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교회 새가족 양육교재의 두 번째 과는 ‘사랑’이다. 하나님의 사랑을 설명하기 위한 도입부분으로 ‘수컷 가시고기’의 희생과 사랑을 새가족에게 들려준다. 이어서 ‘당신의 부모님과 수컷 가시고기와 닮은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라고 묻는다. 희생, 사랑 등으로 자신 있게 대답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씁쓸한 웃음으로 대하거나 침묵하는 등 새가족의 반응이 다양하다. 이 질문의 의도는 부모, 특히 어린 시절의 아버지에 대한 애착 패턴으로 하나님을 인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새가족에게 구원에 이르는 지식을 가르치며 하나님이 아버지가 된다고 하면, 어떤 이는 하나님은 무서운 분, 벌주시는 분, 멀리 계시는 분 등으로 생각하여 율법주의로 빠지는 경향도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애착 관계 연구의 주요 개척자인 존 보울비의 애착이론에 바탕을 두고 설명해나간다. 하나님과 나, 그리고 타인의 관계는 내 유년기에 부모와의 관계경험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애착행위체계의 구성요소는 네 가지 스타일이라 한다. 즉 내 어릴 적 자아가 부모를 신뢰하는 과정에서 형성된 ‘안정감 있는 유형’, 정서적으로 미숙하거나 불안정하고 애정결핍증인 부모아래서 성장하며 형성된 ‘불안해하는 유형’, 부모가 자신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여기며 성장한 과정에서 형성된 ‘회피하는 유형’, 부모에게 학대나 방임 등의 상처를 통해 형성된 ‘두려워하는 유형’이라 한다. 이 유형들 중 안정감 있는 유형 외 세 가지 유형의 고통스러운 애착패턴은 하나님을 부정적인 방식으로 인식할 수 있음을 말하며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나 역시 성도들을 만나면서 많은 스타일에 맞게 통찰하고 대화하는 것에 대한 어려움이 있다. 무조건 의존하려는 사람, 말씀으로 혼나기를 기다리는 이가 있는가 하면, 자존감이 하나도 없거나, 상대를 재며 마음을 굳게 닫는 사람, 하나님이 결코 자기를 사랑할 수 없을 거라는 등의 말에 혼란스러웠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그 해답을 이제 조금 알 것 같다. 그 사람의 형성된 애착관계에서 기인했던 것이다. 하나님과의 친밀한 관계를 위해 이 책에서 안내하는 영적인 습관을 기를 것과 영적인 재활 등에 대해 좀 더 깊이 알고 싶다. 상처로 아파하는 성도들에게 당신은 사랑받을 가치가 충분하며 언제 어디서든 하나님을 의지할 것을 강하게 권하리라고 다짐했다. 하나님과 바른 애착관계가 되도록 안내해야지. 전능하신 하나님은 우리의 과거조차 합력하여 인생에 가장 풍성한 교훈을 주시고 하나님께로 더욱 가까이 이끌어 가시는 분임을 강조하리라.
이 책을 읽으며 나의 어린 시절과 삶의 경험들이 내 주변 인간관계에 큰 영향을 끼쳤음을 진지하게 생각했다. 일찍 이 책을 읽었더라면 나를 좀 더 잘 알았을 텐데, 두 딸을 더욱 정서적으로 키울 수 있었을 텐데, 성도들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나를 안타깝게 했다. 그럼에도 희망이 있음은 하나님과의 애착관계이다. 언제든 부를 때에 즉각적으로 응답해 주시는 좋으신 아버지가 바로 하나님이시기 때문이다. 하나님 아버지가 나를 전인적으로 치유해주실 것을 믿음으로 바라본다. 이 책을 결혼을 앞둔 사람과 현재 부모인 분, 하나님과의 진정한 관계를 원하는 분, 교사, 영적인 지도자들에게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