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극장에 나온 아이를 출산한 허수경씨의 모습을 보았었다. 앞뒤사정은 잘 몰랐고, 그저 두번의 유명한 결혼과 이혼, 간간히 홈쇼핑에서 내비치던 그녀의 싱글맘 선언은 다소 충격적이었다. 그리고 말은 하지 않았지만, 대놓고 손가락질 하지 않았지만, 어쩌면 나도 허수경씨의 선택이 옳지 않다고 생각하는 편협된 사고를 가진 사람중의 하나였는지도 모르겠다.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엄마의 입장에서 어찌보면 엄마가 되고 싶은 자신의 욕심만 채우는건 아닌지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 아이가 이 사회에서 나고 자라면서 겪어야할 수많은 뭇시선들과 따가운 눈총들을 생각이나 해보고 내린 결정일까. 라는 속된 생각을 하던 사람중의 하나였다.

 신이 내린 축복으로 아이를 낳고  기른다는 것이 힘든 일이지만 또 내 자신을 성숙시키는 또 다른 계기가 된다는 사실은 엄마가 되본 사람만이 느낄수 있는 감정일 것이다. 방송인 허수경씨의 자전 에세이라는 책에서는 그녀의 딸,그녀의 부모님, 그리고 가까운 사람들,그리고 허수경씨의 가치관등이 고스란히 전해져있다. 딸 별이에게 쓰는 열두통의 편지와 더불어 이혼 후 모든 것을 정리하고 부모님과 조촐히 살고픈 그녀의 바램속에 제주도에서의 감귤농사얘기, 지금은 허수경씨만큼 유명해진 승훈이 엄마이자 이상우씨의 아내인 인자씨의 이야기, 허수경씨의 소중한 부모님과 두 남동생들의 이야기,그리고 라디오를 사랑하는 그녀의 평범한 이야기 등등이 어쩌면 기자회견을 한 것보다 훨씬더 진솔하고, 솔직한 그녀의 모습을 보는것 같았다. 자궁외 임신인줄도 모르고 발로 뛰며 일했던 순간들 속에서 중요한 순간 수술을 결정하게 되었고, 또 두번째 임신역시 자궁외 임신이라는 사실로 얼마나 힘들었을까 라는 인간적인 연민도 갖게 되었다.

 어쩌면 방송인으로 산다는 것은 보여지는 것들을 많이 얻을 수는 있지만, 보이지 않는 것들을 많이 잃어버리는 직업이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책을 읽으면서 불행한 결혼생활 속에서 별이가 태어나지 않은게 다행이라는 그녀의 말에 백배 공감한다. 그리고 더 많은 사람들이 그녀의 생각에 동참할 것이라는 예상도 해 본다. 다문화 가정이 들어가고, 편부,편모 가정이 늘어가지만, 여전히 부모의 학대 속에서 고통받는 아이들도 많다는 세상에서 책임질만한 사람이 부모가 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 본다.

 "하늘이 허락한다면 엄마로 살고 싶었습니다." 라는 그녀의 말속에서 과배란주사를 맞아가며 얻은 별이를 바라보는 그녀의 따뜻한 눈망울에서 별이를 통해 그동안 받은 모든 상처들과 아픔들이 그저 지나가는 한편의 기억이 되길 바래본다. 아이들을 키우고 잔소리 하는게 일상이 되버린 내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고, 한번더 사랑으로 아이들을 돌보게 되고, 감사하는 생활을 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연예인을 별로 좋아하진 않았지만, 허수경씨의 용기있는 싱글맘 선언에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내가 학교 다닐 적에는 그저 용돈 기입장이나 잘 쓰고, 저축이나 잘 해야 부자가 되는 줄 알았다. 우리 세대에서는 경제교육이나 성교육같은것은 너무나 생소하다. 아이들을 위한 이 책을 보면서 오히려 내가 더 많은 것을 새롭게 배울 수 있는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저 단순히 절약하고,아끼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확실히 배울 수 있는 기회였던 것이다.

 머리말에서 초등경제교육연구소 소장이신 최선규님의 소개말이 나온다.어린이 경제 교육은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느끼게 하는 것이라는 그분의 말씀은 내자신의 경제관념뿐 아니라 부모를 무한한 통장쯤으로 여기는 요즘 아이들에게 꼭 알게 해야할 과목이라는 생각이 들게 했다.

 총 3권으로 되어있는 경제 교과서 중 1권에서는 경제 원리를 배우게 된다. 현명한 선택을 하는 것이 경제의 첫걸음이라는 경제의 원리를 배우고, 경제 주체/화폐/ 수입과 소득/지출과 소비/중앙은행/희소성/기회비용/재화화 용역/재산/수요와 공급/거래/물가/생산/유통/시장/가격/경쟁/이윤/분업과 협업/직업/산업/기술과 자본/무역까지 25가지의 원리를 배우게 된다. 다소 생소하면서도 아이들이 알기 쉽게 설명이 되어있어서 3학년 이상의 아이들이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8살인 아들은 단어 하나하나가 어려워 계속 "엄마, 이건 무슨 뜻이야?"를 연발했지만, 무엇보다 현명한 선택을 어떻게 해야 할지를 고민하고 생각해본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다. 경제 원리 사이의 경제 호기심에서는 다양한 주제로 경제에 관련된 이야기들을 배울 수있다. 단어 하나하나가 어렵긴 하지만, 만화를 읽다보면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있다.

 경제라는 과목이 경영학이나, 경제학을 배우는 경상대학학생들에게만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기존의 사고를 뒤엎고, 자신의 경제 주체가 되어 가계경제를 바로 알고,또 앞으로 자신의 인생을 경영하는 우리 아이들에게 꼭 읽혀야 하고,꼭 배우게 해야할 과목이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

세상에서 제일 좋은 것, 아이들의 마음을 편안히 해주고, 우리가 가장 편히 생각하는 사람.. 그것은 바로 엄마일 것이다. 세 엄마 이야기라는 예쁜 동화는 이야기 만큼이나 그림도 참 예쁘다. 조금은 만화같으면서 수채화같은 그림에서 아파트만 그리는 요즘 아이들에게 흔치 않은 시골집들의 정경이 잘 나타나고, 요즘 아이들은 거의 그리지 않는 기와집들이 대부분이다.

 넓은 밭에 무엇을 심을까 고민하던 엄마는 콩가루가 든 인절미가 먹고 싶어져서 콩을 심어야 겠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요즘 엄마들이 그러듯이 엄마도 콩을 어떻게 심을지를 알지 못했다. 숟가락으로 땅을 파고, 콩 한 알을 넣고, 또 숟가락으로 땅을 파고, 콩 한 알을 넣고.. 하다가 엄마는 땀을 뻘뻘 흘리다가 주저 앉아버리면서 혼자서는 도저히 못하겠다고 소리쳤다. " 엄마! 도와줘!"

그러자 엄마의 엄마는 자전거를 타고 쌩~하고 달려오신다. 엄마의 엄마가 호미로 땅을 파고 돌과 풀을 골라내자 엄마는 호미로 줄을 죽 그으고, 엄마의 엄마는 줄을 따라 삽으로 흙을 파 올리며 밭을 만드셨다.하지만, 엄마의 엄마도 힘들어 하시며 얼굴이 빨개지셨고, 엄마의 엄마도 소리쳤다. "엄마! 도와줘!"

엄마의 엄마의 엄마가 밭을 갈았고, 엄마의 엄마는 호미로 콩 심을 구멍을 파고, 엄마는 구멍에 콩 세 알을 넣고 흙을 덮었다.

 이렇게 콩을 심을 때 부터 콩밭에 풀이나고, 콩을 뽑고, 콩을깔때도 엄마는 엄마의 엄마,엄마의 엄마의 엄마에게 도움을 청하게 된다.그리고 수확한 콩으로 된장을 만들 메주도 만들고,피곤한 4대 모녀는 행복한 꿈을 꾸며 단잠을 잔다.

 수명이 길어지면서 예전보다 노인들이 참 많아졌다. 편찮으셔서 일찍 돌아가신 외조부모님때문에 외할머니, 외할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거의 없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에게 베풀어 주시는 내 엄마의 사랑을 보면 어렴풋하게 기억은 할 수 있을 것 같다. 나 역시도 풀이름도 잘 모르는데, 우리 아이들에게 이것은 무슨꽃, 이것은 무슨 나무. 하면서 이야기를 해주시는 엄마를 보면서 엄마가 오래오래 사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엄마만큼 좋은게 없는 것처럼 친구같은 딸도 꼭 필요할 것 같다. 힘들때, 어려울 때 필요할때 달려와서 힘이 되주시고, 어떤 지원도 아끼지 않으시는 분. 그분은 바로 엄마일 것이다. 할머니가 되도, 나이가 들어도 엄마라는 말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지고, 편안해진다. 아이들에게 마음한켠 따뜻함과 사랑을 심어주는 예쁜 동화인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