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박물관에 가는걸 좋아하는 아빠와 엄마 덕분에 아이도 자연스레 박물관에 가는것을 즐기게 되었다. 처음엔 욕심껏 많이 보고 싶지만,정작 욕심을 부리면 한가지도 제대로 보지 못한다는걸 알아서 이제는 한가지씩만 관람할 줄아는 나름의 방법도 터득하게 되었다. <열려라 박물관>시리즈의 도자기 편인 이 책에는 그야말로 도자기에 관한 백과사전이다. 도자기의 탄생부터 고려청자,분청사기,조선백자까지 우리나라 고유의 밥그릇에 관한 이야기가 한편의 서사시처럼 멋들어진 사진과 함께 수록되어있다.

처음으로 도자기를 만들기 시작한 것은 신석기 시대라고 한다. 그때는  도자기라기 보다는 그냥 토기였지만, 구석기 시대보다 훨씬 더 정교한 솜씨로 여러가지 도구를 만들기 시작한 시대이기도 하지만, 직접 농사를 짓기 시작하면서 수확한 곡식을 담기 위해 흙으로 그릇을 빚기 시작했고, 불에 구워 사용하면 더욱 단단해 진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단다. 결국 토기에서 시작해서 고려시대에 그 유명한 청자가 탄생하게 되었다.

 흔히 도자기라고 하는데, 도자기는 도기와 자기를 합해서 일컫는 말이라고 한다. 도기는 찰흙이라는 붉은색 흙으로 만드는 그릇이고, 자기는 백토라는 흰색 흙으로 만드는 그릇을 말하는데 도자기에는 도기도 있고, 자기도 있는 셈이다.

우리 조상들의 얼과 혼이 깃들어져 있는 고려 청자의 만드는 모습을 보면 뭣하나 쉬운게 없다. 고려 시대와 조선 시대에는 도자기 만드는 곳을 지정하여 나라에서 직접 운영하며 감독했을 만큼 도자기를 중요한 재산으로 여겼다.고려 시대에는 청자,백자,흑자 세 가지가 있었는데,이 중 청자가 가장 활발하게 제작되었다.청자라고 해서 모두 푸른빛을 띠는 건 아닌데 굽는 방법에 따라 또는 유약 속에 철 성분이 얼마나 들었는가에 다라 각각 다른 색깔이 나올 수가 있었다고 한다.  우리 선조들이 빚은 도자기만 봐도 너무나 화려하고 섬세하다. 몇번이나 갔지만 중앙박물관에서 본 유물중 기억나는건 몇개 되지 않는것 같다.

특히나, 책에 실린 유물들이 학교에서 쓸 수있는 문화재 사진을 담고 있다.

박물관체험은 항상 갈때마다 새롭다. 우리가 살지 못했던 시대와 대면하는 것이어서 그 시대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도 있고, 조상들의 삶이 있었기에 지금의 우리가 존재하는 데 대한 감사도 느끼게 된다. 중요한 문화재가 도굴되고, 또 밀수된다는 지금 우리의 문화재를 더욱더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아이에게 심어 줄 수있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체험이었다. 보면볼 수록 빠져드는 도자기의 세계인것 같다.

<원시인들은 공룡 고기를 먹었나요?> 책을 쓰신 김원미,김민아 선생님은 어린이 역사체험 교실을 운영하고 계신만큼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아이들이 궁금해하는 것들을 시원히 답변해 주신다. 역사라면 달달달 외우기만 해야하던 우리때와는 달리

재미있게 흥미롭게 역사에 접근해가는 요즘 우리 아이들의 경우를 보며

엄마인 나도 역사에 대해 다시금 배우게 된다.

이 책은 <선사 시대에서 발해까지>의 내용을 담고 있다.

박물관에서 본 돌로 만든 돌도끼를 보고 아이가

"저 돌로 진짜 사냥을 했대요?" 라는 질문을 했었다. 책을 펼쳤는데,

곰곰질문02 작은 돌도끼로 어떻게 사냥을 해요?

책을 읽으면서 아이가 "제목이 내맘을 알아주네." 하는 것이었다.

무딘 돌도끼나 다듬은 나무 창으로 사냥을 하고 동물의 가죽을 벗기는 장면과 함께 설명이 되고 있어서

처음부터 돌도끼는~ 이렇다 이렇게 설명해주는 것과는 달리 흥미를 유발시키고,

아이의 궁금증도 해소되면서 역사를 공부할 수있으니 일석 이조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대별로 질문내용이 정리가 되어있다.  구석기 시대, 신석기 시대 이렇게표현하지 않고,

각 시대별로 특색있는 질문으로 설명을 해주고있다.

원시인들이 살았을 당시 아이들이 궁금해하는 공룡과 함께 살았을까?라고 생각하게 하지만

공룡과 원시인들이 함께 살지 않았다는 결론과 공룡이 살았던 시대가

사람이 사는 시대와는 많이 차이가 난다는 사실도 배울 수있다.

신석기 시대를 대표하는 빗살무늬 토기에 대해서 "왜 뾰족할까?"

그것은 신석기 시대 사람들이 물을 얻기 쉬운 바닷가나 강가에서주로 생활했기 때문이란다.

 모래밭이나 젖은 땅에 토기를 세워두면끝이 뾰족한게 편해서 땅에 푹 박기만 하면 되는 거였다.

곰곰쪽지라는 팁을 두어서 빗살무늬를 왜 새겼을까? 그 시대 사람이 되어서 생각해보는 시각도 보여준다.

이유는 정확히 모른대. 풍요를 비는 마음으로? 손에서 미끄러지지 말라고?예쁘게 꾸미기 위해서?

불에 잘 구워지라고?대체 왜 무늬를 새겼을까?

기존의 역사 책과는 또다른 형식의 이 책은 마법 상자처럼 여겨진다. 처음에 한번 다 읽던 아이는

역사이야기를 읽고 나서 그 시대에 맞는 부분을 다시 찾아 읽게 된다.

562년 전 역사 저편으로 사라진 가야라는 나라도 엄연히 존재했음에도 삼국시대라는 표현을 쓰는데다

신라에 흡수되었지만 찬란한 문화를 가진 가야의 멸망에 대해서 우리아이가 안타깝게 생각했다.

역사이야기는 어렵기는 하지만 알면 알수록 재미있기도 하다면서 아이는 역사의 매력속에 푹 빠져들었다.

연도를 외워야 하고, 특징들을 달달달 외워야 하는 숙제도 아닌데, 곰곰질문속에 빠져들어 그 시대의 유명한 문화와

특색들을 익히며 알아가는 내내 아이는 박물관에 갔을때보다 훨씬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역사를 담은 보물상자가 된 책 한권이 너무나 소중하고 흥미로운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