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기묘한 공간에서 벌어지는 가슴 훈훈한 이야기...
[나미야잡화점의 기적]을 정의하는 정말 단순하지만 깊이있는 문장이라고 생각한다.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이름을 떠올리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작품은 [용의자X의헌신]
생각지도 못한 반전에 충격을 받은것도 잠시 그 이후로 나오는 히가시노게이고의 작품들을
손꼽아 기다리게 만들었었다. 누가 누군가를 죽이고 그 죽음에 얽힌 미스테리를 풀어가는
추리에서 벗어나 이번 나미야~에서는 선혈이 낭자한 죽음대신 가슴따뜻한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사람사이의 온정이야말로 추위를 녹이기에 가장 적절한 방법이 아닐까..
많은 사람들이 어떤 고민이 생기면 많은 생각들을 하지만 그 고민에 대한 답은 본인이
가장 잘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고민을 상담하는 이유는 이만큼 힘들다는것을
알아달라는 이야기..대화할때 가장 중요시되는점이 경청이라는것을 생각해보면 그 고민을
들어주는 사람에게 상담자가 원하는것 또한 공감과 경청이라는것을 알 수 있다.
남들이 보기에는 별것 아닐것같아 보일지라도 그 고민 대상자에게는 심각한 일일 수도
있는법이라는것을 잘 인지한 나미야잡화점 할아버지의 위로는 많은 이들에게 기적을 선물한다.그리고 삼십년후 그 기적의 잡화점이 부활한다.
쇼타, 고헤이, 나쓰야는 삼인조 좀도둑이다. 누군가를 해치지않았지만 그들이 도둑이라는
사실이 변하지는 않을터 경찰의 포위망을 벗어나기위해 그들이 선택한 목적지는
30년이라는 시간동안 비어있던 나미야잡화점..사람의 온기라곤 하나도 없는 이곳에
이상한 기운이 감도는것을 인식한 세사람은 뭔지모를 불안에 휩싸이는데 그들앞에
나타난 고민의뢰편지..어찌된 영문인지 몰라 허둥대는 세사람에게 답을 알려준것은
오래된 잡지한권에 실려있는 나미야잡화점의 기사..
첫번째 의뢰편지는 올림픽에 나가야하는지 아니면 불치병에 걸린 연인의 곁을 지켜야
하는지 하는 운동선수의 고민이었다. 사랑하는 사람의 꿈이기도 한 올림픽에 출전을
하기위해서는 얼마남지않은 연인을 지킬수 없다는 고민을 듣고 세사람은 당연히
올림픽보다는 연인의 곁을 지켜야한다는 의견을 주지만 몇번 답을 주고받는 사이에
저편과 이편의 시간이 다르다는것을 깨닫게된다. 1979년에서 온 고민의뢰..그들은
1980년 올림픽에 일본이 출전하지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그러나 고민의뢰자에게
그 사실을 말해줄수는 없는상태에서 뭐라고 최선의 조언을 할 수 있을지.
그 편지를 시작으로 다양한 편지들이 고민을 싣고 속속들이 등장한다.
어딘지 모르게 불길한 기운이 감돈다며 하루바삐 이곳을 떠나자는 일행과 자신들을 찾아온
이 고민들에 답을 전해주고 싶다는 일행사이에 삐걱거림이 찾아들지만 그들은 아직
함께였다. 가업으로 이어지는 생선가게를 물려받아야하는지 아니면 자기가 좋아하는
뮤지션의 길을 가야하는지 고민하는 음악가의 고민상담..얼마되지않는 박봉을
받으면서 클럽에서 같이 일하는 여자가 의뢰한 호스티스로의 전업에 대한 고민..
그들의 고민을 들으면서 삼인조 도둑들은 상대방에게 가장 도움이 되는 길이 무엇인지를
고민하며 진지하게 상담에 응하게되고 그 결과물에 대한 답을 듣게까지되자 자신들이
그동안 살아왔던 인생에서 남에게 행복을 전해주는 일이 있다는것을 알게된다.
나미야잡화점에 처음부터 고민의뢰가 적혀있었던것은 아니었다.
동네아이들의 짓궂은 장난에 화를 내지않고 친절하게 답을 하던 나미야잡화점의
할아버지에게 정말로 진지한 고민의뢰가 들어오고 그 고민에 갖은 지혜를 끌어모아
친절하게 답을 해주던 할아버지는 자기가 하는 일이 단순한 재미가 아니라 누군가의
인생에 어떤 큰 영향을 미치게된다는것을 알게된다. 그래서 끝까지 그 고민들을 버릴수
없던 할아버지는 아들에게 삼십년후 본인의 제사날 나미야잡화점이 부활한다는 기사를
올려달라 부탁을 하고 그 부탁이 실행된 지금 삼인조 도둑들이 우연히 그 잡화점에 들르게
된것이다. 환광원, 그리고 나미야잡화점에 고민을 의뢰한 사람들, 그리고 삼인조도둑.
그들 모두에게 기적같은 순간이 찾아온다.가슴따뜻한 동화를 원하시는 분들이라면
주저하지말고 선뜻 읽어보아도 좋을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