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숨겨진 보물을 찾아 떠나는 모험. <램브란트 유령>의 작가 폴 크리스토퍼의 신작 "

 

폴 크리스토퍼(저자)

 

스페인을 향해 가던 보물선, 갑작스런 폭풍을 만나 난파당하고 보물과 함께 코르테스가 남긴 엄청난 보물이 있는 장소가 그려진 코덱스 마저 가라앉고 만다. 이 코덱스와 보물을 쫓는 주인공과 그 속에 감춰진 음모와 계략이 읽는 내내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이 보물과 함께 얽혀있는 세계 각지의 사람들의 이야기가 짜임새있게 전개되었으며, 세계사와 세계 유명도시를 유람한 듯한 기분이 든다.

 

인도 기록물 보관소에서 주인공 핀과 빌리가 사라져간 보물선의 단서를 포착. 카리브해에 있는 스페인 갤리선을 찾는 과정에서 코덱스에 대한 증거를 알아네고 코덱스를 추적하지만, 그 코덱스와 얽혀있는 자들이 비단 주인공뿐이랴... 억만장자 제약회사, 흑기사단도 이를 쫓고 있었으며, 코덱스를 찾아가는 동안 엄청난 비밀과 음모에 직면한다.

 

세계를 무대로 펼쳐지는 스케일이 장대한 소설이다보니 세계 곳곳의 유명장소와 지명들이 나오고 어려운 유럽역사에 관한 이야기도 더러 나와 각주를 보지 않고는 이해하는데 상당히 어려움이 있다. 물론 각주라는 것이 이야기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지만 개인적으로 각주에 대해서 비관적이기때문에... 약간 실망스러운 소설이다. 하지만 이것은 개인적인 몰지식때문이고 유럽역사와 유럽지명, 세계지명에 밝으신 분이라면 이 모험소설은 상당히 몰입이 강한 이야기임에 틀림없다.

 

구성이나 이야기를 준비한 과정이 얼마나 세밀했는지는 소설을 읽다보면 입이 딱 벌어질 정도다 일단 16세기에 일어났던 난파선을 찾는다는 내용이라는 면에서 부터 철저한 사전 준비과정이 없다면 이런 이야기조차 불가능했으리라.

 

책의 광고에서 보듯이 21세기에 만나는 인디아나 존스. 라는 카피가 적절한 모험 스릴러 소설이다.

 

하지만, 개인적인 평점은 그리 높게 주고 싶진 않다. 모험소설을 뭐 딱히 좋아하는 인간도 아니었고, 읽는내내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는데 정신없어서 혼이 난 책. 어디가 어딘지 뭐가 뭔지 각주는 또 왜이리 많은건지... 쩝... 읽으려고 하시는 분들은 마음 단단히 ....

 

" 지하철 잡상인이 찾아가는 사랑과 가족애 "

 

우승미(저자)

 

지하철 잡상인과 행려환자들 과연 그네들의 인생이 실패와 좌절만 있겠는가? 사회에서 소외되고 퇴물로 취급받고 살아가는 사회적 약자의 편에서 그들의 인생을 이야기한 책이지만, 그럽게 무겁지가 않다. 읽는 동안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띄우게 만드는 묘한 책이다.

 

비교적 무거운 주제로 평가받을 만한 주제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전혀 무겁지 않고 그들의 인생을 생각하도록 만드는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으로 평가할 수 있겠다. 각 장들은 하나의 에피소드를 담고 있는 단편이라고 봐도 무난할 정도로 구성되어 있고, 실패한 주인공의 지하철 잡상인 적응기를 적어놓았고, 또 지하철에서 만난 또다른 약자인 수지를 만나 사랑을 찾아간다는 그런 내용이 있다. 물론 그들 주변에 더 깊은 아픔을 가지고 살아가는 자들도 묘사되어 있다.

 

작가는 2005년에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당선되 무선운 신예라고 하는데, 이 작품의 글들이 기존 작가들에서 보기힘든 문맥들이 상당히 많다. 게임에 비유하여 묘사한 장면이라던가, 영화 장면을 예를 들어서 표현한 장면에서라던가, 개그 프로그램을 묘사한 장면에서는 신선한 느낌을 받았고, 일단 설정 자체부터 신예작가가 다룬 티가 팍팍 날 정도로 독창적인 면에서 우수한 점수를 주고 싶다.

 

주인공 김철이의 캐릭터 또한 아주 맘에 드는 캐릭터이다. 한편으로는 바보이고 한편으로는 모든것을 내어줄 정도로 순수한 청년이라 읽는내내 이 캐릭터에 묘한 애착이 갔으며, 부디 수지와 행복하게 엔딩이 되기를 기대하며 읽었던 기억이 난다. 이렇듯 이 소설이 나타내고자 하는 바는 어렵게 살아가고 있는 이들의 생활을 보여주며 독자들에게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도록 유도하는게 아닐까 생각한다.

미스터 리의 미스터리한 매상을 올리는 물품이 랜턴과 후레쉬가 아닌가... 그가 파는 물건이 랜턴이 아니라 빛이라 말한 것처럼... 이 세상 어둡고 힘들 것만 같은 터널에 한줄기 빛같은 책으로 남아주기를 기대하며 저자는 책을 쓴것 같다.

 

128쪽

"사부님, 왜 지하철 잡상인을 해요?"

"거, '잡'자는 좀 빼면 안 되겠느냐?"

"이렇게 좋은 차도 있으면서, 지하철에서 1000원짜리 물건 팔아서 얼마나 번다고요."

"입때껏 물건을 판다고 생각해 본 적 없다."

랜턴이 물건이 아니면 뭐란 말인가. 도대체 내 주위에는 왜 이렇게 덜 생겨 먹은 인물들만 즐비한 건지. 이어기 없어 사부님의 옆얼굴을 멍하니 봤다.

"나는 말이다, 빛을 파는 거란다."

 

180쪽

"사랑은?"

"사랑은 서로 동등한 상태에서 시작하는 거지. 너, 나 좋아해? 나도 너 좋아해. 이렇게 시작하는게 사랑이잖아."

"나도 예전엔 그렇게 생각했는데, 아닌 것 같아. 사랑이라는 것, 늘 동정과 연민에서 시작돼, 누구에게나 삶은 고달픈 거잖아. 상대방의 고달픔을 보고, 너도 힘들구나, 너도 나처럼 아프구나. 그렇게 생겨나는 감정이 동정이고 연민이야. 타인에 대한 배려든 사랑이든 희생이든 모두 동정과 연민의 바탕 위에 있어. 그러니까, 동정이든 연민이든 사랑이든 이름만 다를 뿐 결국 다 같은 거야. 철이씨, 사람은 누구도 다른 사람의 위에 설 수 없어. 우리는 모두 다 아래에 있으니까."

 

206쪽

'철이 넌 바보야.'

그래 난 바보야. 바보, 멍청이, 얼간이, 칠뜨기, 등신, 머저리, 맹추, 방퉁이, 아둔패기

'처음 만났을 때 너는 나에게 1000원을 주었어. 네가 갖고 있는 전부를. 너는 항상 네 전부를 던져. 사람들은 그렇게 전부를 던지지 않아. 자신을 위해서 조금은 남겨 둔다고. 바보처럼 너에게 내 전부를 던진다면, 받아 줄 거니?'

 

"누쿠이 도쿠로의 증후군 시리즈의 백미, 사회성 짙은 추리 미스터리 소설"

 

누쿠이 도쿠로(저자)

 

실종,유괴,살인증후군이라는 제목으로 증후군 시리즈의 최대분량을 자랑하고 그 내용의 깊이 또한 분량만큼 깊숙한 것 같다. 타 증후군 시리즈 보다는 사회성 짙은 일본의 소년법 및 정신질환자 가해자의 보호에 대한 피해자의 생각과 복수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내용이다.

 

일본의 소년법에 대한 이야기는 타 추리,미스터리 소설에 많이 다뤄지는 부분이라서 익숙한 내용이었으며, 피해자가 직접 나서 자신의 복수를 이룬다는 점에서 약간 현실감이 떨어지지만 그래도 비현실적이라고 하기에도 뭐하다. 어찌되었건 한편의 잘짜여진 추리소설이고, 특히 유괴증후군에서 보았던 캐릭터들이 다시 등장한다는 점에서는 개인적으로 반가워다. 인물이 새롭게 등장하면 또 그런 분위기를 파악하는데 시간이 많이 소요되므로 퇴직 형사 3명이 이루는 조직이 다시 나와 나름의 수사를 하는 방식은 꽤 괜찮은 설정이고 전편에서 봐왔기에 보기에 더욱 편안했다는...

 

실종증후군은 개인적으로 제일 재미가 없을 것 같아서 스킵하고 유괴증후군에서 보여주지 않았던터라 읽으면서 반전에 대한 기대는 없었는데 읽다보니 하편에서 반전도 나름데로 아주 괜찮았다. 전혀 예상하지 못하고 읽던터라 뒷통수 멋지게 맞았다는 느낌이다. 결국 엔딩은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었던 것 같고, 마지막 퇴직 3형사의 처리 또한 나름대로 여운을 남기며 끝을 내서 결말도 상당히 괜찮은 느낌으로 다가온 듯 하다.

 

아쉬운 점에서는 후반으로 갈 수록 지루한 감이 없지않아있다는 점인데 특히, 자신의 아들 심장이식 수술을 위해 살인행각을 벌이는 아주머니가 되려 공격을 당하는 부분에서는 그 둘의 대화에서나 상황에서 상당히 지루했던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사이코 패스적 경향이 있는 범인이 아이와 아이엄마를 살해하는 장면으로 시작하는 이 작품에서 등장하는 인물들 각각 살인에 대한 아픔과 피치못할 사정 등 다양한 모습으로 살인과 인물들의 환경에 미친 영향을 잘 묘사하고 있어 우리 시대의 살인이 어떤 의미로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고 어떤 반향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지 작가의 상상력으로 표현해주고 있다. 또한, 피해자의 복수와 가해자의 잔혹함을 오가며 표현해 놓아 소년법의 불합리함과 정신이상자의 석방과 관련한 법의 불합리함을 주장하고 있으며, 살인이라는 행위가 가해자, 피해자 모두 씻을 수 없는 상처로 우리를 망쳐버린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한편으로 자신의 아들을 위해 살인을 벌이는 여성에게서는 뭐라 말할 수 없는 동정심을 유발하며 결국 자신도 그 살인으로 인해 마지막을 맞이하게 된후 아들이 심장이식을 받는다는 설정은 한편으론 가해자이지만 가슴아프게 한다.

 

이 세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살인과 그 영향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