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76 : “과연 유머나 조크는 일종의 생리적 세척에는 틀림없지. 그러나 감정의 배?x가 없는 인간에게는 그것이 다시없는 위험한 것이 되어버리거든. 대체로 하나의 세계, 하나의 관념밖에 없는 인간이라는 것은 흥미를 갖도록 하면 거기에만 지나치게 기울어져 오로지 역(逆)의 형태로 감응을 찾으려고 한단 말이야. 그 도착심리에 대해서인데 거기에 만일 이 그림의 본질이 비친다고 하면 그것이 최후가 되어 관찰은 그 자리에서 뒤틀리게 되는 거지. 그리고 양식으로부터 개인의 경험 쪽으로 옮겨지고 말아. 다시 말하면 희극으로부터 비극으로 되지. 그래서 그때부터는 미치광이처럼 자연도태의 자취를 좇기 시작하여 냉혈적인 무서운 수렵의 심리밖에 남지 않게 되어 버리는 거야. 그래서 하세쿠라 씨, 나는 손다이크가 아니야. 말라리아나 황열병보다도 벼락이나 캄캄한 밤이 더 무서운 것 같아.”

흑사관에서 간통으로 태어난 저주받은 혈통 후루야키 가문. 흑사관이라는 이름은 과거 흑사병으로 죽은 사람들의 시체를 넣어둔 성관이라는 데서 비롯된 것이다. 흑사관의 주인 후루야키 산데츠는 죽고 그의 아들 하타타로가 주인이 된다. 산데츠는 유럽에서 의학과 마술을 연구하고 귀국한다. 이 흑사관을 무대로 기묘한 살인극이 후루야키 가문 사람들에게 덮쳐오는데...P.84 : “도대체 문학이 이 살인사건과 무슨 관계가 있단 말이야?”
검사가 따졌다.
“그것이 저 ‘수정이여, 넘실거려라’는 의미야.”라고 노리미즈는 비로소 문제의 한 구절을 밝히려는 태도로 나왔다. “그 한 구는 괴테의 <파우스트> 중에서 삽살개로 둔갑한 메피스토펠레스의 마력을 깨부수려고 저 전능박사가 외운 주문 가운데 있어. 물론 그 시대를 풍미한 <칼데아 오망성 초요술>의 한 글에서 화정(火精), 수정(水精), 풍정(風精), 지정(地精)의 네 요괴를 부르는 것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