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표지에 히끗히끗 머리를 휘날리는 참 넉넉한 인상을 가진 이 책을 쓴 목사님의 모습이 보입니다.
뭔가 거창한 듯한 책 제목 내 인생의 단 한번의 약속이 무엇인지 궁금해하며 책장을 넘깁니다.
기자 생활로 바빴던 남편이 있었고, 교회라면 만사 제쳐두고 발벗고 나서는 부인이 있었습니다.
부부는 항상 바빳고 집 안일을 돌볼 겨를이 없었고 자식들 또한 잘 챙겨주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있어서는 안될 불의의 사고로 잃게 된 둘째 아들 현준이.
사람의 앞날은 한치 앞을 보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맨날 교회란 곳에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붙어 있는 아내 때문에 아들 현준이를 제대로 못돌봐서 사고가 난거라고..
그렇게 원망하며 교회란 곳을 싫어했던 그였는데 지금은 조금만 한 교회의 목사로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아들 현준이와 살아생전 약속했던 한 가지. 책은 평생토록 사준다는 약속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곁에 없는 아들이지만 지금은 그 약속을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나누며 살고 있습니다.
책 할아버지라 불리우는 목사님. 과연 목사님이라는 호칭보다는 책 할아버지라는 말이 더 잘 어울리는 분입니다.
도서지역, 산간지역에 책을 읽고 싶어도 읽을만한 곳이 마땅치 않아 보지 못했던 꿈나무들에게
작은 도서관이라는 공간을 마련해 책을 마음껏 볼 수 있도록 사랑을 나누고 계신 책 할아버지.
그리고 그의 곁에서 아무런 보상도 없이 그저 봉사하는 행복에 도와주고 계신 많은 분들.
이런 분들을 보면서 '세상은 참 아직 따뜻하구나' 하는 것을 느끼며 마음이 짠해집니다.
살면서 아들을 잃었고, 부인과 이혼을 했고, 그리고 부인이 재혼하면서 딸 마저 데리고 이민을 가면서 남겨놓은 빛까지 떠맡게 된 그...
견디기 힘든 고통에 무언가 의지할 곳이 필요했지만 마땅히 호소하고 싶었던 곳이 없었고 세상과 오히려 등을 지며 꼭꼭 숨어 살던 그.
그렇게 하나님과의 인연이 시작된지도 모르겠습니다. 하나님께선 전부터 미리 예비하고 계셨는지도 모르겠네요.
지금도 어디선가 수많은 사람들을 위해 책을 정리하고 싸고 있을 그분.
자신의 재산까지 털어가며 모르는 사람들에게 책을 그렇게 사서 무상으로 나눠주고 있는 그분.
그 누가 자기와 아무 상관없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전재산을 털어 나눠줄 수 있을까요?...
책이라는 가치가 무척이나 크고 한 사람의 인생을 변화 시킬 수 있는 크나큰 존재라서 더 많은 사람에게 실천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아는(들어온) 어느 목사님과는 참 사뭇 다른 느낌의 목사님이었습니다.
찬송가만 부를 것 같은 목사님도 시골어른들 앞에서 뽕짝을 부르며 즐거워 하는 모습과 다른 종교에 대해서도 비판적이지 않은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예전에 다니던 직장이 기독교여서 아침 저녁으로 예배를 드리는 곳이었습니다.
종교가 없는 사람들도 강요에 의해서 예배에 참석하기도 하는데 때로는 너무 강압적으로 밀어붙이고 타 종교를 배제한체
기독교만이 이 세상에 있는 양 하는 모습에 오히려 역효과가 나서 엇나가는 나의 모습을 본 적이 있었습니다.
책 할아버지의 노력때문인지 요즘은 참 편리하게 집 앞으로 이동도서관 차가 일주일에 3번이나 와서 도서관에 가지 않아도 집 앞에서
원하는 책을 빌려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도서관만큼의 책을 다 실을수는 없지만 꽤나 많은 책들이 매번 바뀌어서 오니 너무 행복합니다.
그리고 동네마다 작은 도서관이 생겨서 다양한 종류의 책이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만 가까운 곳에서도 책을 빌려다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더욱 많은 사람들이 많은 종류의 마음의 양식을 쌓고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오늘도 여기저기 다니느라 분주하신 책 할아버지.
절망과 고통을 이겨내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의 실천을 하고 계신 그 분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행복바이러스에 전염되었음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배움은 무엇에 쓰기 위해서가 아니라
배운다는 것, 그 자체로 의미가 있는 거라고...
책의 중요성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인터넷이 집집마다 들어온 21세기에,
클릭 한두 번이면 모든 정보를 알 수 있는 이 시대에
누가 책을 읽겠느냐고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아이들에게 바른 가치관을 심어 주어야 할 어른들이
이런 사고를 가졌다는 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책을 읽어서 아는 것과 인터넷에서 정보를 취득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
인터넷 정보는 이미 출판된 책의 내용을 요약하거나 짜깁기해 놓은 것이
대부분이라 정보의 깊이와 질의 측면에서 책과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또한 습득한 정보를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데 있어서도
양과 지속성에서 큰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110.p)
내가 포기하지 않는 이상 삶은 어떠한 경우에도 나를 포기하지 않는다.
자신의 자녀가 잘 되기를 바라거든 돈 대신 책을 물려주어야 한다. (224.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