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번쯤은 선생님으로부터 혹은 교육정책으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아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지금도 역시 교육에 대해서는 얘기할 거리가 많지만, 비단 우리나라만의 사정은 아니었나보다. 대만작가가 쓴 이 책에서 대만의 교육에서도 우리나라와 많이 흡사하면서 썩어빠진 교육현장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나는 머리가 아프고, 엄마는 가슴이 아프다!

표지에 씌여 있는 이 글귀가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을 아프게 했다. 내가 학생이었을때는 골칫거리인 성적에 대해서 학교생활에 대해서 신경성 두통을 느꼈을때가 많았다. 그런데, 이제는 아이를 학교에 보내놓고 보니, 부모는 죄인아닌 죄인이 되어 내 자식이 학교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선생님이 요구하는 요구 사항에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주인공인 정지에는 평범한 학생이었다. 달리 비행소년도 아니고, 대놓고 선생님께 대드는 간큰 학생도 아니었다. 표면적으로는 선생님의 수업시간에 만화를 봤다는 이유지만, 내면을 들여다 보면 수학보충수업을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처벌 아닌 처벌을 받아야만 했다. 그렇지만 정지에는 그 처벌에 대해서 그냥 수긍하고 받아들이는 학생이었다. 그런데, 그 사실을 엄마의 친구가 알고나서는 180도 바뀌게 되었다.

 막다른 골목

나는 가슴 떨리는 전혀 다른 하루를 겪었다.

사실 전혀 다른 나날들이 전혀 싫지 않았다.

하지만 왜 그런지. 이런 종류의 다름이

나를 의기소침하게 만들었다.

심지어 막다른 골목에 이른 것 같은 느낌마저 들게 했다.

                              (51p)

정지에의 고뇌하는 표지와 동일한 이 사진은 마음을 아프게 한다. 한창 사춘기를 겪고 있으면서 학업의 부담을 안고 있는 아이에게 눈에 보이지 않는 담임의 횡포가 정지에를 더욱 힘들게 한다. 이럴때 부모는 어떻게 해야하나? 정지에의 엄마는 신문사 기자 출신답게 자신이 할 수있는 한 모든것을 동원한다. 작은 발단에서 시작한 이 사건은 담임이 자신의 잘못을 숨기기위해 정지에를 문제아로 만들어 버리는 비열한 짓을 했다. 이 거대한 사건에 투쟁하면서 시위를 하다가 물대포를 맞고 추락한 정지에는 말을 하지 않게 된다. 어쩌면 눈에 보이는 상처보다 눈에 보이지 않은 상처가 더 크지 않았을까.

저자는 이 모든것을 '거대한 공범구조 속에 갇혔다'고 표현한다. 가해자이면서 피해자인 사람들. 피해자이면서 가해자인 사람들. 어쩌면 운좋게도 내 아이가 피해자는 되지 않았지만, 정지에가 펑 선생님반에 들어갔을때 사람들에게 외면당한 것처럼 자신의 일이 아닌 사람들은 모두 가해자일수 밖에 없다.

새로운 시작

나는 자주 생각한다.

만약 사람과 사람이 함께 있는 목적이

그저 단순히 서로를 이해하기 위한 것이라면.

그럼 얼마나 좋을까 하고.

 아직은 교육현장에 부조리한 사람들보다 의로운 사람들이 더 많다고 믿고 싶다. 우리의 미래를 짊어지고갈 우리 아이들을 교육하는 현장이 썩어 빠졌다고 치부하고 싶지는 않다. 과거 내가 받아왔던 상처의 말 한마디를 내 아이들이 똑같이 겪지 않기를 바란다. 적어도 아이들의 울타리가 되어주어야 할 학교라는 울타리만큼은 지켜 주고 싶은게 부모 마음일 것이다.특별한 경험을 하게 된 정지에는 더 많이 성숙하고 더 많이 느꼈을 것이다. 적어도 가해자가 되지 않고, 피해자도 되지 않을 수는 없을까.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신랄하게 풀어낸 저자를 통해서 한편으론 통쾌하고, 또 한편으론 커다란 숙제를 받은 듯한 기분이 든다. 내 아이가 머리가 아픈 현실을 겪지않고, 마음아픈 일이 없기를 간절히 바란다.

언젠가 심야 시간에 W라는 M본부의 시사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는데, 지구의 온도가 올라가면서 빙하가 녹고, 이상현상과 함께 육지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방글라데시를 본 적이 있다.집문서, 땅문서를 가지고 있지만 이미 그곳은 물속에 잠겨서 자신의 권리를 주장할 수도 없고, 자신의 터전으로 돌아갈 수도 없다. 게다가 그러한 상황이 지구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어서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상황은 변할 수없다는 사실이었다. 그렇게 만든 장본인들은 바로 우리 자신일지도 모른다. 편리함을 위해,나은생활을 위해 산업을 발전시키고  그러한 명목으로 자연을 훼손하면서도 정작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우리들 자신의 무지함에서 온 폐해가 아닌가.

 이미 지구는 포화상태에 이르렀는지도 모르겠다. 우리 아이가 그렇게 궁금해하던 공룡이 살았던 시대가 정말 있었는지 우리는 알 수없지만, 머리말에서 저자는 공룡이 기후 변화를 이기지 못해 대가 끊겼다고 얘기 하고 있다. 변해가는 기후 환경을 알지 못하면 앞으로 우리 아이들이 자라야 할 환경이 얼마나 더 열악해 질지는 아무도 알 수가 없다. 지금이라도 상황을 똑바로 직시하고, 올바르게 나아가지 않으면 공룡이 사라진 그때 처럼 우리들 모두의 생존이 위태로울지도 모른다.

 우선 아이들 수준에서 기후와 날씨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나라마다 다른 기후와 계절이 생기는 원인, 기후에 관련된 기본적인 설명이 되어있어서 8살 아이가 읽으면서 모르는 단어를 물어보긴 하였지만, 그래도 기후란 뭔가, 날씨란 뭔가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 수있게 되었다.   여기서 기후가 인류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기후는 모든 생물의 생존 여부를 결정짓는 무서운 힘을 가지고 있는데, 지구가 탄생한 이래 기후가 한번씩 변화를 일으킬 때마다 생명체들은 탄생과 멸종을 반복했다고 한다.

인류가 위대한 것은 급격한 기후 변화에도 불구하고 환경에 잘 적응했기 때문이다. 빙하기가 닥칠때마다 불을 발견하고, 추위를 이겨내고 옷, 집, 도구 등을 발명하여 살아 남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인류가 기후와 싸워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원인은 식량 문제를 해결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추운 지방에 살았던 인류는 북극에서도 살아남는 것을 보여 주었다. '이글루'라는 얼음집을 지어 살면서 동물을 사냥하여 날고기를 먹은 '에스키모'라는 민족을 보면 알 수있다.

 하지만, 위대한 인류도 산업화에 따라 온실효과가 심해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그리고 엘니뇨와 라니냐, 빙하가 녹아내리고 해수면이 올라가는 등의 코앞에 닥친 이상기후에 맞닥뜨렸다. 몇 년전 무서운 지진해일인 쓰나미가들이닥친 것도 빙하가 녹아 내리는 지각 변동의 결과라고 할 수있다. 평소 육지는 빙하의 무게에 의해 짓눌려 있는데 빙하가 줄어들면서 지각 판이 가벼워져 들뜨게 되고 이것이 원인이 되어 지진이 발생하는 거라고 하는데, 이렇게 앞으로 빙하가 줄어들수록 쓰나미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만 지고 있다.

이상기후에 다른 부작용을 설명하는 가운데, 지구가 6도 올랐을 때 지구 생물의 95%가 멸종하게 된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될 수 없다. 예로부터 4계절이 뚜렷한 나라라고 배웠는데, 지금은 봄과 여름의 문턱이 사라진지 오래 됬을뿐만 아니라 '삼한사온'이라는 말이 무색해질 정도가 되어버렸다. 더군다나 한겨울은 예전의 추위만큼이 되지 못할 정도로 따뜻해졌고, 우리나라에서 가장 더운 대구는 40도를 오르락 내리락하는 열대지방의 더위만큼이 되어버렸다.

 결국 온난화의 주범을 찾아야 하는데, 첫번째,화석 에너지를 줄여야 한다. 온난화의 주범은 인간일 수밖에 없다. 산업 활동에서 이산화탄소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것은 화석 연료인데, 석탄,석유,가스가 그 주인공이다. 두번째, 메탄을 줄여야 한다. 쓰레기 매립장과 가축들의 배설물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가스인것을 감안하면 쓰레기 양을 대폭 줄여야 한다. 분리수거를 철저히 하고, 육류 대신 채소의 소비를 늘려야 한다. 세번째, 숲을 사랑해야 한다. 가장 큰 산림이 줄어들고 있는데, 동남아시아와 아마존 지역의열대 우림에서 일어나고 있다.  나라마다 배출되느 온실가스의 양을 정하고 있는 지금, 어찌보면 지구 전체가 함께 힘써야 할 때이고, 조삼모사의 격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나누는 것이 우습다는 생각을 해 본다. 화석연료의 양을 대폭 줄이고, 환경을 보존할 수있는 대체 에너지를 한시라도 빨리 개발하지 않으면 우리 모두, 지구 전체의 존폐위기에 몰릴 상황이라는 것을 염두해 두어야 한다.

 고등학교 지리시간에 배운 내용들이었지만, 아이와 함께 읽고 의견을 나누는 가운데, 우리집에도없애야 할 물건들이 참 많았다. 에어컨을 필두로 전기를 많이 쓰는 용품들이 얼마나 많은가. 우리 모두는 편리함만을 추구하며 '내가 내돈내고 쓰면 그만이지.'하는 안일한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이상현상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지구의 현 상황을 자세히 알게 되었다.  어쩌면 좀 불편함을 감수해야 할지도 모른다. 환경을 훼손시키지 않으려면 우선 불편해져야 한다. 혼자 탈때는 운전하지 않고, 가까운 거리는 걸어다니는 공익광고에서도 많이본 내용들인데, 아이와 함께 얘기하다보니 부끄럽기 짝이 없었다.

환경때문에 생기는 아토피의 인자를 우리 두 아이들은 모두 가지고 있다. 큰아이는 좀 더 심한편이고, 작은 아이는 그래도 좀 나은편이다. 비단 우리 아이들뿐만이 아닐 것이다.현대병이라는 아토피는 세명중 한명꼴로 갖고 있다는 것을 보면 이제까지 인류가 안일하게 대처해 온 당연한 결과가 아닐 수없다. 우리 후손들에게 잘 쓰고 물려 주어야 할 환경을 나만 편하면 된다는 무사안일주의로 여기까지 끌고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아이들에게 미안하기만 하다. 앞으로는 아이와 함께 환경에 대해서 더욱 깊이 생각하고 실천하는 부모가 되어야 겠다고 다짐해 본다.

독일 셰퍼드인 키스는 주인인 도로시로부터 여러가지 훈련을 받고 있었다. 셰퍼드라는 종이 충성스럽고, 성실한 종인것은 알려져 있었지만, 키스를 훈련시켰던 도로시는 개가 사람의 눈이 되어줄 수있다는 사실을 믿지 못해서 직접 찾아가  사람을 안내하는 맹인견을 직접 보게 되었다. 그리고나서 키스에게는 새로운 삶이 시작 되었다. 친구 갈라와 함께 안내견이 되는 훈련을 받기 시작했으니까.

 

맹인인 모리스 프랭크는 안내견을 구하기 위해 미국에서 스위스의 포튜넛 필드까지 찾아온 것이다.처음 키스와 맞닥뜨린 모리스는 키스가 개 이름으로 어울리지 않는다고 '버디'라고 부르게 되었고, 그때부터 아무도 키스라고 부르지 않게 되었다. 버디는 새 주인을 따르는 법을 배우는 훈련을 받기 시작했고, 조련사인 잭이 버디의 하네스(맹인견에 채우는 줄)를 모리스에게 넘겨주면서 버디는 모리스의 눈(씽 아이-눈 먼 사람의 눈)이 되었다.

그 후 모리스는 버디와 함께 다니는 연습을 거듭하면서 실수연발이었지만, 그때마다 버디는 모리스를 위험에서 구해주었고, 모리스는 처음으로 이발소에 혼자 가는 '자유'를 누릴 수가 있었다.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는 배는 일주일이나 걸렸는데, 배 안의 은행에서 환전하게 된 모리스는 지갑을 빠뜨리고 말지만,버디는 지갑까지도 충실히 가져다가 모리스에게 주었다. 내슈빌에 도착한 모리스는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보험을 파는 일로 생계를 꾸리게 되었다. 버디가 곁에 있어서 전보다 훨씬 좋은 성과를 낼 수있었다. 그 후 버디는 열두 살이 되던 해에 병이 들어서 수술을 했지만 경과가 좋지 못했다.  모리스는 그 후로 네 마리의 맹인 안내견과 함께 했지만, 모두를 버디라고 이름 지었다.

 오늘날 뉴저지 주 모리스타운에 있는 씽 아이 학교는 매년 300명의 맹인들에게 특별한 훈련을 받은 안내견을 무료로 분양한다고 한다. 안내견들 중 반 정도가 독일 셰퍼드이고, 나머지 반은 래브라도 리트리버를 비롯한 다른 종이라고 한다.

 조금만 달라도 아이들은 아무 생각없이 손가락을 가리키며 "엄마, 저 사람은 왜 저래요?"하며 난처한 질문을 하게 된다. 앞을 못보는 맹인들은 예전에는 색이 진한 선글라스를 썼기 때문에 오히려 눈에 띄는 경향이 있었다. 그냥 좀 다를 뿐인데, 주변의 시선들은 따갑기만 할 뿐이다. 요즘 아이들에게 장애인이란 "불편한 생활을 하는 우리와 조금 다른 사람" 정도의 인식을 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 하지만,가끔 생각없이 면전에 대고 묻는 아이의 질문에 당황할때가 많다. 세계 최초의 맹인안내견의 이야기에서 어쩌면 사람보다 나은 개의 이야기가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온갖 편견의 잣대를 들이대는 사람들보다 불편한 맹인을 말없이 돕는 맹인견들의 이야기에 훈훈함이 생긴다. 맹인견들은 타고나야 한다고 들었다. 우리나라의 이삭도우미 학교에서 맹인견들을 선발하기 위해 무던히도 까다로운 기준으로 선발하는 것을 본적이 있다. 사람뿐만 아니라 개 역시 타고난 성품이 있는건 아닌가 싶게 사람을 잘 따르고 돕는 착한 성품의 개들이 선발기준에 적합하다는 것을 보았다. 모리스의 첫번째 버디였던 키스역시 충직한 셰퍼드 종이기도 했지만, 타고난 성품이 바르고 곧기때문에 맹인안내견이 되지 않았을까. 모리스라는 사람도 그런 키스를 만난게 행운이었기 때문에 맹인안내견들을 모두 '버디'라고 부르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 <맹인 안내견>이 소개되어있다. 애완견들을 사람들이 다니는 곳에 데리고 다니는 몰상식한 사람들때문에 대중교통에서도 대형마트에서도 여전히  맹인 안내견임에도 버스를 탈수도 어디를 갈 수도 없는 현실을 보았다. 맹인 안내견의 장애인 보조견표지를 보면 적어도 그 사람의 <씽 아이>라는 것을 이해해 줄 수있는 사회풍토가 조성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