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책을 읽되, 우리가 책 속에서 보는 빛에 대해 그리고 우리의 길에 빛을 비추시는 하나님의 조명하시는 은혜에 대해 하나님께 감사한다.
이 문장의 마침표가 찍어짐과 동시에 책도 끝이 났다. 내가 굳이 이 말을 서두에 꺼내는 이유는 이 책이 바로 이것을 나타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이 때까지 여러권의 독서에 관한 책을 읽어봤지만 이렇게 그리스도인의 입장에서 책들을 조명한 책은 두 번째다. 첫번째는 백금산 목사님의 책 [책 읽는 방법을 바꾸면 인생이 바뀐다] 라는 책으로 그것역시도 나름 인상깊게 읽었다. 그러나 나에게는 사실 이 책이 더 나에게 많은 감명과 깨달음을 주었다.
이 책은 책 읽는 방법에 앞서 처음 여러 챕터를 통해 우리가 책을 읽을 때 무엇을 위하여 읽어야 하는지를 밝히며 비그리스도인과 어떤 점에서 다른지를 소개하고 있다.
- 여러분에게 '리트', 곧 빛이 비취는 날, 하나님이 여러분의 마음에서 수건을 거두고 자기 아들의 영광을 여러분에게 계시하는 날은 여러분의 인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경험이다. 그리고 그리스도의 영광을 바라보는 것은 여러분의 독서법, 곧 여러분이 모든 책을 읽는 방법을 변화시킬 것이다. (51p)
- 우리의 삶 속에 있는 하나님의 은혜가 우리의 모든 분별력의 기초다. 기독교인의 분별력은 수건이 제거되어 우리가 그리스도의 영광을 볼 때 시작된다. (....) 어떤 책이든 영원한 유익을 위해 읽으려면 먼저 그리스도의 영광을 보아야 한다. 그리스도의 영광이 모든 건전한 지식과 학문의 밑바탕에 놓여 있다. (55p)
이 책을 읽고 나 역시도 깨달음이 왔다. 나는 어떤 책을 읽던 너무 나 위주로만 읽었던 것이다. 우리가 어떤 책을 읽든 그 책을 통해서 어떤 지식을 얻고자 하는 것 이면에는 우리가 그것을 통하여 하나님께서 맡겨주신 사명을 감당하는 데 도움이 되어야 하고, 또한 그리스도를 바라봄이 필요한데, 그것을 생각하지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은 내가 왜 독서를 해야 하는지에 관한 내 마인드형성에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또한 유익이 되었던 것은 그리스도인의 입장에서 비그리스도인이 쓴 책들을 어떤 관점으로 읽어야 할지, 아니 읽어야 할지, 또는 말지에 대한 내용이었다. 나는 지금까지 너무 기독교책은 기독교책, 비기독교책은 비기독교책이란는 이분법적인 생각으로 책을 읽었던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렇게 읽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기독교 세계관을 가지고 그 책들을 바라보아야 함을 느꼈다.
- 기독교인들은 다양한 책들을 독서함으로 개인적인 유익을 얻을 수 있으나 분별력을 갖고 읽을 때만 그렇다. 그리고 성경적 신념들이 확고하게 우리 마음과 생각속에 새겨져 있어야만 우리는 분별력을 갖고 읽게 될 것이다. (96p)
이런 분별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후에도 나오지만 기독교 세계관에 대한 책들을 읽어서 좀 더 기독교세계관을 확립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저자가 소개한 자신의 독서의 우선순위표도 도움이 되었다. 앞으로 어떤 부분을 더 우선순위에 두고 읽어야 할지 아이디어를 얻게 되었다. 사실 책을 읽을 때는 나도 모르게 같은 분류의 책만 계속 읽게 되는데 그것이 아니라 읽어야 할 책들의 목록을 다 써놓고 분류를 해서 우선순위에 둘 책들을 선정해 그것을 먼저 읽어나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또 다른 유익은 천천히 책을 읽는 것에 대한 내용들이었다.
- 우리가 방금 읽은 것에 대한 반응은 잠시 멈추어 묵상하고 사고하는 것이 아니라 독서를 자극하는 충동이 일어나는 것이다. 나는 나 자신의 독서 유형 속에서 그것을 확인한다. 나는 트위터에는 빠르지만 생각하는 것은 느리다.
따라서 다음에 독서할 때 자신에게 이렇게 물어보라. 곧 책에서 짜증나거나 당혹스러운 부분을 접할 때 어떻게 할 가능성이 많은가, 곧 반응하는가 아니면 생각하는가? 여러분은 반응하려는 유혹을 받을 때 그것을 멈추고 읽고 있는 것에 대해 단순히 생각하고, 묵상하도록 하라. (234p)
- 속도를 늦추어 우리가 읽은 것을 묵상하는 일은 지혜를 얻는 데 본질적일 뿐만 아니라 즐거움을 경험하는 데 있어서도 본질적이다.
영적 진리를 깊이 느끼기 위해 우리는 깊이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깊이 생각하기 전에 우리는 깊이 읽어야 한다. 그리고 깊이 읽기 위해 우리는 성급하게 읽는 것이 아니라 주의 깊게 읽어야 한다. 만일 우리가 주의 깊게 읽고, 독서한 것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훈련을 하게 되면 우리의 영혼은 즐거워하는 상태가 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영혼은 우리의 지성이 단순히 대충 훑어보는 경우에는 즐거워할 수 없다. (236p)
나 역시도 너무 책을 빨리 읽어야 하나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었던 것을 느꼈다. 왜냐하면 읽어야 할 책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게 읽는 것이 나에게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사실은 알고 있었다. 이 부분을 통해 한 번 더 깊이 읽고 깊이 생각하는 것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게 되었다.
그 외에 메모는 어떻게 하는지, 책을 읽을 때 구조파악은 어떻게 하는지 등에 대한 것들 중 몇 가지는 다른 책에서 보지 못하던 것이라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저자가 각 장르의 책들을 설명하면서 소개해준 여러 작가들과 도서 목록도 도움이 되었다.
마지막으로 맨 앞에 붙였던 마지막 문장을 다시 한 번 언급하며 마무리를 짓고자 한다. 내가 읽는 것들이 단지 헛된 지식으로 머무는 것이 아니라 부디 내 얼굴에 수건이 벗겨져 그리스도의 영광을 먼저 보고 그것으로 이 책들을 바라볼 수 있길 바란다.
우리는 책을 읽되, 우리가 책 속에서 보는 빛에 대해 그리고 우리의 길에 빛을 비추시는 하나님의 조명하시는 은혜에 대해 하나님께 감사한다.