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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내가 속해있던 또래 집단에 유난히 공부를 잘하는 친구가 있었다. 늘 우리랑 같이 놀던 친구였는데 성적을 공개하고 보니 전교 1등을 하지 않는가. 처음 그것을 알게 되었을때 약간 충격적이었다. 그리고 조금은 자존심도 상했다. 내가 볼때는 공부하는 티를 전혀 내지 않았고, 집에서 혼자 열심히 공부를 하나 싶어 친구에게 물은 적이 있다. 대체 시험을 잘보는 비법이 뭐냐고. 친구는 비법 같은 거 없고 공부를 별로 안한다나? 그런 답변을 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친구는 자신만의 공부방법이 있었던 것 같다. 그 당시엔 정보가 많이 공유되지 않았던 시절이라 작정하고 말하지 않는 한 남의 비법을 알 수는 없었고다. 공부를 우선 많이 해봄으로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야 했던 시절인데 그 친구는 그 방법을 터득했던 것이다.

요즈음은 과거와는 달리 소위 성공한 사람들의 공부비법에 대한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 책의 저자 야마구치 마유도 엄친딸이라 부르는 성공한 부류로 이력이 화려하다. 도쿄대를 수석으로 졸업했고, 재무성에서 관료로 일해본 후 현재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학원을 다니거나 과외를 받은 적 없이 자신만의 공부법으로 그 어려운 과정의 공부를 모두 해낼 수 있었다고 하니 특별한 비법이 있지 않을까 호기심이 생긴다.

책의 제목인 <7번 읽기 공부법>이 그녀의 특별한 비법이었다. 한 권의 책을 7번 읽고 나면 머릿속에 책 내용이 통째로 기억된다고 한다. 사실 한 권의 책을 7번까지 읽어본 적이 없어 과연 그럴까 의문이 생기지만 우선은 저자의 방법을 믿어보기로 했다. 책은 6부분으로 나누어 있지만 크게는 3부분으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는 스스로의 능력이나 장점을 파악해서 자신감을 유지하는 것이고, 다음으로 7번 읽기를 활용하여 자신의 공부에 적용하는 것이다. 과목별로 약간씩 변형된 방법으로 적용하되 7번 읽는 것은 핵심이다. 그리고 공부를 지속하기 위해 스스로에게 암시를 거는 마인드 컨트롤을 소개한다. 저자는 자신의 학창시절을 통틀어 공부를 하게된 계기와 자신의 장점을 발견한 것, 좀 더 높은 목표를 가지게 되면서 도전과 성취를 맛보며 결코 즐겁지 않은 공부였지만 지속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고 한다. 대학입학과 사회인이 되면서도 목표설정과 공부를 지속적으로 했고, 대학입시와는 비교도 안되는 사법고시나 사회인으로서의 공부를 현재까지 하고 있다.

7번 읽기 공부법의 핵심은 그저 읽는 것이다. 책 한 권을 7번 읽으려면 시간이 많이 소요될 듯 한데 저자는 30분에서 1시간 정도면 한 권을 읽는다고 한다. 대체 어떻게 읽기에 1시간만에 한 권을 읽을 수 있을까. 아무리 빨리 대충 보더라도 1시간은 정말 어렵다. 저자는 어릴때부터 읽는 것이 많이 훈련되어 일반인보다는 좀 더 빨리 읽는 능력이 연습되어 있었다. 여러번 읽다보면 중요한 부분은 자연스럽게 파악하게 되고, 이해되지 않았던 내용도 이해된다. 그것이 중요한 부분이다. 그저 이해가 안가더라도 몇번 되풀이되는 동안에는 무조건 읽는 것에만 집중해서 진도를 나가는 것이다. 수학같은 과목은 7번 풀기라는 응용된 방법으로 공부하면 문제의 패턴을 자연스럽게 암기하게 되니 동일한 패턴을 충분히 학습하는 효과가 생긴다. 저자는 독서실에 가는 것도 아니고 혼자 집에서 공부하면서 7번 읽기 공부를 실천했다고 한다. 저자가 자신의 공부방법을 찾아가는 과정과 목표에 대한 열정과 집념이 책을 읽는 동안 고스란히 전해지는 듯 하다.

자신은 결코 천재가 아니며 주위에도 천재는 거의 발견하지 못했다고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읽기면에서는 특출한 천재성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그 재능이 많이 읽으며 노력한 것에 의해 만들어진 천재성이라는 면에서는 일반인에게도 희망을 준다. 저자의 현재 모습이 되기까지는 저자의 온전한 노력에 의해서 이루어진 것임을 새삼 느끼며 '한번 보면 외워요'라는 천재가 성공한 것이 아니라 '평범한 한 소녀가 성공하기까지의 이야기'라는 면에서 감동스럽기도 하다. 공부를 해야 하는 학생들에게 권해주고 싶다. 저자의 목표의식과 의지를 간접경험하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