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에 대학원을 졸업하는 큰 딸아이가 유학을 가겠다고 확언을 하여 가족을 놀라게 한 것은 지난달이었다. 결혼하고 공부하는 것은 어떠냐? 국내에서 박사 과정에 입학하면 어떻겠느냐? 집안 사정도 넉넉지 않으니 시집 갈 밑천이라도 벌면 어떻겠느냐? 여러 말로 방향전환을 시도해보았지만 딸의 확고한 꿈은 그 무엇으로도 돌이킬 수 없었다. 한편, 꿈과 비전과 젊음이 있는 딸이 부럽기도 했지만, 피붙이 하나 없는 외국으로 유학자금 없이 딸을 떠나보낸다는 게 부모로서는 여간 마음이 무거운 게 아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만난 윤오순 씨의「공부유랑」은 필독서처럼 다가왔고 나에게 큰 도움을 안겨 주었다.

 

딸이 가고자 하는 나라는 영국이다. 윤오순 씨는 영국, 일본, 중국, 에티오피아를 넘나들며 유학을 했는데 이 책의 1장은 ‘배울 것이 있어 기대되는 삶’으로 영국의 유학생활 소개이다. 눈을 부릅뜨고 영국에 관한 정보라고 생각되는 것에 밑줄을 그어가면서 열심히 읽었다. 추위도 많이 타고 깔끔한 딸인데, 영국이 생각보다 훨씬 춥고, 비도 많이 내리며, 더럽고 불친절한데다가, 물가는 살인적이고 중국인 천지라는 표현에 그새부터 마음이 오그라들어갔다. 반면, 구체적인 상황을 미리 알게 되어 마음 한구석엔 단단한 각오가 섰다. 예방주사를 맞은 듯하다. 책을 읽게 됨에 감사했다.

 

꿈을 찾아서 깡 하나 달랑 들고 공부 유랑에 나선 윤오순 씨의 고생담이 마치 딸아이의 고생담인양 가슴이 저몄다. 쉬운 것은 없다. 꿈을 이루기 위한 대가가 요구되는 과정이다. 무엇보다 학교 수업을 따라가기가 너무 벅차서 매일 울고 싶었다는 글귀는 딸도 거쳐 가야 하는 과정 같아 계속 마음에 걸린다. 하지만 이 책은 고생담 뒤에 그것을 극복하는 방법도 소개하고 있어서 얼마나 힘이 되는지 모른다. 이 책엔 저자의 깡이 녹아있다. 일본에서 일본어를 배워가며 학위과정을 시작한 그 담대함과 깡, 어떤 불편함에도 굴하지 않고 환경과 맞서 나가는 억척스러움, 일본의 학교 기숙사에서 박사 과정 3년을 마칠 수 있었고, 장학금 덕에 1년은 생활비 걱정이 없는 상황에서도 더 나은 전망과 주위 지인들의 성화에 결국 영국행을 감행하는 오기, 그리곤 봉사와 인연이 되어 에티오피아로 날아간 용기, 이러한 것들은 바로 저자의 꿈에서 나온 저력이라 생각한다. 그녀의 꿈의 힘은 도대체 얼마만한 것일까?

 

이 책은 윤오순 씨의 체험으로 녹여낸 유학정보가 담겨있다. 딸처럼 유학을 준비하는 사람에겐 큰 도움을 안겨줄 것이기에 예비 유학생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특히 ‘공부유랑자의 생생 노하우’ 코너는 꼭 필요한 실제적인 정보를 상세하게 안내해주고 있어서 매우 유익했다. 이는 주위에서 얻을 수 없는 정보들로, 장학금을 신청하는 방법이며, 현지에서 아는 사람이 없을 때 미리 준비해야 할 사항, 아르바이트 지원시 필요한 서류 등을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유학 할 때 어려움을 극복했던 사례를 소개하여 이 책의 장점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당장 유학을 준비 중인 딸이 이 책을 읽겠단다. 당사자 입장에서 또 다른 느낌과 각오를 안겨주겠지. 꿈의 나래를 펴기 위해 더 단단해지겠지.

나는 늘 바른생활을 추구하며 스스로 모범생으로 살아가는 게 습관이 되었다.

자율적인 분위기 속의 대학 생활에서도 지각 한번 안한 사람이 나이다.

어떤 임무가 주어지면 치밀하게 계획하고 점검하며 완벽하게 해내려는

성격의 소유자이다 보니 스트레스가 필요 이상으로 쌓이곤 했다.

이 책을 읽으며 나 자신은 뭐가 즐거움인지 모르고 살았음을 절실히

느끼게 되었다. 이 책에는 저자인 애블린 비손 죄프루아가 심리 치료하던

많은 사람의 실례가 소개되는데 상당 부분 나와 비슷한 케이스였음에 깜짝 놀랐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을 읽게 됨에 너무 감사한 생각이다.

 

이 책은 적어도 하루에 네 개의 즐거움을 누리기 위한 처방전을 제시하고,

1-2년 동안 그대로 실천할 것을 권한다. 즉 개인적으로 즐거움을 느끼는 일

25-30가지를 골라 목록을 만든 뒤 매일 적어도 네 개의 즐거움을 그 목록에서

끄집어내어 언제, 어디서, 누구랑 만들어갈 것인지 생각해보라는 것이다.

그리고 나의 내면에서 과연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자신과 대화를 해볼 것을 말한다.

거기서 누리는 즐거움은 일상에 활력소가 되며 신체의 피로를 물러가게 하고,

시련 극복을 돕는다는 것이다.

또한 행복하다는 느낌을 주고 자존감을 키워준다고 한다.

굳이 하루에 네 개의 즐거움이어야 하는 이유는

즐거움의 효과가 몸에 나타나려면 적어도 네 개는 되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밝힌다.

지금껏 정형화된 나의 삶이 즐거움을 누리도록 습관을 들이려면 1-2년의 시간과

의지가 필요하다. 나 자신과 계약을 맺어 바꿔보리라.

내가 즐거울 때 그 즐거움은 나와 소통하는 모든 사람에게 전달되어

함께 즐거움을 누리게 될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특히 말과 생각이 우리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커다란 느낌표가 가슴에 찍혀졌다. 저자는 생각과 말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물 연구가인 일본의 에모토 마사루의「물은 답을 알고 있다」를 인용한다.

이전에 사진으로 보았던 물 결정체가 기억났다.

에모토 마사루가 ‘사랑’ ‘감사’라는 글을 보여준 물에서는

아름다운 육각형 결정이 나왔다.

반대로 ‘망할’ ‘짜증나네’ ‘죽여 버릴거야’ 등의 부정적인 말에는

마치 어린애가 학대를 당하는 듯한 형상의 결정을 보였던 사진이다.

70%가 물인 성인의 몸이 말과 생각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생각한다면

더욱 내 생각을 점검해야 하고, 생각을 다스려야 하며,

긍정적인 말을 하리라 깊이 다짐했다.

 

이 책을 통해 나 자신과 화해의 필요성을 느낄 수 있었다.

애블린 비손 죄프루아는 스트레스가 많을수록 더 많은 즐거움을 가질 것을

권한다. 스트레스 받을 일이 예상되면 즐거움으로 스트레스를 보상하도록

미리 계획하라는 것이다. 난 내 몸에게 이렇게 사과했다.

"내가 널 너무 돌아보지 않았지? 계속 부려먹기만 했네. 미안해,

이젠 잘 돌봐주고 즐겁게 해줄게. 우리 이제부터 소통하자꾸나."

 

이 책은 특별한 즐거움 없이 하루하루를 의무감으로

혹은 아무 이유 없이 그저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꼭 추천해주고 싶다.

교회에서 많이 듣는 단어가운데 하나가 ‘성령충만’이다. 성령의 충만함을 받기 위해 성령충만 기도회를 정하고 저녁마다 기도하는 교회도 많이 있다. 또한 봄이나 가을을 맞아 춘계부흥성회, 추계 부흥성회를 준비하여 성도들이 성령충만을 받도록 인도하고, 기도원에서는 상시로 성령충만 부흥회를 열기도 한다. 믿는 자에겐 그만큼 성령충만이 중요하고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성령충만을 사모하고 갈망하며 부르짖는 신자가 있는 반면, 그리스도인이면서도 성령충만함에 대해 큰 기대 없이 신앙 생활하는 사람도 많이 있다. 성령의 내주하심에 대해 관심이 없거나 그것이 어떤 내용인지 전혀 모르는 사람들을 향해 이 책은 너무도 안타깝다고 소리를 내고 있다. 그들과 독자들에게 “너희가 믿을 때에 성령을 받았느냐?”는 말씀으로 연거푸 묻고 있다. 나 자신에게도 물었다. ‘믿을 때에 성령을 받았는가?’

 

이 책은 그리스도인이 성령으로 충만하게 되는 것과, 오순절의 충만한 기쁨을 소유하는 것이야말로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뜻임을 밝힌다(p.27). 많은 사람들은 도대체 성령충만한 상태가 어떤 모습인지 궁금해 한다. 성령의 은사를 받은 상태를 충만하다고 말하는가 하면, 신령한 꿈을 꾸거나, 오랜 시간 기도하는 사람을 충만하다고 말하기도 한다. 저자인 앤드류 머레이는 성령의 충만함이란 하나님 자녀로서의 삶을 살고 사역을 하기 위한 완전한 준비(p.142)라고 표현한다. 성령은 우리가운데 예수님을 깊이 나타내시려는 목적으로 오셨다. 진리의 영이신 성령이 우리 속에 내주하실 때 우리를 모든 진리 가운데로 인도하시며 하나님 영광을 나타내실 수 있음이다.

 

읽으며 가슴이 뜨끔했던 부분은 복음 사역자들은 반드시 성령의 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당연한 요구이다. 위로부터 오는 성령의 능력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용기를 북돋아주고, 믿음의 통로를 만들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성령충만함을 받은 사람들을 통해 하나님의 나라가 선포되고 확장되며, 교회는 영광스러운 승리를 얻을 수 있다. 그러므로 교회는 반드시 성령으로 충만해져야 한다고 성경말씀에 근거하여 힘차게 강조하고 있다. 그렇다. 교회가 능력을 갖거나, 회복할 수 있는 길은 오직 성령충만이며 다른 방법은 없다.

 

이 책은 성령충만을 원하는 사람에게 어떻게 해야 할 바를 친절하게 안내한다. 먼저 성령의 충만함을 허락하실 하나님과 지속적으로 친밀한 관계, 교제를 유지할 것을 권면한다. 하나님과 인격적인 접촉을 통해 성령을 받을 것을 설명하는데, 하나님과 지속적인 친밀함을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하나님과의 수직적인 교제를 위해 무시로 기도함과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하며 주를 갈망하는, 만나려는 마음으로 예배드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혹시 이런 경건생활이 타성에 젖어버린 것은 아닌가? 자신을 뒤돌아보게 했다.

 

성령충만의 축복을 얻지 못하는 커다란 장애는 개인적인 자아라고 지적한다. 죄성이 있는 우리는 위로부터 오는 은혜를 받지 못하고 가만히 있으면 자동으로 죄의 유혹에 쏠리기 마련이다. 본성이 전적으로 타락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자기 자신을 전적으로 부인하고 내려놓을 때 하나님의 생명이 충만하게 채울 수 있음을 설명한다.(p.78) 빛이 어둠을 몰아내는 원리이다.

 

이 책은 신앙생활이 형식적이거나 기쁨이 없는 사람, 성령으로 재충만하기를 원하는 사람, 늘 성령님과 동행하기를 원하는 사람은 꼭 읽어보도록 추천하고 싶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가슴 뛰던 긴장감, 성령님에 대한 기대감을 다함께 누렸으면 하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