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사용 환경이 아닌 우리나라에서 영어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그것은 출간되는 책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십대에겐 입시가 가장 중요한 일인지라 공부법 관련 책과 더불어 영어 공부법 책이 넘쳐 나는데 모든 책을 볼 수는 없지만 출간될때 몇 권씩은 관심있게 읽어보게 된다. 우리 집에 미래의 수험생이 둘이나 있는 까닭으로. 그런데 영어는 수험생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이미 나의 길을 찾아서 직장을 다니고 있음에도 늘 장애물은 영어! 글로벌시대에 영어는 필요조건임을 피부로 느낀다. IT업계에서 일하다 보면 외국인들과 함께 일하는 경우도 종종 생기고, 때론 영어 능력에 따라 좋은 기회가 생기기도 하는데 그 것 한번 누려보지 못하고 꿀먹은 벙어리가 되는건 몹시 속상한 일이지 뭔가. 내 꿈 찾았고, 나이 한참 들어도 영어 잘 못하니 늦게라도 영어를 잘하고 싶어진다. 심지어 이런 고민을 내 아이들은 겪지 않게 하고 싶어 더 열렬히 지원하게 된다면 이 것 또한 욕심이 될려나.

<이기는 영어 공부법>은 공부의 테크닉만 다루지는 않는다. 책을 쓴 저자의 어린 시절 공부를 열심히 하게 된 계기와 동기를 들려주고, 유학가게 된 사연, 학원강사로서의 생활, 학원을 세우게 된 과정 등 현재 자신이 있기까지의 역사를 들려준다. 학원에서 학생과 학부모를 대하는 마음에는 열정이 컸고, 그 마음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었다.

영어든 공부든 우선은 열심히 하기 위해서는 목표를 정하는 강력한 동기부여가 중요하다. 이 것이 원동력이 되어, 공부를 할때는 좋은 습관이 잡혀 있어야 한다. 좋은 습관은 최소한 21일 유지해야 습관이 되고, 나쁜 습관은 단 하루만에도 가능해진다. 그리고 학원을 다니면서도 반드시 혼자만의 복습하는 공부시간이 확보되어야 한다. 즉 학원만 다닌다고 실력이 향상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영어를 잘하기 위해서는 평소 공부습관이 잘 잡혀 있어야 하고 영어는 외국어인 만큼 매일 매일 30분씩이라도 꾸준히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리고 아이에게 적당한 공부방법을 찾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다. 가장 좋은 방법이라 추천하는 것은 영어책을 많이 읽는 것이라고 하는데, 요즈음 같이 미드나 영화, TED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다면 좀 덜 지루하게 살아있는 영어를 습득할 수 있을 것이다.

공부만이 목표가 되지 않게 살아야 하는 것은 맞는 말이다. 하지만 인생의 긴 마라톤에서 직면하는 구간마다 열심히 체력을 안배하고 계획적으로 컨디션을 조절하며 전력질주를 해야할때 하지 않는다면 마지막 결승점에서 최선을 다했다는 자부심이 들지 않을 것이다. 10대에게는 현재 당면한 공부가 최선의 길일 수 있다. 또한 공부와 더불어 주위를 돌아보고 함께 사는 사회를 느끼게 해주는 것도 필요한 부분이라 생각한다. 책을 읽는 동안 단순한 영어 공부법만이 아니라 '교육'을 하는 저자의 입장에서 그의 철학과 노하우를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자기계발서를 즐겨 읽는 편이다. 메세지가 명확하고, 책을 읽고 실천할 부분이 제시되니 한권의 책을 읽는 시간대비 효과가 가장 뚜렷하다는 효용성때문에 즐겨 읽게 된다. 하지만 잔뜩 기대하고 읽은 책들이 고만고만한 이야기들을 하고 있을때는 무척 실망스럽기도 하다. 유명한 책의 내용과 유사하다던가, 수박 겉핥기식 표현이 있던가, 무언가 많이 알려진 내용들의 짜집기 같은 책을 읽고 나면 허망해지기까지 한게 잘못 만난 자기계발서의 단점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계발서를 자꾸 읽게 된다. 그 이유는 현재보다는 조금 더 변화하는 미래를 꿈꾸기 때문이라고 할까. 이 책도 2017년 신년을 앞두고 선택한 자기계발서이다. 고2, 중2이 되는 두아들과 한참 정체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나에게 어떤 변화의 계기가 되길 기대하는 마음으로 읽었다.

"영어 실력 제로에서 하버드 의대에 합격하고 6개월 만에 보스턴 대학교 MBA에 입학한 저자가 알려주는" 이란 수식어가 무척 화려하다. 저자는 이미 일본에서 안과의로서 박사 학위를 받고, 다시 새로운 도전으로 하버드 대학에서 공부하고 동시에 경영대학원에서 MBA 를 취득했다. 영어권에서 실력 제로라는 말은 영어를 전혀 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고 그들과의 소통이 어렵다는 의미이다. 어른이 되어 유학가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 영어일 것이다. 어려운 공부를 두가지씩이나 해야하고, 힘든 영어도 함께 병행해야 하니 어떻게 그 많은 공부를 해낼 수 있었을까 궁금하다. 이런 상황이니 분명 특별한 공부법이 있을 것이란 기대를 하게 된다.

최고의 결과를 위해서는 동기부여가 되는 목표 설정부터 남다르다. 목표 설정을 분명히 해야만 헤매는 일 없이 선택과 집중을 제대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가 알려주는 SMART 목표는 구체적이고, 평가 가능하고, 실현 가능하고, 현실적이며, 기한 내에 달성 가능한 것을 말한다. 즉 막연히 '성공을 위해 공부를 한다.'가 아니라 무엇을 어떻게 특정기간 동안 매일 실천할 것인가를 구체적으로 나열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계획한 부분에 실천유무를 체크하면서 관리해야만 실천하는 계획을 세울 수 있다는 것. 저자의 목표설정에는 7가지 카테고리로 나뉘었다. 일, 가족, 경제, 건강, 자기계발, 취미, 봉사활동 으로 크게 나누고, 세부적으로는 구체적인 실천 내용을 계획함으로 이룰 수 있는 목표를 세울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10년 분의 계획을 장기, 중기, 단기로 나누어 하위 카테고리로 갈수록 좀 더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게 된다.

목표 설정 후 공부 효율을 높이기 위한 시간관리와 집중력 관리에서는 한 시간 마다 공부하고 있는 것을 바꿈으로 뇌 자극을 높이는 방법을 소개한다. 그리고 자신만의 집중되는 루틴을 찾아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고, 거울을 바라보며 자신감 주는 포즈를 의식적으로 한 후 공부를 하면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증가되어 집중력과 기억력이 향상된다고 한다. 또 관심있게 본 것은 식후 졸음을 최소화하기 위해 채소를 먼저 섭취하고 다른 음식을 섭취함으로 혈당치가 갑자기 상승하지 않도록 해줘서 컨디션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짧은 시간에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던 공부법, 저자의 공부법, 영어 학습법 등 저자만의 공부 노하우를 짧고 간결하게 설명한다. 해마다 실패하는 영어공부 부분에서 현재 나에게 필요한 부분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선택과 집중을 해야한다는 것과 영어공부를 다양한 컨텐츠를 통해 할 수 있다는 부분에서 내년에는 실천해보고 싶다. 책을 읽으면서 이 책을 쓴 저자는 스스로를 잘 관리하고 통제했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유학생활동한 의학과 MBA, 영어를 동시해 공부한다는 것이 저자의 표현대로 자신의 한계를 넘어선 경험이었을테니까. 책을 읽으며 몇가지 실천해보고 싶은 부분이 있었다. 신년에는 여느때와는 다른 계획표를 작성해봐야겠다. 실천 가능성이 높고, 구체적이고, 현실적이어서 나 스스로에게 칭찬해줄 수 있는 목표들로 세워야겠다.

 

주 5일 근무제가 정착되면서 주말의 이틀이 황금같은 쉼을 보장하게 되었다. 이틀의 범위 안에서 먼 곳으로 여행가기는 어려우니 가까운 여행지를 물색하게 되는데, 아는 범위 안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곳으로 당일 여행이나 일박 여행을 갔었다. 근처의 갯벌, 제부도, 일산, 양평, 남이섬, 아침고요수목원 등 아이들이 어릴적에 열심히 다녔던 곳인데,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마땅히 갈만한 곳이 없어 고민이었다. 마침 읽게 된 서울경기지역의 여행지 가이드북을 읽기도 전에 마음이 들뜨게 된다. 과연 어떤 여행지가 있을까?

책의 구성이 독특하다. 1년을 52주로 나누어서 계절별로 여행하기 좋은 장소를 소개한다. 시작은 일년의 첫 주이니 당연히 겨울에 적합한 장소이다. 서울의 어느 골목에 위치한 동네 책방들을 소개한다. 유명 연예인이 특이한 책방을 운영하고 있다는 것은 처음알게 된 사실. 
큰 돈벌이가 안되는 특이한 책방을 홍보도 하지 않고 운영하다니 어떤 컨셉으로 만들었을까 한번 가보고 싶어진다. 덤으로 주변 볼거리, 먹거리로 소개되었고, 그런 장소 중 '언뜻가게' 라는 상호가 재밌어 자세히 봤다. 저 근처를 가면 꼭 가보리라 생각하면서. 겨울의 볼거리 중 '아침고요수목원의 빛축제', '아인스월드 빛축제'는 한겨울밤에 멋진 야경을 감상하는 장소로는 탁월한 선택인듯. 또 하나 늦가을 부터 겨울까지는 별을 관측하기에도 좋아서 근처의 천문대와 천문과학관을 소개하고 있다.

책에서 제일 인상깊은 테마는 서울의 골목 탐방이었다. 가장 아름다운 학교로 유명한 서울중앙고등학교, 북촌길, 북촌한옥마을은 오래된 세월을 고스란히 담고 있어 어디에서 보던지 인상적일 것 같다. 북촌 8경 인증샷을 남기며 거니는 것도 나름의 재미가 있을 듯 싶다. 그리고 염리동 소금길은 주민들에 의해 만들어낸 인상적인 장소였는데, 범죄가 많이 발생하여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던 중에 현재의 모습으로 탄생했다고 한다. 한편 공장 밀집 지대가 변신한 성수동 아틀리에길, 문래예술창작촌은 과거의 그 장소를 생각하면 놀라운 변화였다. 17여년전 나는 문래동에서 신혼살림을 시작했었다. 그 당시만해도 공장이 드문드문 남아 있었고, 살아볼수록 공기가 너무 나빠 공기좋은 장소를 찾아서 다른 곳으로 이사를 했다. 나같이 동네가 좋지 않다고 이사가는 사람이 있나하면 그 곳을 멋지게 만들기 위해 찾아오는 사람들도 있으니 결국 그런 사람들이 세상의 변화를 만들어내는 주인공인 것이다. 

봉은사, 수원 화성과 같은 유명한 곳을 소개하기도 한다. 하지만 여느 가이드북과 차별화된 부분은 가장 적절한 계절의 시기에 맞추어 여행할 것을 권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많이 유명한 곳 보다는 한적하고 소박하기도 하고 심지어 알려지지 않은 근사한 장소이기도 한 곳을 소개한다는 것. 건강한 먹거리를 고집하는 가게들을 아낌없이 소개하고 있는 부분은 무척 반갑다. 이런 가게는 꼭 한번씩 가볼 작정이다. 서울의 구석구석에 이리 많은 사연이 있는 줄 몰랐고, 볼꺼리 먹을꺼리가 있는줄 몰랐다는 것이 스스로 놀라웠고, 우선은 가까운 곳 부터 당일 코스로 돌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의 '남몰래 아껴둔 장소'에 당장이라도 가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