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만 3세, 44개월을 달려가는 제 딸아이는 올해부터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만 36개월까지는 엄마와의 애착관계가 잘 형성되어야 정서적으로 안정감도 높아지고, 무엇보다도 사랑을 듬뿍 주면서 키우고 싶은

엄마 맘에, 다행히 집에서 일을 할 수 있는 상황이라 그래, 5살 때부터 다녀도 괜찮겠지 라고 생각했고, 드디어 3월에 입학을 했답니다.

첫 주는 너무너무 힘들었어요.

아이가 안가겠다고 생떼를 쓰고, 떼 놓고 오면 어린이 집에서 울고불고 난리도 아니었답니다.

처음 며칠간은 어린이집을 정말 보내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할 정도로 심각했었어요. 그러다가, "아이는 유치원에서 세상을 배운다."라는 책을 만나게 되었답니다.

아이의 마음이 어떤지, 왜 안가겠다고 우는 건지 이유를 알아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제 스스로도 아이가 어린이집에 가야만 하는 타당성을 알아야만 아이를 꾸준히 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구요.

아이의 마음을 어떻게 달래줘야 하는지, 아이가 어떤 점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지, 이 책은 천천히 해답을 알려주었답니다.

어떤 점에서는 제가 이미 알고 실행하고 있는 일들도 있었고, 어떤 점에서는 제가 모르고 있던 사실들도 많이 알려 주었습니다.

어린이 집에서 배우는 단순한 일들이 그저 형식화 되지 않았다고, 그저 노는것이 전부일 꺼라고 생각했었던 제 생각들도 많이 변화 되었구요. 지금은 아이가 배우는 다양한 놀이들이, 단순해 보이는 율동들이 모두 아이에게 필요한 것이란 생각이 많이 듭니다.

특히, 어린이집에서 더불어 친구들과 함께 놀고 부딪히는 과정들 또한 아이에게 중요한 것이란 생각도요. 솔직히, 어린이집을 보낼 때 아이가 너무 많아 북적거리게 되면 좀 더 아이를 잘 돌봐줄 수 있는 어린이집으로 옮기려는 생각도 했었답니다.

그런데, 다양한 아이들을 만남으로써 사회성을 기르고, 사람에 대한 대처 능력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저자의 말에 생각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어찌보면, 아이의 입장, 아이의 눈으로 봐주어야 했던 일들을 엄마의 눈으로만 바라보니 더 못보고 지나친 건 아닌지 후회가 되기도 합니다. 아이가 변화하는 것처럼 엄마도 같이 변화해야 한다는 말들도 크게 공감이 가는 부분입니다. 제가 사회성을 잘 길러 다른 엄마들과 잘 어울리면, 아이도 당연히 엄마의 모습을 본 떠 다른 친구들과 잘 어울릴 수 있게 되는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부모는 아이의 거울이란 말을 익히 알고 있으면서도 실천한다는 것은 어찌나 어려운지요.

천천히 다시 한번, 아이의 눈으로 책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엄마의 눈으로 책을 보았으니, 내 아이라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미리 갖고 다시 본다면 더 아이의 마음을 잘 이해하고 보듬어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아이가 어린이집에 다녀온 날부터 아이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어떤 친구하고 놀았는지, 어린이 집에서 무엇을 하고 놀았는지 다양하게 질문하면서 아이의 생활을 듣다 보니 아이도 요즘엔 엄마와 얘기하는게 재미가 있는지 다양한 얘기들을 재잘거리곤 합니다. 친구도 생겼고, 의외로 잘 적응해 가고 있네요.

아이가 어린이 집에서 더욱 잘 성장해 갈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역할은 엄마가 해야겠지요. 아이와의 대화도 물론 중요하지만, "아이는 유치원에서 세상을 배운다."와 같은 책과 함께 해나간다면 더욱 잘해나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