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알리는 꽃들이 만개하고 벌써 꽃이 지고 있다. 처음 다잡았던 마음과는 다르게 조금씩 헤이해져가는 때가 아닌가 싶은 날들이다..완연한 봄기운에 온 몸이 나른해짐을 느끼면서  아이들이 스스로 자신을 찾아가는 연습을 하게 해 주는 책을 만났다.

 평범한 12살짜리 세 아이들, 주인공 장대치, 짝인 신나라, 신나라와도 친하면서 장대치와도 친한 공지훈이란 평범한 아이들의 이야기 이다. 오늘도 가기 싫은 수학학원에서 지긋지긋한 수학문제를 풀어야 하는 대치는 21층에서 멈춘 엘리베이터를 바라보며 온갖 추리를 하며 혼자서 상상의 나래를 편다.특목고에 가기 원하는 엄마 때문에 찐드기 같은 수학학원에서 시달리던 차에 서울대에 입학한 한이 형이 집에  와 있게 되서 원치 않던 수학학원을 그만두고 나라,지훈이와 함께 공부하기로 한다.

 다른 여자애들과는 달리 수다스럽지도않고, 필요한 말만 하는 나라를 대치는 은근히 의식하게 되고 슬쩍슬쩍 지켜보게 된다. 수업시간에 만화를 떡하니 펴놓고 만화를 보다가 선생님께 걸린 나라는 선생님이 야단치시는 데도 꿋꿋이 할말을 다하는 당찬 아이이다. 만화는 나쁘니까 수업끝나고 돌려준다고 하신 선생님 말씀에 나라는 부모님이 만화가 이신데, 그러면 부모님이 나쁜 분이냐는 질문에 선생님은 할 말을 잃게 된다. 결국 선생님은 나라에게 다른 친구들이 보지 못하도록 집에서 만화책을 보라시며 만화책을 돌려준다.  이 사건 이후로 대치는 나라가 더욱 궁금해졌다. 수다스럽지 않지만 할말은 꼭 하는 아이, 평소엔 조용하지만 선생님의 질문에는 우렁찬 목소리로 대답하는 나라에게 대치는 끌리게 된다.

 세 아이는 올해 서울대학교에 입학한 한이 형을 캡틴이라고 부르게 되고, 처음엔 좀 의아하다 싶은 만화를 보고 느낀 점을 얘기하는 수업을 하고, 자신의 꿈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고, 정리를 해 간다. 그리고 목표를 세우기 위해서는 허황되고 높게만 목표를 세우는게 아니라 지금 꼭 필요한 수준에서 목표를 어떻게 세워야 할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림을 좋아하던 나라는 구체적으로 프랑스에 유학갈 목표를 세우게 되고 은근히 추리를 좋아하던 대치는 셜록 홈즈에 대한 환상을 꿈꾸며 꿈을 나눈다. 그렇게 엉뚱한 과외 수업을 받던 중 세 아이는 3개의 수학문제를 풀게 되고, 두 문제를 쉽게 풀었지만 마지막 한 문제에서 막히던 아이들은 천천히 다시 생각해보게 되고 결국 대치는 그 문제를 풀었다. 마지막 한 문제를 혼자서 고민하고 풀었다는데 대해 대치는 자부심과 뿌듯함을 느꼈다. 그리고 그제서야 캡틴은 아이들에게 "몰입의  힘"에 대한 설명을 하기 시작한다.

거기다가 캡틴은 아이들에게 쥘 베른의 <신비의 섬>이란 책 한 권씩을 들려주며 책에 나오는 문제를 혼자서 풀 수있도록 시간을 준다. 축구만 하려던 지훈이도 친구들에게 지지 않으려고 열심히 열심히 연구하게 된다. 섬에 갖히 사이러스가 암벽의 높이를 재는 원리를 연구한 끝에 대치는 드디어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된다. 그러나 그렇게 몰입하는 순간 엄마는 자꾸만 대치에게 말을 시키게 되고, 대치는 중요한 시점에서 말을 시키는 엄마가  귀찮게 여겨지는 나머지 큰소리로 짜증을 내게 된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캡틴(한이 형)은 대치에게 몰입이란 공부에만 하는게 아니라고 했다. 사람에게도 몰입은 필요한 것이라고,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그 사람의 모든 일이 궁금해 지듯이 항상 받기만 하는 대치도 엄마에게 몰입할 것을 권유 받는다. 결국 몰입의 힘으로 아이들은 자기주도학습을 하게 되고, 캡틴도 스스로 공부 할 수있게 된 아이들과 놀이공원을 갔다와서 함께 했던 공부를 마친다. 대치는 나라를 몰래 좋아했지만, 나라역시 캡틴을 짝사랑하던걸 알고 있던 대치는 나라에게 자신도 캡틴 만큼 키도 자라고 실력도 자랄것이라는 암시를 주게 된다.

 요즘 화두에 오르는 자기 주도 학습을 할 수있게 하는 집중력을 키워주는 책임에 틀림없다. 내 아이가 열심히 역사책에만 몰두 하고 있을때면 이책도 봐라~,이것도 해라~  하고야 마는 엄마였던 나임을 다시한번 반성하게 한다. 학습에서뿐만 아니라 스스로 계획하고, 스스로 공부하게 하는 능력. 앞으로 우리 아이에게 꼭 필요한 능력이면서 이제는 몰입할 수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 줘야 하는게 아닌가 하는 숙제를 받은 기분이다. 아이가 몰입하는 그 순간. 나라처럼 입을 씰룩거리며 책을 읽고, 그림을 그리는 아이에게 대답하지 않는다고 다그쳤던 내모습이 떠올라 혼자 피식 웃고 말았다. 아이들과 함께 몰입하는 법을 배운 지금 이제부터는 몰입하는 시간에는 아이를 귀찮게 하지 않는 엄마가 되도록 노력해봐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