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교육'이란 용어가 낯설지 않다. 어느 순간부터 모든 교육의 목표에 '창의적'이란 문구가 붙기 시작했다. 어쩌다가 이런 용어가 교육의 접두사처럼 사용되게 된걸까? 나의 학창시절, 그다지 멀지 않은 과거에는 많은 학생들이 교실에 모여 선생님의 수업에 집중해야만 했다.(나만 그랬나?) 학원을 다니거나 따로 과외를 받는 학생은 드물게 있었고, 과목에 대한 이해는 학교 수업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었기 때문이다. 그 당시에는 인터넷도 인강도 존재하지 않았기에 자료를 찾는 것은 책을 통하거나 정보를 알고 있는 사람에게 물어야만 했다. 그랬기에 지식을 알고 있는 것, 지식습득이 최고의 지상과제였다. 암기를 많이 할 수 있는 것이 경쟁력이 될 수 있는 시대였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지식정보는 넘쳐난다. 인터넷에서 검색만 해도 무수한 자료가 쏟아져 나오고, 책을 찾아볼 필요도 없이 책의 내용을 검색하는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으니 IT산업이 발달하면서 지식에 대한 인간의 입장은 달라지고 있다. 지식은 습득의 대상이 아니라 어디에 있는지 찾는 검색의 대상이 되었다. 동일한 지식을 누가 더 빨리 찾는냐의 문제로 잠깐 변화가 시도되나 싶더니 근래에는 그 지식정보를 소화해서 어떤 새로운 정보로 만들어내느냐 즉 얼마나 창의적이느냐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것이다.

 

책의 저자는 현재 한양대학교와 경북대학교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강의 과목 중 <유쾌한 이노베이션>이라는 창의력을 키우는 독특한 사고수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 책은 그 수업을 하게 된 동기에서 부터 학생들과 수업시간에 이루어진 내용까지를 작가만의 화법으로 버무려 낸다. 특히 작가가 자신의 특별한 수업을 진행하던 중 2002년 기말고사 시험문제가 언론에 의해 세상에 알려 졌고, '엽기강사'라는 별명과 함께 모교에서 쫓겨나며, 대중의 수많은 질타를 받아야 했었다. 그 당시 출제되었던 문제를 찾아보니 일반적인 눈높이의 문제들은 분명 아닌게 맞았다.
인식의 변화가 더디었던 시기였고, 획기적이거나 도드라진 독특함이 받아들여지기엔 시기상조였던 것 같다. 하지만 인내의 시간을 지나면서 한양대학교의 '용감한 계장님'이란 시대를 앞서 볼 수 있는 안목을 가진 분의 제안으로 창의력 수업을 개설하게 된다. 그것이 바로 <유쾌한 이노베이션>이고, 그 수업은 해가 거듭될수록 수강신청 전날 밤부터 학생들이 PC방에 모여 수강신청 오픈만을 기다리는 수업이 되었다고 한다. 드디어 그의 수업이 인정받는 세상이 도래한 것이다.

 

크게는 4개의 강의로, 세부적으로는 26개의 주제로 진행된다. 평소 습관처럼 말하고 사용했던 단어들에 대해 의미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기도 하고,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그리고 어디서 본듯한 오래된 이미지 컷들을 삽화로 사용해 미소짓게 만들기도 한다. 나의 모습을 냉동실에 비유한 것, 예의로 포장되었던 것이 결국은 가식이었음을 깨닫게 하는 부분, 나의 목표가 아니라 다른 사람의 목표가 혹시 내 목표처럼 생각되어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닌지,  고정관념을 시험하는 문제 등 가볍게 다루지만 결코 가벼이 여길 수 없는 부분이었다.

 

만우절에 수행되는 팀별 미션 중 거짓사랑고백이 만들어준 인연이 인상적이었고, 어떤 학생이 좋아하는 여학생에 대해 '연애조작단'을 결성하여 미션수행하는 이야기도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연애는 조작되기 때문에 아름답다'는 작가의 말에 동의는 할 수 없지만, 그 노력만은 높이 평가해 주고 싶다.

 

가장 공감갔던 부분은 마지막 이야기이다. 열심히 노력했지만 리허설을 하지 못해 실패한 힙합조와 조원들의 의견이 모아지지 않아 어려움을 겪은 4조의 이야기는 그들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내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고, 어쩌면 내가 마음 먹기에 따라 내가 몸담고 있는 팀이 그리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누구나 실패는 두렵다. 하지만 그것이 무서워서 실패하지 않는 길만을 찾아다니거나 아예 도전조차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진짜 성공을 맛볼 수 없을 것이다. 실패를 맛본 영혼만이 진짜 살아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본문 중)

 

작가의 해석대로 이 책은 재미있고(fun fun), 자신감(뻔뻔하기 위해선) 넘치는 책이다. 다 읽고 책을 덮으면서 작가의 생각에 격하게 공감이 된다. 책을 읽으면서 여러번 혼자 웃고, 왜 그런 기분이었는지 깊이 생각하지 않았지만 슬퍼서는 아니고 공감이 가서 울컥하기도 했다. 재미와 감동이 함께 있는 그렇지만 결코 가벼운 책은 아니었다. 새로움에 목마른 분이라면 <정효찬의 뻔뻔한 생각책> 을 읽어보라고 추천해주고 싶다.

 

무한의 공간과 시간 속에 내가 왜 존재해야 하며, 어째서 존재하고 있는지를 알기 위해 노력한다면 분명 우리는 순고한 순간들로 삶을 채워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상식과 고정관념, 맹목적인 습관이 되어 굳어버린 그 견고한 껍질을 조금만 벗겨내고, 아니 그냥 그런 껍질이 내게 있다는 것을 알고 인정하기만 해도 우리는 깨달을 수 있다. 나는 굉장한 사람이었으며 세상과 우주의 중요한 퍼즐을 내가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질문해야 한다. (중략)
질문이 우리의 생각을 바꾸고 우리의 삶을 바꾸고 우리의 모든 것을 바꿀 것이다. 생각하고 묻는 자만이 유쾌한 변화를 이루어낼 수 있다. (본문 중)

 

 

20대에는 막연한 미래인 40대가 되면 내 얼굴에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이 되어 있을꺼란 생각을 했었다. 그 의미에는 앞으로 열심히 살아서 나이 40이 되면 작게라도 무언가를 이루었기를 기대하는 마음이었으리라. 하지만 막상 무언가 이루었을꺼라 기대했던 그 시기를 살고 있지만 아직은 딱히 그럴싸한 것을 이루지 못했으니 애통한 일이다. 너무 막연히 생각했던 것인지, 아니면 노력이 부족했던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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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들면서 우리의 학문이 좋았고, 끌렸다. 명리학이나 동양사상, 한의학 등 우리의 것이 우리 몸과 정서에도 맞고 이해되며 친근하게 다가왔다. 이것을 말로 명확히 표현할 수 없지만 조상으로 부터 물려받은 생각, 사상이 내 몸에 체화되어 있다는 느낌이랄까. 철없을때는 지독히 비과학적이고, 수치로 계산할 수 없는 무언가를 어른들은 미신처럼 말하고 믿고 따르는 것이 이상해보였다. 어릴때는 서양학문의 실험과 눈으로 확인되는 것만 믿었고, 서양의 의학만이 인간의 건강을 보장해준다고 생각했으니 말이다. 그러나 살아보니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었고, 보이지는 않지만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들이 있으며 이젠 그것에 대해 의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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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7개의 부분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마음, 몸, 얼굴, 관계, 일, 가정, 아이 등 각각이 얼굴과 관련이 있고, 얼굴에 의해 드러나기도 하고, 영향을 받기도 한다. 마음편을 보면 얼굴의 점이나 사마귀 위치에 따라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를 말하고, 얼굴의 상태에 따라 건강을 말한다. 얼굴빛이 어두우면 어려운 일이 많아 마음이 힘들꺼라는 것을 짐작하고, 눈빛이 흐리면 건강이 좋지 않다. 그리고 흥미로운 부분은 마음의 상태에 따라 몸의 오장육부의 상태가 달라진다고 하니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말이 딱 맞아 떨어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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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들은 잘못된 생활습관과 스트레스 그리고 과도한 업무로 인해 여러가지 통증에 시달린다. 목이나 어깨가 결리는 경우는 너무나 흔한 질병이고, 혈액순환이 어렵거나 소화가 잘 안되는 것은 질병으로 분류하지 않을 정도로 흔하다. 그런 증상에 따라 맨손체조법과 지압법을 소개하고 있으니 따라해봐서 긴장된 근육을 풀고, 막혔던 기를 통하게 하면 된다. 이렇게 직접적인 몸의 힘든 부분을 다스릴 수도 있지만 마음의 편치 않음을 명상으로 해소하는 것도 건강을 위해 좋은 방법으로 소개된다. 몸과 마음이 건강해야 얼굴이 펴지고, 좋은 인상이 습관이 되어야 그 사람의 인상이 될 것이니 관상도 변할 수 있고, 운명도 변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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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떨때는 이렇게' 라는 해법으로 여러 측면의 좋은 방법들을 제시한다. 모든 것을 다 따라하기는 무리가 있더라도 자신이 평소에 관심이 있었던 부분이나 고민이 되었던 부분은 책의 내용대로 실천해보면 도움이 될 것 같다. 지금 내 표정이 어떤지 한번 되돌아보고 어떤 표정으로 가족을 대할지 연습해봐야겠다. 자꾸 연습 하다보면 연습이 아니라 어느 순간 내 얼굴이 될테니까.

 

아이들이 어릴때 잔병치레를 많이 했던 탓에 어찌하면 건강하게 키울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 병원도 좋다는 곳은 먼 곳도 마다하지 않고 찾아가고, 다른 사람들이 좋다고 권하는 것도 먹여 봤지만 결국은 아이를 건강하게 키우기 위해서는 엄마인 내가 공부를 해야함을 깨달았다. 다른 사람이 좋다는 것은 내 아이에게 맞지 않을 수 있고, 정확하지 않은 정보일 수도 있다. 그렇게 공부하게 된 것이 침뜸이었고, 공부의 깊이는 얕았지만 황제내경과 동의보감에 대한 이야기를 풍문으로 들었다.

 

<황제내경>은 중국의 가장 오래된 의서일뿐만아니라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의서이다. 황제와 기백이라는 명의가 주고받은 대화를 기록한 책으로  소문 81편, 영추 81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소문은 생명의 본질인 체질을 뜻하는 말로, 황제와 기백이 체질에 대한 문답을 나눈 내용이다. 영추는 몸의 기가 순환하는 경락과 침구에 관한 내용이다.

 

인간이 건강하게 장수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좋은 음식이나 약을 먹거나 또는 운동을 열심히 하는 것이 방법일까? 서양의학이 발달함에 따라 불치병이 줄어들고 신의 영역으로만 믿었던 생명연장의 꿈이 현실화되기 직전까지 온 듯해 보인다. 하지만 그 속의 진실을 들여다보면 암치료나 수술의 부작용, 재발 등의 실패 사례도 함께 증가하고 있으니 맹목적인 믿음은 버려야 한다. 서양의학에서 병이 걸린 후 치료하는 것은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병증만을 없애는데 촛점을 맞춘다. 그러다 보니 결과를 없앤 경우라도 다시 재발의 가능성이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동양의학 즉 한의학에서는 병이 생기기 전에 원인을 없애는 예방의학에 무게를 두고 있기에 진정 사람들의 병을 없애는 의술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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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이 났다고 해서 반드시 약을 먹어야 하는 것도 아니고 약을 먹는다고 해서 다 낫는다는 보장도 없다. 그보다는 우리 몸 내면의 오장육부를 잘 살피고 기혈의 흐름을 파악한 뒤 그것에 맞게 질병의 원인을 밝히고 처방하는 편이 더 효과적이다. (중략)

중요한 것은 바로 자기 내면, 즉 오장육부와 기혈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먼저 관찰하고 기혈과 경락, 맥박, 오장육부의 운행을 조절하여 건강하고 장수하는 삶에 이르는 것이다. (본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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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내경>에서는 양생을 말한다. 양생은 병의 원인과 해결책은 자신의 몸 안의 근본인 정, 생명 활동 에너지인 기, 그리고 신에 있다고 한다. 이 세가지가 몸에서 마르지 않도록 조화롭게 되도록 살아가는 것이 핵심이다. 계절에 따라 생활습관을 달리하는 것, 무엇이든 너무 과하지 않게 하는 것도 내 몸의 정기신을 지키는 방법이다. 육체의 문제 뿐만아니라 정신의 건강도 함께 언급한다. 몸과 정신이 따로 일 수 없기에 어느 한쪽이 건강하지 않으면 다른 쪽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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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들로 빼곡한 책은 아니나 중국의 고전인 <황제내경> 인지라 쉬운 책은 아니다. 특히 경락혈을 설명하는 부분은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는 낯선 이야기일 것이다. 그러나 한의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현대인의 시각에 맞추어 풀이한 이 책이 더없이 귀하게 여겨질 듯 하다. 한번 읽는 책들과는 달리 여러번 읽고, 자세히 읽고, 심지어 연습하고, 외워야하는 부분들이 많으니 가까이 두고 자주 보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