밝혀지고 나서야 가가형사의 대단함을 다시 느낄수 있었다.

가가 형사의 재등장만으로도 내게는 너무나 반가운 작품이었다. 갈릴레오 형사 시리즈나 가가형사 시리즈를 좋아하는 내게 찾아온 또 하나의 즐거움이 또 이렇게 마무리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