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교회 추천도서인 이 책을 받아들고서부터 사실 마음이 불편했다. 왜냐하면 나 스스로가 거룩하게 살지 않음을 알기 때문이다. 또한 거룩하게 살려 애쓰지도 않으며 살고 있다. 그렇기에 이 책을 구입 후 받아든 순간 사실상 권면을 가장해 쏟어져나오는 말들에 느낄 양심의 찔림은 이미 어느 정도 예상했었다.

 물론 이 책은 어느 부분에서는 내 예상대로 거룩하게 살지 못하는 나 자신 및 이 세대 사람들을 권면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우리가 거룩하게 살 수 있는 이유를 같이 제시해주면서 나약한 나 자신에 대해 위로를 주고 있다. 물론 그것은 익히 들어 알고 있는 내용이나, 또한 이 책을 읽으며 새롭게 느낀 것이기도 하다. 

 나는 내가 거룩하게 살려면 내 모든 것을 포기하고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된다는 것은 나로 존재했던 것들이 몽땅 다 사라져야 한다는 말이다. 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그러나 케빈 드영 목사님의 말은 그런게 아니다. 그 분은 오히려 나 자신이 되라고 말한다. 그것이 거룩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이라고 한다. 여기까지만 읽으면 세상의 자기계발서나 다른 이론들과 동일한 내용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그 나 자신이 되는 것에는 앞에 부가설명이 붙는다. 그것은 본성 그대로가 아닌 '은혜로 변화된 나 자신'인 것이다.(149p)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는 것과, 나 자신이 되는 것 그 두 가지 중에 무엇이 쉽냐고 묻는다면 당연히 후자라고 말할 수 있다. 그렇다. 나는 이전 것이 아니라 새 것인 것이다. 특히 이 내용을 읽으면서 위로가 되었던 말은 이 챕터에 삽화된 예화 중 목사님의 대답이다. 

 한 청년이 동성애적 감정으로 갈등하다가 결국 자신의 멘토인 목사님께 다시 게이바에 나가겠다고 말했을 때 목사님은 말씀하셨다.

 "그러지 않으실 거에요, 당신은 이제 그런 사람이 아니니까." (154p)

 이 말이 나에게 참 위로가 되었다. 나는 나 자신이 아니라 주님께서 값을 치르고 은혜로 변화시켜준 새 것이다. 나는 더이상 옛날의 죄로 돌이키지 않을 수 있다. 왜냐하면 나는 더이상 그런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내 안에는 성령님이 내주해 계신다. 결국 거룩해질 수 없다는 것은 내 게으름의 핑계에 불과했던 것이다. 물론 나의 행위로 거룩하여지는 것은 아님을 안다. 그러나 나는 하나님께서 거룩하라하셨으므로 또한 나 역시도 거룩하기 위하여 분명히 힘을 써야 한다. 그것에 있어 나의 노력은 아무것도 없이 주님께서 이미 이루신 것이지만, 나 역시도 그런 하나님의 말씀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세상을 살아가면서 거룩을 지키는 것이 쉽지 않다. 직장에 나가보면 거룩함은 온데간데 없고, 세상 사람들과 다를 바 없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물론 직장에 있는 동안엔 모르다가 집에 와서야 그것을 깨닫는다. 이런 내가 거룩함을 향해 나아갈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으나 목사님께서는 그리스도와 교제를 깊이 할 수록 분명히 거룩하신 예수님을 닮아갈 수 있다고 이야기하신다. 예수님을 닮아가는 것이 바로 거룩이라는 말이다. 그리고 그것은 예수님과의 교제를 통해서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우리의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거룩에 대한 생각과 세상의 가치관에 대처하는 안일한 생각들에 대해 단호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나는 순종할 수 있고, 또한 순종해야 한다고 한다. (114p) 거룩에 대해 내가 이룰 수 없다는 겸손한 생각은 좋지만, 그것이 나의 게으름의 핑계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성경은 거룩함이 가능하다고 분명히 가르친다. 하나님처럼 완전무결하게 거룩할 수 없지만, 그럼에도 하나님의 자녀인 우리는 거룩해야 한다고 말한다.(114p) 세상이 그렇다고 하여 나 역시도 그게 당연하다는 그런 생각은 버리고, 오직 하나님의 말씀이 나의 중심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매일 예수님과 교제함이 필요하다. 

 이 책을 읽으며 나 자신의 게으름에 대해서 반성을 하게 되었다. 이 때까지 사실 간혹 거룩함을 지키기 위해서 몇 번 시도를 하여본 적이 있었으나 그 때마다 죄를 짓고 무너졌다. 나는 안 된다고 생각을 했다. 그러나 그것은 죄를 지을 때마다 회개가 아닌 후회를 하였기 때문인 것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 토머스 부룩스가 표현한 대로 "회개는 영혼의 구토다".(212p) 이 말이 회개에 대한 이해에 도움이 되었다. 나는 죄에 대해 철저히 회개하지 못하였다. 그것 역시도 죄에 대한 사랑과 안일한 마음으로 인함이다. 

 그러므로 거룩하기 위해 힘쓰자. 더이상 게으름으로 핑계하지 말고. 설혹 실패하더라도 하나님께 나아가자. 거룩이라는 것이 나를 속박하는 족쇠가 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에 대한 감사와 사랑으로 하자. 그리고 사랑하는 예수님을 닮아가자. 지금 당장은 어려울 지 몰라도 점진적으로 거룩하여질 것을 믿는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일이고 또한 그렇게 하라고 말씀하셨기 때문이다.

 만일 지금 당신이 거룩하신 하나님을 싫어한다면 영원토록 그분과 함께 있고 싶어 할 이유가 무엇인가? 또한 이 땅에서 드리는 예배가 당신의 관심을 사로잡지 못하지만 언젠가 하늘에서 드리게 될 예배가 당신을 감격시킬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지상에서의 경건하지 못한 것들이 당신에게 쾌락을 준다면 모든 것이 정결하고 순전한 천국에서 과연 무엇이 당신을 기쁘게 하겠는가?

그러므로 여기서 당신이 거룩하지 않다면 그곳에서 행복을 누릴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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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이 책은 공지영씨의 삶과 그녀의 글을 좀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읽으면 좋을 책이다. 

 사실 나는 공지영이라는 사람의 책을 읽어본 적이 없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과 봉순이 언니의 작가라는 것도 이 책을 보고 나서야 알았다. 물론 그 책은 읽지 않았다. 원래 소설쪽은 잘 읽지 못해서 소설쪽으로는 별로 읽은 게 없는데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말 그대로 우연이었다.

 전자책 기기로 북큐브 전자도서관을 이용하던 중 버스 안에서 아무 생각없이 편하게 읽기 위해서 에세이를 하나 다운받았다. 그게 이 책이었다. 일단 공지영이라는 작가 자체가 유명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말 그대로 공지영의 작품 이야기와 그녀의 삶 이야기를 인터뷰 형식으로 다루고 있다. 그녀가 운동권이었다는 이야기도 그리고 세번 이혼해서 성이 다른 세 아이를 기르고 있다는 것도 여기서 처음 알았다. 

 이 책은 아까 이야기했듯이 정말 가볍게 보기 위해 다운받았고 또한 나는 정말 가벼운 마음으로 읽었다. 보는 사람에 따라 무겁게 읽힐지도, 또는 의미있게 읽힐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내 목적에 맞게 가볍게 읽었다. 그래서 사실 생각나는 말은 별로 없다. 단지 이 책을 읽고 나니 공지영씨의 소설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왠지 그냥 읽었을 때보다 더 잘 읽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녀와 인터뷰이의 박학다식함에 놀랐다. 그 모습이 그녀가 얼마나 치열하게 글을 썼는지에 대한 단면인 것 같았다. 

 물론 그녀의 모든 생각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몇가지 생각에 대해서 동의하지 않는 부분도 있다. 그러나 사람인 이상 어떻게 그녀의 모든 말에 동의를 할 수 있겠는가. 최소한 그녀가 치열하게 살아온 것만은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녀의 글은 읽어보지 못해서 작품성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 수는 없지만 이 책을 읽는 내내 나도 저렇게 치열하게 살아갈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자신이 잘하는 분야에 저렇게 치열하게 살고 있는 그녀가 멋있고 부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