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은 우리에게 익숙한 곳이다. 하지만 불교신자가 아닌 이상 각각의 전각의 의미며 불화들이 상징하는 것과 단청과 문양의 뜻을 알기는 어려울 것이다. 나 역시 어디는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있어 불상을 두지 않았고 어디의 처마에 있는 나녀상은 자신을 배반한 여자에 대한 목수의 보복이라는 등 단편적인 몇 가지 지식만을 가지고 있지 항상 절을 방문할 때마다 새롭다. 또한 궁전의 단청이나 건축양식과 사찰의 것이 무엇이 다른지도 잘 구별하지 못한다. 그저 옛 전통건축으로 다가올 뿐이다.

이 책은 불교신자들을 대상으로 하여 연제되었던 내용을 엮어 만든 것이다. 그러다 보니 내용이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것에 비해 좀 전문적이고 어렵게 느껴진다. 사찰의 미술품을 대상으로 그 의미며 관련된 불교설화 등을 설명해준다. 이 책을 읽다보니 강화도 전등사에 있는 처마의 나녀상은 실상은 알려진 것과 같이 나녀상이 아닌 불교 설화에 나오는 원숭이의 모양이라고 한다. 사진을 컬러로 다양하게 싣고 있어 보고 이해하기 좋았다. 하지만 설명은 많은 부분에서 개인적인 해석이 많아 보인다. 불경이나 설화 등의 배경이 명확한 것들은 객관적인 사실이 설명되는 반면 거북이 등에 업혀 가는 토끼의 크기가 큰 것 등에 대한 설명은 도대체 그걸 그리거나 기획한 사람이 아니면 나름대로 해석이 가능한게 아닌가 싶다. 신자를 대상으로 하였어도 너무 좋은 방향으로만 설명을 하다보면 잘 믿음이 가질 않는다. 또 제목은 해학이라고 했으나 해학적인 요소를 가진 미술품만을 설명한 것이 아니고 사찰위주로 작품들을 설명하다가 해학적인 것을 발견하면 곁들여 설명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불교의 발상은 인도이나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에 전래되다보니 작품의 내용 중에는 인도 고대 설화의 영향을 받은 것부터 우리의 토속신앙의 내용까지 여러 가지를 담고 있다. 용이나 가루다, 아수라 등부터 산신까지 참 다양한 항목들이 있고 또 부처의 종류도 미래에 올 미륵불이며 관음보살, 지장보살 등 참으로 많다. 한번 읽었다고 해서 눈높이가 올라가길 기대하기는 무리일 듯하다.

 

 

우리주변엔 절이 많이 있다. 물론 동내마다 들어찬 교회처럼 엄청난 수를 자랑하지는 않지만 어디를 여행하던 유명한 사찰하나쯤은 흔히 볼 수 있다. 그러면서도 절은 무언가 특별한 장소로 다가온다. 일상을 벗어난 여유와 사색을 즐기며 또한 지난 역사를 돌아보며 휴식을 취하게 되는 장소이다. 일단은 대부분의 사찰이 산과 같은 자연 속에 위치하고 최소한 몇 백 년의 역사를 가졌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사찰들은 종교를 떠나 모든 이에게 마음속에서 편안한 느낌을 준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가까운 관악산을 오를 때나 강화도로 하루 드라이브를 갈 때부터 지방으로 휴가나 여행을 갈때도 으레 주변의 유명한 사찰을 찾는다. 하지만 그곳이 어떤 유래를 가진 사찰인지는 보통 사찰 경내에 쓰여 있는 안내표지를 읽으며 알게된다. 그리고 얼마의 시간이 지나면 다시금 잊게 된다.

이 책은 전국에 있는 유명 사찰들을 선정하여 그 역사와 얽힌 설화, 중요한 유물 등을 사진과 함께 설명하면서 아울러 찾아가는 방법도 설명해준다. 읽다보면 불교에 대한 이해와 함께 우리 역사에 대해서도 다시금 알 수 있게 된다. 절들의 이름은 어느 산 무슨 사 식으로 나와 있는데 평소 익숙하지 않은 산들도 많이 있었다. 그래서 좀 생소하게 느껴졌다. 보통 석모도 보문사라고 하듯이 잘 알려진 지명을 드는데 이 책에선 낙가산 보문사라고 표현된다. 그리고 많은 내용들이 나열 되듯이 되어있고 불교에 대해 기본적인 지식을 가진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듯하다.

읽다보니 천년고찰로 알려진 절들도 수차례의 소실과 복원을 반복했고 어떤 절들은 예전의 자취는 거의 남아 있지 않았다. 특히 임진왜란과 6.25사변의 영향이 컷 던 것 같다. 그 외에도 산불 등으로 소실된 것도 있다. 또한 복원이나 증축과정에서 예전의 유적이 나타나거나 복장 유물이 새로 발견되기도 한다.

책을 읽다보니 부처님의 진실사리가 안치된 5대 적별보궁에 대한 이야기며 우리나라의 3대 관음사찰중 보리암은 세계8대 관음사찰의 하나라는 등의 설명이 있다. 이러한 내용을 알면서 방문한다면 확실히 모르고 지나칠 때와는 다른 느낌을 받을 것 같다.

 

 

얼마 전부터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중년의 실직은 이제 아주 광범위하고 일반적인 일이 되고 있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중년실직에 대한 이해와 대비하는 방법을 설명한다. 저자는 자신의 실직 원인이 조직형인간이 아니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처세술과 아부, 사내정치, 인맥관리 등에 능숙하지 못한 것을 들면서 주어진 일만 열심히 하는 예전시대의 사람이었음을 고백한다. 달리말하자면 조직형인간은 도리어 현대 조직에서 승승장구 할 수 있다는 의미이며 현재 중년을 맞이하는 세대가 산업사회에서 지식사회로 변화하며 처음으로 대규모 중년실직을 경험하는 세대이니 만큼 지금까지의 교육과 가치관은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짧게는 10여년에서 길게는 2,30년을 직장에서 보낸 후 갑자기 실직을 하면 그 충격은 일년 이상 몇 년씩 간다. 그중에서 그 동안의 인맥이 모두 없어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구축한 인맥은 대부분 주고받는 관계이며 실직을 통해 이해관계가 없어지면 점차 소원해진다. 평소 업무를 떠난 인간적인 관계구축이 그나마 이런 문제를 조금 완화해 줄 수 있다. 또한 재취업은 무척 어렵고 혹시 성공하여도 기존의 급여수준에는 매우 못 미치는 수준으로 경제적인 문제가 매우 심각하게 대두될 것이다.

저자는  조직에 충성심을 댓가로 한 종신고용은 산업사회에서 기업의 필요에 의해 생겨났으며 지식기반 사회로 변화하면서 그 효용은 다했다고 설명한다. 불과 십여 년 안에 기업에서 전일제로 일하는 정규직의 숫자는 대폭 줄어들 것이다. 또한 신자유주의의 물결은 그 변화의 속도를 가속화 시키고 있으며 여기에 더해 인류의 수명연장과 인구감소가 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모든 여건을 살펴볼 때 설령 정년까지 근무를 한다고 해도 정년후 거의 30년 이상의 삶을 더 살아야하는 시대가 오고 있으므로 궁극적으로 모든 직장인은 중년실직자와 비슷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해결책으로는 근검절약을 통한 안정적 투자, 개인의 전문분야에서의 경쟁력을 극대화한 일인기업 형태의 창업, 평생에 걸친 학습, 젊은 마음가짐, 최후의 보루가 될 가족에 대한 평소의 관심과 투자, 진정한 인간관계구축, 자신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을 파악해 주기적으로 목표를 수정하기, 창업을 염두에 두고 취미를 기초로 하는 전문적 특기 만들기 등을 들고 있다.

무척 많은 책을 참고로 하고 있고 그중의 상당부분은 나 역시 읽어본 것들이다. 하지만 힘든 시절이 오니 준비해야한다는 대명제와 준비가 필요하다는 다급함 외에 일반인에게 시원하게 와닫는 해결책은 잘 보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